올해 중국의 온라인 아이스크림 시장은 콜드체인 등 물류 시스템 발전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했다. 티몰 온라인 쇼핑몰의 지난 6월 아이스크림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 올랐다.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프로모션 기간 1천만 개 이상 판매, 이 중 하루 최고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281% 증가한 200만 개에 달했다.
이러한 아이스크림 시장의 성장은 유통 방식의 변화가 컸다. 일제히 전국적으로 유통되던 기존 체계와 달리, 전국 10여 개 지점의 콜드체인(저온유통) 물류센터로 유통 반경이 크게 단축됐다. 또한, 빅데이터를 통한 지역별 정확한 판매량 예측이 가능해지며 배송비용 20%를 감소시켰다.
중국의 1인당 아이스크림 소비량은 일본의 1/4에 해당하는 2.5kg에 불과해 시장 발전 잠재력이 크다. 첸잔찬예왕(前瞻产业网)에 따르면 2021년에 1641억 위안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왕홍(网红)' 신제품, 아이스크림 시장을 주름잡다
중국 Z세대(95년 이후 출생한 세대) 소비층의 부상으로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더위 해소 식품에서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SNS를 통해 ‘비주얼’과 ‘품질’을 모두 갖춘 ‘왕홍 아이스크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왕홍(网红)은 왕루어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SNS 등에서 영향력 있는 유명한 존재를 의미한다.
설립된 지 5개월 된 신생 브랜드 '중쉐가오(钟薛高, chicecream)'는 지난해 쐉스이(11월 11일, 중국 최대 쇼핑 페스티벌) 프로모션 기간 중 판매 개시 15시간 만에 2만 개 제품을 판매를 올렸다.
중쉐가오(钟薛高)’와 ‘중제(中街) 1946’ 등 왕홍(网红) 브랜드들의 활약으로 중국 아이스크림 소비시장이 변화했다. 대다수 제조업체는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고급스럽고 다채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 중국 진출 활발
월스(Wall’s), 네슬레(Nestle), 바시(BAXY), 하겐다즈(Häagen-Dazs)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오래 전부터 중국 아이스크림 고가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멍뉴(蒙牛), 이리(伊利), 광밍(光明) 등 증국 로컬 브랜드는 주로 중급 제품시장을 차지한다. 그 외 더스(德氏), 톈빙(天冰)을 비롯한 영세 기업들은 중저가 제품을 취급한다.
중국 아이스크림 시장은 시장 점유율과 소비자 충성도가 낮고 대표 브랜드가 없어 향후 진출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2016년 스위스 브랜드 모벤픽(Movenpick), 초콜릿으로 유명한 고디바(Godiva), 뉴질랜드 1위 브랜드 팁탑(Tip Top)이 중국의 아이스크림 프리미엄 시장을 점령했다.
같은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 당시 러시아 아이스크림 한 상자를 선물로 들고 와 ‘아이스크림 외교’를 하며 당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 때부터 러시아 아이스크림이 중국 내 슈퍼마켓에 등장했으며, 2018년 러시아 아이스크림의 수입액은 2014년 대비 4배 증가함.
2019년 초 이탈리아 젤라또 체인점인 그롬(GROM)이 중국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그롬 젤라또는 과일 원재료가 이탈리아 무라무라 농장에서 자연친화적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고급제품으로 유명하다.
네슬레(Nestle)는 올해 100년 가까이 된 아이스크림 브랜드 안티카 젤라테리아 델 코르소(Antica Gelateria del Corso)를 인수해 중국 아이스크림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들었다. 판매가는 30~50위안으로 하겐다즈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왕홍(网红)에 열광하는 젊은 소비자 대상 SNS 마케팅 필요
기존 아이스크림 기업들의 진입 장벽이었던 유통채널과 브랜드 인지도가 전자상거래 등장으로 무너졌고, 좋은 품질과 비주얼을 갖춘 차별화된 제품을 판매하는 중쉐가오(钟薛高), 중제(中街) 1946 등 신흥 브랜드가 탄생하며 변화하는 시기다.
기존 아이스크림 기업들의 TV 마케팅·광고와 달리 왕홍 브랜드들은 SNS 마케팅에 능숙하다.. 중국에서 최근 핫한 SNS 플랫폼 중 하나인 샤오홍슈(小红书) 내 아이스크림 관련 게시물은 9만 건 이상에 달한다.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아이스크림 제품을 출시해 차별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국내 아이스크림 브랜드중 엔 올해 상해 1호점 오픈한 ‘백미당’이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픈 첫날 지하 2층까지 대기 인원이 늘어서며 큰 호응을 얻었다. 판매가격은 기본 백미당우유아이스크림 46위안(약 7,800원), 복숭아 아이스크림 58위안(약 1만원)선이다.
해외 브랜드 및 중국 내 왕홍(网红) 브랜드들의 인기몰이 속에서 한국의 대 중국 아이스크림 수출은 2015년 잠깐 증가했으나 2016~2018년 수입액과 시장 점유율 모두 감소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중국의 급변하는 유통 구조와 소비 트렌드를 적시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