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 질문을 던지면 새로운 전통이 탄생한다. 홍두깨살 외에 다른 부위로 만들면? 간장 외에 다른 장에 재우면? 오랜 지혜와 관습을 존중하면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육포는 혼례, 환갑 등 잔칫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신라시대부터 폐백 음식에 포함됐다고 전해지며, 고려시대 문헌 「고려도경」에는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술상에 육포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최근 결혼 문화의 간소화로 폐백 문화가 없어지면서 육포도 점차 사라 지고 있다. 김지윤 정육포 대표가 폐백 · 이바지 음식 전문가 어머니의 육포를 지키기 위해 현대화를 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육포의 시작은 어머니 김정자 여사의 ‘손맛’이었다. 서촌에서 대대로 살아 온 집안에서 태어나 친정어머니의 서울식 음식을 먹고 자란 김정자 여사는 타 고난 손맛이 좋았다. 어머니의 음식을 떠올리며 남편의 손님을 위해 준비한 상차림은 이내 입소문을 탔고, 그중에는 친정어머니의 전통 방식으로 만든 육포도 있었다. 1990년대 초반, 대물림한 외가의 음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 고자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 보유자였던 고 황혜성 선생의 궁중음식 강좌를 이수하던 중 지인들의 부탁으로 선물했던
오픈일 1월 7일. 업장명 <서울역 곰탕>은 위치와 메뉴를 모두 직관적으로 드러낸 이름. 곰탕이 드라마틱한 요리가 아니기에 기 억하기 쉽도록 지었다. 인물 대구의 양식당에서 오픈 멤버로 처음 만난 박철 셰프와 홍창범 셰프. 박철 셰프는 프랑스의 <메종 소타n Sota>에서 수셰프로 근무한 후,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셉팀 Septime>, 덴마크 <카도 Kade au>에서 Maiso활동을 이어갔다. 홍창범 셰프는 <노세콘도>, <랩 24>, <스트롤링샵> 등의 국내 레스토랑에 이어 영국 <코야 Koya>를 거쳐 요리 세계를 넓혀왔다. 계기 두 사람 모두 해외 경험을 뒤로한 이유는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 특히 국밥에 강한 매력을 느꼈 기 때문. 뼈와 고기의 비율에 따른 육수 맛의 미세한 변화, 토렴과 비토렴의 사소한 맛의 차이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장르 한식. 든든한 한 끼를 위한 곰탕을 메인으로 ‘지짐만두’, ‘냉제육’ 등 함께 즐기기 좋은 메뉴들을 선보인다. 대표 메뉴 ‘돼지곰탕’은 담백한 국물 맛을 위해 뼈 없이 전지 살과 갑각류, 당귀와 감초, 대추
오픈일 2월 23일. 업장명 ‘소바를 자른다’라는 뜻의 소바키리 そばきり와 복을 부르는 종을 의미하는 스즈 すず가 합쳐진 단어. 소바키리는 과거 일본에서 흔히 먹던 메밀 면을 가리키는 이름이기도 한데, 현대에 와서 소바라는 이름으로 통용되어 사용한다. 인물 김민재 셰프는 츠지요리전문학교에 재학 중 우연히 먹은 오사카의 소바 한 그릇에 잔잔한 울림을 받아 학교를 그만두고 소바 수행을 시작했다. 이후 미쉐린 빕 구르망, 타베로그 백명점으로 선정된 오사카의 <시텐노지 하야우치>에서 경력을 쌓았다. 계기 우연히 한국의 메밀을 접했는데, 진한 메밀 향과 열을 가할 때 느껴지는 깊은 감칠맛에 놀랐다. 한국의 품질 좋은 메밀과 물, 다시마 등을 활용해 소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귀국해 <소바키리 스즈>를 오픈했다. 장르 니혼슈와 소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소바 다이닝을 지향한다. 소바마다 어울리는 쯔유를 사용하는데, 재료의 배합이나 우려내는 시간, 숙성 기간 등 맛의 밸런스에 맞춰 세심하게 신경 써 우려낸다. 면은 진한 메밀 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자체 생산한다. 업장 한편에 있는 맷돌로 저속 제분한 다음, 자가 제면 한다. 대표 메뉴
<스시 슌지>의 하시바 슌지 셰프는 가네사카 신지 셰프와 사이토 다카시 셰프, 일본을 대표하는 두 스시 장인에게 요리를 사사한 인물이다. 정통 에도마에 스시에 혁신을 더하는 젊은 스시 장인, 하시바 슌지를 일본의 칼럼니스트 시푸미 에토가 만났다. 전 세계 곳곳에서 독자적인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의 식문화 ‘스시 Sushi’.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일본 내에서조차 전통적인 스시와는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의 변화가 나타나는 추세다. 그런 흐름 속에서 오랜 기간 연마한 요리 기술을 토대로 전통에 더 깊이 파고든 ‘젊은 장인’의 존재는 빛나기 마련이다. 하시바 슌지 Hashiba Shunji 셰프가 그 주인공이다. 2020년 처음 문을 연 <스시 슌지>는 일본 스시의 본질을 성실히 지키며 전통 스시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바다로 둘러싸인 이즈제도의 고즈시마 Kouzushima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낚시를 즐겼고, 생일 선물로 생선용 식칼을 받기도 했다는 그. 핫토리 Hattori 영양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재학 시절 가네사카 신지 Kanesaka Shinji 셰프가 이끄는 <스시
특허청은 출원인이 상표를 출원할 때 보호받고자 하는 상품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2025년 개정 고시상품에 관한 최신 해설을 제공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해설서에 수록된 상품은 총 57,388개로 2025년 고시 개정에 따라 달라지는 상품 1,200여개가 포함된다. 상품해설서는 고시상품의 ▲국・영문 명칭과 류 ▲정의 및 이미지 ▲속성(기능/용도, 형상, 재료 등)을 수록하여 특허청 누리집, 전자출원시스템을 통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이번 개편 해설서에서 특히 눈여겨 볼 점은 그간 수록하지 않았던 도소매 서비스업 대표명칭 128개에 대한 해설을 포함한 점이다. 도소매 서비스업에 관한 해설에는 정의, 속성과 함께 보다 정확한 고시상품을 선택하는 요령도 함께 담겨 있다. 최근 고시상품 해설서의 대민 활용도는 부쩍 상승했다. 2024년 3월 서비스 개편 후 상품해설서 조회수는 월평균 710회(2023년 4사분기)에서 1,875회(2024년 4사분기)로 164% 증가하여 많은 출원인이 상품해설서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청 이춘무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출원인은 상품해설서를 통해 보호받고자 하는 상품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자신이 원하는 상
밥상을 책임지는 전통 "참기름을 맛있게 짜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아버지에게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배웠다. 소쿠리 잡는 법, 주걱 드는 방법까지 하나하나 따라 하며 익혔다." 옛간이 자리한 울산 울주군 소야정길에 가까워지자 고소한 참깨 냄새 가 퍼졌다. 3대 경영자인 박민 대표는 “할아버지는 참기름 향이 만 리까지 퍼진다고 하셨다”며 반겼다. 그는 울산 정자동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집 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엔 ‘방앗간집 아들’이라는 말이 부담스럽고 싫었다 는 그가 어떤 연유로 방앗간을 물려받아 연 매출 수십 억에 이르는 식품기업 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걸까. 올해로 업력 65년을 맞은 옛간의 시작은 1959년. 국민학교 교사였던 박일황 창업주가 부업 삼아 시작한 방앗간이었다. 그는 당시 고래잡이로 유명했던 울산 장생포의 고래 기름 틀을 보고 참기름을 착유하는 나무 틀을 개발했다. 마침 그의 아내 윤기출 여사가 참깨 농사를 짓던 참이었다. 그렇게 짠 참기름 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내 동네의 인기 방앗간이 됐다. 교직에서 퇴직한 후 부 업은 본업이 되었고, 1988년 2대인 박영훈 대표에게로 가업이 이어졌다. 박영훈 대표는 대학에서 8년간 배관학을 가르친 만
커피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은 뭘까. 그간 일률적인 기준으로 다뤄온 스페셜티 커피 평가의 틀이 이제는 각 지역의 고유한 식문화와 개개인의 커피 취향까지 반영하며 바뀌어가고 있다. 커피의 역사는 커피 가치 평가의 역사 지구상에서 커피의 거래가 시작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커피 값을 효과적으로 책정할 방법을 고민해왔다. 전 세계 커피 전문가들은 품질 좋은 커피를 보증하기 위한 평가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1984년,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n(이하 SCAA)는 그 일환으로 책 「커피 커퍼스 핸드북 Coffee Cupper’s Handbook」을 발간했다. 이 책은 경험과 실습에 기반하던 당시 커피 기술에 감각 연구 Sensory Science를 적용해 물리화학 기반의 과학으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이론을 기반으로 1990년대에는 아로마, 맛 등 커피 향미의 스펙트럼을 나타낸 ‘커피 플레이버 휠 Coffee Flavor Wheel’이 만들어졌고, 2000년대가 지나면서 정확한 평가를 위한 양식까지 완성됐다. 커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툴과 프로토콜이 갖춰진 것이다. 이후
멕시칸 정통 타코를 신당동에서 ‘라까예’ 멕시코 <푸욜 Pujol>을 거쳐 <엘 몰리노>, <에스콘디도> 등을 운영하며 국내에 멕시칸 퀴진의 포문을 열고 있는 진우범 셰프의 스트리트 타코 가게. 대중적이고 친근한 멕시칸 음식, 길거리 음식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전통시장 안에 자리 잡았다. 수도인 멕시코시티 스타일의 타코를 주로 선보이는데, 찰기 좋은 옥수수의 일종인 블루 콘을 직접 분쇄하고 구운 토르티야, 채소, 건고추, 과일을 섞어 만든 살사 등 모든 식재료를 직접 만드는 것은 셰프의 자부심이다. 시그너처 타코는 케밥처럼 통으로 훈연한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올린 ‘알파스토르 타코’로 쫄깃하면서도 훈연 향 그윽한 돼지고기의 풍미가 일품이다. 알감자 튀김, 과카몰레와 칩스 등 현지 분위기 물씬 풍기는 스몰 플레이트도 준비되어 있다. 남녀노소 멕시칸 음식을 즐기길 바라는 셰프의 마음이 통했는지,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방문하는 손님의 나이대가 폭넓다. 가격은 시장 물가에 맞춰 두 가지 타코를 맛봐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라까예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85길 42 1층 라까예기만큼 유명한 반찬과 장맛, ‘이조갈비 신당’ 기왓장이
신당동, '힙당동'이 되기까지 고추장을 넣은 떡볶이는 1953년 탄생했다. 마복림 할머니가 우연히 짜장면에 빠뜨린 떡을 먹고 아이디어를 얻어 춘장과 고추장을 섞은 양념에 떡을 볶은 것이 시초다. 당시 청계천 복개 사업으로 인해 아스팔트로 덮인 신당천 위에 동시상영관 ‘동화극장’이 들어섰는데, 마복림 할머니는 극장 앞에 좌판 장사를 펼쳐 손님들은 출출한 배를 채워줬다. 1970년대에 이르러 주변에 떡볶이 가게가 하나둘 생기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떡볶이 골목이 지금의 신당동 떡볶이 타운이 됐다. 가스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매콤한 양념에 볶은 떡을 만두, 어묵, 삶은 달걀, 라면 등과 섞어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가 이때 모양새를 갖췄다. 신당동이 떡볶이로 유명해진 데는 ‘싸전거리’가 한몫했다. 1950- 60년대에 서울 최대의 양곡 시장이 신당동에 있었는데, 전성기에는 800개가 넘는 쌀가게가 우후죽순 모여들면서 ‘서울의 쌀 창고’라 불렸다. 현재 싸전거리에는 쌀가게 10여 곳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980년대 신당동 떡볶이 집은 분식집을 넘어 청소년들의 해방구가 됐다. 당시 성행하던 음악 다방, 음악 감상실에 출입할 수 없었던 청소년들은 대신 떡볶이 집을
대구 중구는 2025년 2030청년창업지원센터 (예비)청년창업자를 오는 2월 19일까지 모집한다. 2011년에 시작해 올해로 15년째를 맞은 2030청년창업프로젝트는 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해 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 유입 및 창업 생태계 확산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문화, 예술, 관광 등 중구 특화 산업과 관련분야 콘텐츠 산업의 유망 창업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 창업자 또는 창업 5년 이내의 초기 창업자(입주자 모집의 경우 3년 이내) 16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청년들에게는 창업 실무교육, 전문가 멘토링, 네트워킹, 판로지원 행사 등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과 함께, 사무공간 및 강의실 제공, 최대 1,200만 원의 창업지원금(시제품 개발, 마케팅 등)이 지원된다. 신청 자격은 공고 마감일 기준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39세 이하 예비 창업자 또는 사업장이 중구에 위치한 초기 창업기업으로, 신청은 참가지원서와 관련 서류를 갖춰 2030청년창업지원센터 전자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적격심사 및 서류 심사를 거쳐 최종 발표 심사를 통해 3월 중 최종합격자가 결정된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경기 불확실성과 고용 시장 불안 속에서 청년 창업은 새로
대전에는 동네 주민이 삼삼오오 모여 한국 식재료로 빚은 술을 나눠 마시는 사랑방 같은 양조장이 있다. 주방장 양조장이 그 주인공이다. 어떤 사람들은 대전이 특별한 놀거리가 없고 색깔이 두드러지지 않는 도시라고 말한다. 대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런 반응에 ‘놀기’ 좋지 않은 도시일진 몰라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덕에 ‘살기’ 좋은 도시라고 답한다. 주방장 양조장의 김하진·이은호 공동 대표가 대전에 자리 잡은 것도 어릴 적 살던 고향의 모습 그대로 동네 주민과 일상을 나누며 하루하루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심한 듯 향기가 풍부한 그들의 술은 어딘가 대전과 닮아 있다. 동네 주민과 함께 성장한 양조장 주방장 양조장의 두 대표는 해외여행 중에 우연히 만났다. 당시 술과 요리에 관심 있던 김하진 대표, 홍보와 콘텐츠에 흥미 있던 이은호 대표는 같은 대전 출신인 데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공통점을 깨닫고 서로의 관심사를 결합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김하진 대표가 캐나다 호텔의 주방장 출신이라는 점과 고서 「주방문 酒方文」에 착안해 명명한 지금의 주방장 양조장이 그것이다. 2019년 양조장과 비스트로를 겸한 공간으로 오픈해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 때쯤, 카페를 찾는 문법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도심에서 맛깔스러운 따뜻한 ‘불멍’과 호수를 바라보며 누리는 ‘물멍’까지. 느슨해진 오감을 밝혀줄 카페를 찾아 떠났다. 테라스에서 맛보는 물멍 한 잔 스타벅스 더춘천의암호R점 서울에서 가까운 ‘물멍’ 핫플. 청음을 강조한 특별 매장답게 스타벅스 더춘천 의암호R점은 높은 층고와 드비알레 스피커의 조합으로 초저음역대까지 구현하는 따뜻하고 묵직한 사운드트랙이 인상적이다. 통창 너머 호수를 보며 멍하니 듣다 보면 맞은편 유리에 불그스름하게 걸치는 노을이 다가온다. 일몰 즈음, 바닥과 벽면, 유리창과 테라스까지 그려지는 알록달록한 미디어 파사드 역시 놓치기 아쉬운 경험. ‘별’다방에 알맞게 커피 농장으로 시작해 은하 수로 마무리되는 스토리텔링이 거대한 예술 작품 속으로 들어온 듯 이색적이 다. 걷고 싶을 때면 1층 테라스로 내려가 보자. 바로 앞 의암호 풍경을 곁에 두고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뺨에 닿는 한겨울 바람이 마냥 차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스타벅스 더춘천의암호R점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231 (삼천동)‘찐’ 스타벅스 팬들의 성지 스타벅스 별다방점 스타벅스 코리아 본점
일상 속에 스며든 채식, 고사리 익스프레스 신당동 중앙시장 인근, 즐비한 노포들 사이로 젊은 기운을 뽐내는 채식 누들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조리학을 전공한 김제은 대표가 아메리칸 차이니스 체인 <판다 익스프레스>처럼 채소를 좀 더 재미있게, 좀 더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을 꿈꾸며 연 곳이다. 그 꿈이 통한 것일까. 나이 불문 손님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누들 한 접시에 반주를 즐긴다. 모든 누들의 베이스는 직접 개발한 고사리 오일 소스. 향긋한 ‘쑥갓 누들’, 탄탄면을 떠올리게 하는 ‘고사리 들깨 비빔면’, 잔치 국수 같은 ‘고사리 클래식’ 등 여러 면 요리에 손님들은 채식이라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굳이 채식임을 의식하지 않고 맛있게 즐긴다. ‘막걸리 칵테일 샘플러’를 비롯해, 토끼소주를 활용한 ‘토끼 하이볼’, ‘바질 막걸리’ 등 반주로 곁들일 만한 주류 메뉴의 인기도 상당한데, 새로운 경험을 꾸준히 선사하기 위해 군산에 있는 구아바 농장과 협업해 신상 막걸리 준비에 한창이다. “좁고 불편한 매장을 찾아주는 손님들, 어려운 조건 속에서 즐겁게 임해주는 김영민 매니저와 박유람에게 고맙다. 많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사람들과 부담 없이 나누는 맛을 그리다 프레드므아 청담 윤화영 셰프는 2000년대 초반 서울에서도 대중화되지 않았던 정통 프렌치 퀴진이라는 씨앗을 부산에 뿌린 선두 주자다. 이후에도 줄곧 그 길을 걷던 셰프가 다름 아닌 빵집을 연 건, 사람들과 마주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었던 초심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프랑스인이 동네 편의점 가듯 편하게 드나드는 빵집의 모습이라면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을 것이라는 생각이 <프레드므아>를 완성시켰다. 건강하게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빵과 나쁜 빵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고객에게 알리기 위한 셰프의 의도는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가령 한 달 넘게 발효를 거치는 사워도우와 열흘 동안 만든 콘비프 조합으로 만든 ‘루벤 샌드위치’, 6개월에 걸쳐 만든 잠봉과 바게트의 조합인 ‘잠봉뵈르 샌드위치’라든지. 먹는 사람은 편안하게 집어 드는 샌드위치에 상당한 공력을 쏟아부었다. 셰프가 펼쳐 보인 샌드위치의 다양한 세계에 손님들이 차츰 발을 들이는 와중, ‘라 리스트 2025’에서 특별상인 ‘디스커버리 베이커리 젬’ 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우리 식생활에서 밀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고,
전에 없는 불황이 예견된 상황 속에서도 필 꽃은 핀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가 처음으로 개최되는 등 글로벌 미식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떠오른 서울에서 만개할 날을 기다리며 한 해 동안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운 곳들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2024년 한 해의 끝, 앞으로의 비상이 더욱 기대되는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발효와 숙성으로 맛의 방점을 찍다 다이닝오은 바레인과 크로아티아 주재 한국대사관 등에서 총괄 셰프를 역임한 이선영 셰프가 발효와 숙성을 주제로 풀어낸 한식 파인 다이닝. 계절마다 달라 지는 식재료의 맛을 직접 빚은 그릇에 오롯이 담아 낸다. 더운 여름엔 다시마 숙성으로 풍부한 감칠 맛을 입은 농어에 신선한 잎채소를 매칭해 요리의 무게감을 덜어내고 누룩 소스 등으로 발효의 풍미를 더했다면, 겨울 메뉴는 견과류와 뿌리채소, 지방이 풍부한 육류를 중심으로 좀 더 묵직한 풍미를 담아낸다. 올겨울에는 전통 음식인 수란채에서 영감받아 화이트 아스파라거스와 마, 배, 문어와 더덕튀김에 마늘 소스와 잣 소스를 곁들인 ‘너울’ 을 선보인다. 꽃게 소스를 곁들인 난면 ‘합 盒’도 새로운 얼굴. 청양고추와 홍고추, 각종 채소를 더해 얼큰하게 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