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책을 펴고 공부를 하거나 노트북으로 인터넷 강의를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흔한 모습이다. 하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카페 공부하는 사람들 일명 카공족이 점점 늘어나며 카페 업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카공족과 카에 대한 인식을 알아본 결과, 대학생 10명 중 1명(13.0%)만 카공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공 경험이 있는 카공족의 절반 가까이(45.2%)가 ‘매주 1회 이상’ 카공을 위해 카페를 찾고 있었다.
카공족 오래 머물수록 카페 수익 떨어져
조사 결과 카공족은 카페 운영과 매출에 득보다는 실이 더 컸다. 한국외산산업연구원이 발간한 ‘2018 외식업 경영 실태 결과 보고서’를 기반으로 비프랜차이즈 비알코올음료점업의 2018년 평균액을 적용해 테이블당 머물러야하는 최소 시간을 계산하면 약 102분이 나온다.
테이블 당 1시간 42분 내외여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공족처럼 추가 주문없이 오래 머룰수록 테이블 회전율은 낮아져 업주가 손해를 보게 된다. 카공족은 매주 1회 이상 평균 2~3시간(41.0%) 동안 카페에서 개인 공부뿐만 아니라 팀플(조별 과제), 자소서 작성 등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문제는 지나치게 장신가 체류하거나 외부 음식을 몰래 갖고 들어와 먹는 일부 비(非)매너 카공족이 있어도 이들을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손님에게 조용히 하라는 경우도 있어 부담을 느낀 일반 손님들이 카페를 찾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카공족의 대표적 얌체 행위로는 테이블을 차지하고 장시간 자리 비우기, 카페 전기낭비, 주위 고객에게 침묵 강요, 에어컨 통제 등이 있다.
無 와이파이·콘센트 vs 1인석 칸막이 설치...카공족 대응 전략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도 카공족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해 5월 오픈한 80여 석 규모로의 블루보틀 성수점은 전기 콘센트나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장시간 앉아 있는 카공족을 막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수익형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반면 ‘커피빈코리아’는 2017년 초 국내 전 지역 매장에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할리스커피’도 명동점 등 일부 매장을 라이브러리 매장으로 꾸며 4인용 좌석은 줄이고 1~2인용 좌석을 늘렸다. 자리마다 콘센트와 스탠드를 갖추고 칸막이를 설치한 독서실 형태의 좌석도 마련했다.
업계 측은 “혼자 와서 오래 머무는 고객일수록 음료뿐 아니라 가격대가 높은 빵이나 샌드위치 등도 함께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방문 빈도를 높이는 카공족 모시기 전략을 내세웠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경우 샌드위치나 샐러드 같은 음식뿐 아니라 텀블러, 머그컵, 다이어리 등의 각종 스타벅스 ‘굿즈(Goods)’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프리미엄 전략 매장인 ‘리저브 바’는 1인석과 2~4인석을 구분해 배치하고 콘센트는 1인석에 몰아넣는 구조다.오랜 시간 다인석을 차지하는 비매너 카공족에게 고급화 전략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다날이 운영하는 ‘달콤커피’는 올해 2월부터 좌석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카공족 대응 전략으로서 공간 임대업 기능을 커피와 접목 시킨 것이다. 현재 우선적으로 수도권 직영점 8개 매장에서만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추후 전 매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성숙한 카페 이용 문화 정착 필요해
카페를 개인 독서실처럼 독점하는 카공족은 카페문화가 급격히 확산되는 가운데 성숙하지 못한 의식이 자리 잡은 결과이다. 취업포털 알바몬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카공족이 증가할 것이라 생각하는지’라는 물음에 88.3%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용 편의성으로 인해 향후 카공족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상업 공간이자 열린 공간인 카페를 올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의식 전환의 흐름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