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오늘] 지역 향토 음식을 새롭게 해석한 미식의 세계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징검다리에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가치인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

역사 속에 사라졌던 ‘팥장’이 복원되며 국내 장류 문화에 뉴웨이브를 일으키고, 장작과 숯불로 재료를 익혀 향을 내는 고전적인 조리법이 유행하는 등 전통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계승되고 있다.

 

 

지역 향토 음식을 새롭게 해석한 한식 파인 다이닝부터 프랑스 조리법을 기반으로 한 코리안 데판 다이닝, 해산물 요리에 미디어 아트를 결합한 퓨전 파인 다이닝, 발효와 에이징을 바탕으로 전개하는 코리안 이노베이티브 레스토랑, 원초적 ‘불 맛’을 콘셉트로 한 컨템퍼러리 다이닝까지.

 

이른바 ‘새로운 전통’을 꾀하는 뉴 플레이스들을 소개한다.


한식의 고매한 품격, <이종국 104>

 

 

이종국 요리연구가의 한식 파인 다이닝 <이종국 104>가 지난 6월 문정동에서 제2막을 열었다. 프라이빗 디너 코스만으로 진행했던 기존 스타일과 달리 이번 업장에서는 각각의 요리에 집중하여 12첩 반상 형식의 조식과 점심 단품 메뉴가 추가된 올데이 다이닝을 서비스한다.

 

<곳간 by 이종국>과 <음식발전소>에 이어 사대부가 추구한 철학과 미학을 담아내면서도, 독특한 식재료와 지역의 음식 문화를 발굴하는 이종국만의 탐구 정신이 한층 심화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매달 지역 명인들과 협업해 향토 음식을 조명하는 것. 디너 코스를 포함한 모든 메뉴는 계절에 따라 바뀌는데, 이번 시즌에는 태안 김미라 명인의 ‘곡류게장’과 홍성 이경자 명인의 ‘팥장’을 메인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전통 장류 요리를 선보인다. 서산 활꽃게에 고추장 양념을 버무린 양념꽃게장, 직화로 구운 소갈비살에 팥장과 30년 묵은 집 간장 소스, 간장을 말려 얻은 소금 결정체를 곁들인 갈비살구이가 대표적인 메뉴다.

 

야외 정원과 카페, 다이닝 공간으로 구성된 3백50평(약 1157㎡) 규모의 내부 공간은 오랜 세월 수집한 국내 작가들의 미술 작품과 테이블웨어 컬렉션으로 꾸며졌다. 하지영 교수에게 의뢰 제작한 나주반 모양의 테이블, 창호지로 만든 벽, 메뉴판 겉장을 이용한 파티션, 다양한 형태의 소반 등 한국 전통미가 느껴지는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제철 식재료를 12첩 반상에 접목한 ‘조식’은 우엉채를 더한 멸치볶음, 낙지젓갈, 두부조림, 진미채, 박조림, 목이버섯장아찌 등의 반찬과 솥밥으로 구성됐다. 함께 곁들인 된장국은 홍성 이경자 명인이 할머니의

 

장맛을 복원해 만든 팥장을 사용한 것으로, 깊고 구수한 국물 맛이 매력이다. ‘갈비살구이’는 소갈비살과 계절 버섯을 직화로 구워낸 메뉴. 곁들이는 3가지 소스는 20년 된 집 간장과 트러플 오일을 섞은 특제 소스와 30년 묵은 간장을 말려 얻은 소금 결정체, 팥장이다. 소갈비살 위에 올라간 코끼리마늘꽃이 입안을 산뜻하게 마무리하고, 아스파라거스의 아삭한 식감이 먹는 재미를 더한다.

 

MINI INTERVIEW

이종국 요리연구가

 

 

Q. <이종국 104>가 추구하는 요리는 무엇인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계절을 노래하는 것. 싱싱한 제철 나물을 무쳐 반찬을 준비하고, 발효와 건조를 통해 장아찌, 김치 등 그 계절의 식재료를 보관한다.

 

Q. 코스의 흐름과 구성에서 특별히 염두에 둔 부분이 있다면?

 

지역의 특성이 담긴 한식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특성 있는 식재료와 향토 음식이 존재한다. 조선시대 반가의 내림장 중 하나인 팥장을 새로운 스타일로 풀어내거나 토종 작물인 코끼리마늘꽃을 고기 위에 가니시로 올리는 등 식재료나 조리법에 변주를 줬다. 일례로, 부드럽게 바른 간장게장 살에 곡류와 밥을 섞고, 보라성게와 상수리장을 더해 톡톡 씹는 식감을 강조했다. 여기에 봄의 기운을 담은 포도장아찌, 노각장아찌, 오디장아찌를 곁들였다.

 

Q. 앞으로의 바람이나 목표가 있다면?

 

각 지역의 개성이 담긴 한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더 많은 명인을 발굴해 그들의 음식을 시장성 있게 발전시키고, 젊은 셰프를 양성해 한식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 이종국104
  • 서울특별시 송파구 송파대로 141 3층 301호

코리안 스타일의 데판 다이닝 <라벤더>

 

프랑스 조리법을 기반으로 한 코리안 데판 다이닝 전문점이 지난 6월 압구정 로데오에 문을 열었다.

 

업장 중심부에 설치된 고상우 작가의 ‘라벤더’를 모티프로 지은 업장명은 ‘공존과 조화’를 의미하며, 다양한 생물과 공존하는 조화롭고 신선한 메뉴를 선보이겠다는 <라벤더>의 철학이 담겨 있다.

 

주방을 책임지는 이희준 총괄 셰프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레스토랑 <테판>의 헤드 셰프 출신으로, 한국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수준 높은 데판야키 요리를 선보인다.

 

 

6년 이상 된 완도산 전복, 충주산 철갑상어알, 지리산 흑돼지가 이번 시즌의 주재료다. 대표 메뉴로는 220℃의 고온 철판에서 5분 만에 조리하는 ‘완도 전복’과, 조리용 필름에 메로 생선과 육수를 넣고 달군 ‘메로 파피요트’다.

 

총 5백50종의 와인으로 구성된 와인 리스트는 ‘로버트 파커RP’와 ‘와인 스펙테이터WS’의 100점을 받은 올드 빈티지 와인과, ‘우리 술 품평회’와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수상한 한국 와인 등으로 꾸렸으며, 국가대표 소믈리에인 김협이 직접 페어링을 추천한다.

 

인테리어는 철판을 상징하는 메탈 소재와 차분한 블랙 컬러의 조화로 모던함을 강조하고, 부드러운 색감의 간접 LED 조명을 활용해 갤러리 분위기를 연출했다.

 

 

‘완도 전복’은 120g의 생완도 전복을 고온 철판에서 조리한 애피타이저다. 소금 간을 하지 않은 전복에

 

완도산 곰피 미역을 덮어 해산물의 자연스러운 풍미를 이끌어냈으며, 부드럽게 갈아낸 잣에 미나리 오일을 뿌린 소스는 고소하면서 향긋하게 입맛을 돋워준다.

곁들이는 세모가사리 무침은 부드러운 전복 식감에 킥을 주는 역할. 프랑스 가정식 파피요트를 철판 요리로 변주한 ‘메로 파피요트’는 조리용 실리콘 필름에 메로 생선과 송이버섯, 토마토, 아스파라거스를 넣은 시그너처 메뉴로, 철판 위에서 열기구처럼 부풀어오르는 필름과 셰프의 파이어 퍼포먼스는 먹는 즐거움뿐 아닌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프랑스산 서머 트러플을 올려 완성되는 요리는 칼칼한 해산물 육수에 이국적인 맛을 더한다.

 

  • 라벤더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58길 13-12 4층

 


스토리가 있는 미디어 매핑 다이닝 <카니랩 KANI LAB>

 

 

미식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몰입형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지난 5월 26일 논현동에 문을 열었다. 업장명은 전통적인 요리 기술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게 요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게를 일컫는 일본어 ‘카니カニ’와 연구소라는 뜻의 영문 ‘랩LAB’을 조합해 작명했다.

 

 

총 15가지의 해산물 코스 요리가 5가지의 스토리텔링을 담은 미디어아트와 함께 진행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일출 코스의 ‘킹크랩사시미’는 성게 껍질 위에 킹크랩 사시미와 우니를 올려 태양을 형상화하고, 석양 코스의 ‘크랩 타워’는 게살 위에 우니, 연어알을 얹은 후 튀긴 노른자를 터트려 황금빛 노을을 표현한 것이 좋은 예시다.

 

작품은 미디어아트 예술단체 사일로 랩과 협업한 ‘바다 위의 날씨’로, ‘새벽’, ‘일출’, ‘폭풍우’, ‘석양’, ‘은하수’ 등의 날씨를 표현했다. 주방은 홍콩 최초의 크랩 레스토랑 <카니젠>에서 10년간 경험을 쌓은 밍 탐 셰프가 이끈다.

 

킹크랩구이와 콜드 키위, 천혜향을 번갈아 끼운 ‘크랩 야키토리’, 양념치킨 소스를 입혀 튀겨낸 ‘크랩 튀김’ 등 특정 퀴진에 국한되지 않는 킹크랩 요리 연구에 힘쓰고 있다. 2백50여 종의 와인 리스트에 코스별 페어링 주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와인 소믈리에 조현철이 담당한다. 실내 공간은 20m 크기의 곡선형 스크린을

 

설치해 다양한 각도에서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운무를 연상시키는 안개 장치와 1백 마리의

 

게가 담긴 대형 수조, 김은영 공예작가의 조각배 모형 등으로 꾸며 마치 크루즈 여행을 떠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평선 위의 일출을 형상화한 ‘킹크랩사시미’는 얇게 저민 킹크랩 회 위에 훗카이도산 성게를 얹어 완성했다.

와사비 크림소스와 백목이버섯 피클, 간장 식초 젤리를 함께 조합해 비린 맛을 중화하고, 레몬 껍질을 뿌려 상큼함을 더했다. 함께 즐길 주류는 ‘만레이 준마이다이긴조 아카리’를 추천하는데, 사케에서 풍기는 달콤한 배 향과 시트러스한 풍미가 킹크랩의 단맛과 조화를 이룬다.

 

두 번째 메뉴 ‘크랩케이크가든’은 다양한 식용 꽃잎을 이용해 정원을 형상화한 요리로, 연어알과 식초 젤리를 곁들인 게살 위에 달걀튀김과 성게를 올려 마무리했다. 고소한 노른자를 터뜨려 게살과 함께 먹은 뒤, 드라이하면서도 스파이시한 아로마가 풍기는 화이트와인 ‘미셸 레드 쁘띠 에프’ 2021년을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 카니랩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220 지하1층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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