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카콜라재팬에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코카콜라 클리어’를 출시했다.
'콜라는 까맣다'는 편견을 깬 신제품에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신기한 겉모습이 전부가 아닌 상큼한 레몬 맛에 호평이 이어졌다.
일본 한정 상품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투명한 콜라는 일본 여행을 가면 꼭 체험할 핫한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투명 콜라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투명음료를 선보였다.
일본 음료기업인 아사히는 투명한 커피인 ‘클리어 라테’, ‘말차 라테’를 출시했으며, 산토리는 투명한 홍차, 맥주를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목을 끄는 외형에 비해 맛은 기존 제품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맥주 사랑이 각별한 일본인에게 투명함을 위해 알코올을 포기한 맥주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일본 아사히사는 이런 갈증을 해결하는 ‘클리어 크래프트’를 작년 6월 출시했다.
‘진짜’ 투명 맥주 위해 8년 넘게 개발에 몰두
아사히사는 투명한 음료가 인기를 끌기 훨씬 전인 8년 전부터 ‘클리어 크래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시작은 비주얼을 위해서가 아닌 궁극적으로 깔끔한 맛있는 맥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숱한 기술적 장애물을 극복한 끝에 테스트 판매까지 이렀다.
테스트 판매는 도쿄와 오사카 직영 매장 4곳에 진행했으며 약 3000잔을 판매했다. 판매를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7월 초 모두 매진 됐다. 7월 말부터 진행한 두 번째 테스트 판매에서는 1회보다 맛을 개선해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성공 포인트는 '아미노산'
‘클리어 크래프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니시야마씨는 “지금까지 맥주는 좀 무거워서 마시면 포만감이 있었다. 맥주로 건배 후 다른 술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술자리에서 계속 마실 수 있는 부담 없고 깔끔한 맥주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맥주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투명하게 만들기에는 기술적인 장애물이 높았다. 100회 이상 테스트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투명하게는 가능했으나 불쾌한 향기가 계속 남아있었다. 시중에 낼 수 없어 개발한 제품들은 창고로 향해야 했다.
그 후에도 여러 아이디어를 접목했지만 역시나 향 때문에 번번이 상품화에 실패했다. 다시 투명 맥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한참 뒤인 2017년 11월이었다. 니시야먀 연구원 뒤를 이은 개발자들이 향 문제를 해결하고자 몰두했다.
그 문제를 해결한 포인트는 아미노산이었다. 맥주 양조에서는 아미노산 등의 영양을 넣어 효모를 증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때 사용되지 않고 남은 아미노산이 맥주 특유의 맛을 만들고 무겁게 느끼는 원인이 된다.
아미노산을 남기지 않게 하면 깔끔한 맛이 된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아미노산의 양을 잘 조절하는 것은 어렵고, 효모가 증식할 때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불쾌한 냄새가 나온다. 이 문제가 아무래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엔 발상을 바꿔 아미노산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영양이 없으면 효모는 증식하지 않는다. 증식시키지 않고 발효시키자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 알코올 발효에 성공했다.
불쾌한 냄새를 내지 않기 위한 개량 했더니 결과적으로 무색투명을 위한 공정이 불필요해졌다. 연구원 오오하시는 “본래 색깔이 있는 것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탈색’ 공정이 필요하다. 맥주의 경우 아미노산과 당이 가열에 의해 ‘메일라아드 반응’을 일으켜 색이 붙지만, 아미노산을 제거해 그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 그 결과, 탈색하지 않고 무색투명한 맥주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