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오마카세부터 전갈한 전통한식까지, 7월의 새로운 맛집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든 이후, 다이닝계에 오픈 러쉬가 이어지고 있다.

계절을 담은 전통 한식 파인 다이닝부터 활기 넘치는 영 크루의 다이닝 바, 공감각적으로 체험하는 자연주의 다이닝, 숯을 테마로 한 오마카세, 그리고 재치 있는 스몰 플레이트와 내추럴 와인이 만난 와인 바까지. 뜨거운 계절 상쾌함을 전해줄 뉴 플레이스 5곳을 소개한다.

 

단아하고 정갈한 전통 한식

레스토랑 주은

 

지난 4월 경희궁 뒤편의 고요한 골목에 문을 연 한식 파인 다이닝. <한식공간> 헤드 셰프 출신의 박주은

 

총괄 셰프가 계절을 담은 전통 한식을 코스로 풀어낸다. 전국 각지의 향토 음식에서도 아이디어를 얻는데, 봄 메뉴로 통영의 도다리쑥국을 쑥도다리 편수로 재해석했고, 여름에는 남부 지역에서 즐겨 먹는 참돔 물회를 선보일 예정이다.

 

셰프의 또 다른 관심사는 바로 지속가능성.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경기도 양평 혜림원의 농작물을 사용하고, 재료의 자투리는 육수 등에 활용하고 있다. 요리는 메뉴마다 서로 다른 재질의 그릇에 담아내 다채로운 한국의 미를 드러내고자 한다. 김상인 작가의 백자, 허상욱 작가의 분청, 박병호 작가의 청자, 김형근 작가의 유기 등 연이어 등장하는 명장의 작품을 만나보는 즐거움이 크다.

 

인왕산과 북한산이 내다보이는 건물 8층에 위치한 공간은 홀과 2개의 룸으로 나뉘며, 햇볕이 비추는 홀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정재진 작가가 전통 공예에서 모티프를 얻은 영상 작품이 재생되고 있다. 더불어 곳곳에 전시된 공예품, 그리고 꽃과 나뭇가지를 한데 담은 화병이 기품을 더한다. 2021년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경기대회’ 우승자인 김주용 지배인의 주류 페어링도 즐길 수있다.

 

 

‘깻국만두’는 양반가의 여름 보양식이었던 임자수탕을 재해석한 요리다. 임자수탕의 주재료인 닭다리살, 깨, 버섯, 채소와 방아잎으로 속을 채운 편수 만두에 닭 육수와 깨를 갈아 만든 깻국을 부어 낸다.

 

이때 방아잎의 향이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제철 나물이나 채소로 짓는 ‘솥밥’은 봄과 여름철에 취나물 솥밥으로 준비된다. 구수한 향이 특징인 경기 화성의 수향미와 취나물을 데친 물로 무쇠솥에 밥을 짓고, 참기름에 무친 취나물을 듬뿍 올렸다. 국과 세 가지 찬을 함께 담아 반상 형태로 내며, 식사 말미에는 남은 누룽지로 끓인 숭늉을 제공한다.

 

  • 레스토랑 주은
  •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길 36 8층

 

베테랑 신예들의 다이닝 바

빈호(VINHO)

 

오랜 시간 <밍글스>의 와인 서비스를 담당했던 김진호 소믈리에, 역시 <밍글스>와 더불어 일본 <라심(LA CIME)>, <플로릴레쥬(FLORILEGE)>에서 경력을 쌓은 전성빈 셰프가 뭉쳤다. 두

 

사람의 이름을 각각 한 글자씩 딴 <빈호>는 편안하지만 수준 높은 요리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문턱이 높은 파인 다이닝과 대중적인 와인 바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자 한 것. 신예 와인 바이지만, 베테랑들이 의기투합한 곳답게 여느 다이닝 못지않은 와인 리스트를 자랑한다.

 

국적은 물론 세부 지역, 품종별로 충실하게 리스트를 갖추었으며 국내에서 보기 드문 와인도 만나볼 수 있다. 전성빈 셰프의 요리는 프렌치를 기반으로 하되 국적은 없다. 한식, 중식, 일식의 터치까지 경험한 것들을 자유롭게 풀어나가는데, 재료도, 소스도 변주의 가능성을 두고 메뉴명을 최소한으로 기입했다.

손님의 호기심이 곧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둔 셈. 향후 재료 생산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게 된다면 채소로만 이루어진 맛있는 한 접시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버터헤드레터스에 속에 감춰진 재료가 사뭇 궁금해지는 비주얼의 ‘타르타르’. 제철을 맞아 한껏 고소해진 잿방어와 바삭한 크루통이 그속을 채우고 있다. 버터헤드레터스는 소테를 한 번 거치는데, 본래 없던 견과류 향이 피어나며 요리에 고소함을 더해준다고. 그대로 한 번, 파슬리 오일을 곁들인 가쓰오부시 크림에 찍어서 또 한 번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참깨 코코넛’은 다양한 결의 고소함이 연결된 디저트다. 켜를 살려 튀겨낸후 버번 위스키에 절인 약과, 참깨와 코코넛을 인퓨징한 아이스크림을 중심으로 고소함을 증폭시켜주는 아몬드 캐러멜 크림, 콩의 은은한 고소함을 담고 있는 완두순을 올려 완성했다.

 

  • 빈호
  •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43길 38 논현웰스톤 지상 162호 VINHO

 

지상 공간에서의 지속가능한 미식 로(L0)

 

용산역 부근 주택가 뒷골목에 공간을 옮기며 코스 요리를 즐기는 독특한 콘셉트의 파인 다이닝이 생겼다. 주방 자동화 플랫폼을 선보이는 스타트업 ‘퓨처키친’이 창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퀄리티 높은 메뉴로 외식의 혁신을 꾀하기 위해 지난 5월 오픈한 곳이다.

 

지상층을 가리키는 ‘레벨 제로’를 축약한 업장명에는 ‘지상 공간에서의 특별한 다이닝’과 ‘제로 웨이스트’라는 중의적인 뜻이 담겼다.

호주 <아티카>, <뷔드몽>을 거친 데니한 총괄 셰프의 지휘 아래 친환경 식재료에 제로 웨이스트 쿠킹을 접목한 요리를 선보인다. 멸종위기를 초래하는 자연산 대신 친환경 양식 해산물을 쓰고, 배합 사료가 아닌 풀만 먹여 소를 키우는 ‘풀로만목장’의 소고기를 활용하며, 쓰고 남은 식재료는 말리거나, 오일로 만들거나, 발효시켜 다시 활용한다.

 

공간을 이동하며 식사를 하는 방식도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입구와 출구가 다른 일자형 공간은 크게 가든, 원 테이블, 라이브 키친 바로 이뤄졌다.

하늘이 보이는 통창이 매력적인 가든에선 손님이 직접 숯에 구워 먹는 디시가 제공되고, 원 테이블 공간에선 종이 재생지 조명 등 독특한 오브제가 배치됐으며, 바 공간에선 키친을 연극 무대처럼 감상하며 식사를 마무리한다.

 

 

ASC 인증 가리비를 수비드한 ‘가리비’는 가든에서 손님이 직접 숯에 구우며 즐기는 요리다. 고소한 천마, 시큼한 흑밤을 섞은 크림을 곁들여 가리비 본연의 단맛과 잘 어우러진다. 와인은 유기농 샴페인 파스칼 도께의 호라이존 블랑드 블랑을 매칭했다.

 

‘가든 타르트’는 정원이 보이는원 테이블에서 제공하는 요리다. 허브티 크림을 얹은 ‘플로럴’, 작두콩차 셸에 메밀 크림, 우엉 껍질 등을 올린 ‘우디’, 증류한 황토물과 스모크 표고 파우더를 가미한 셸에 인디언 감자 크림, 양송이버섯을 얹은 ‘흙’으로 구성됐다. 견과류 캐릭터의 오렌지 와인 카시나 델리 울리비 필라뇨티 2010 빈티지와 잘 어우러진다.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5길 31-20 1층 로(Level: 0)

 

숯의 터치를 입힌 육해공 오마카세

요조라(YOZORA)

 

<오븟>, <탄광>을 운영했던 오재성 셰프의 숯을 주제로 한 오마카세 바. 주로 육류에 국한되었던 숯불 사용을 육해공 재료로 확장시켰다. 단순히 숯불에 굽는 것뿐 아니라 숯 오일을 곁들이거나, 즉석에서 숯으로 스시의 표면을 달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숯을 형상화한 오징어 먹물빵 등 코스 곳곳에 숯과 관련된 시각적 요소를 심어 두었다.

 

요리 스킬이 필요하지 않은 메뉴는 손님이 직접 굽기도 하면서 숯, 요리사, 손님이 한층 가까워지기도. 9-10가지 요리로 구성된 코스의 큰 궤는 한 달에 한번 바뀌지만, 계절의 흐름이나 그때그때 수급하는 재료의 퀄리티, 손님의 선호도에 따라 매일 크고 작은 변화가 있다. ‘가심비’ 코스를 제공하는 만큼 주류 주문이 필수인 곳이다.

 

코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두루 잘 어울리는 사케, 와인을 갖추고 있는데, 사케는 셰프, 와인은 김민규 매니저의 공력 있는 추천을 믿고 맡겨볼 만하다. 첫 경험으로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금요일, 토요일을 제외, 저녁 8시 이후 선보이는 해산물 바 콘셉트의 단품 요리부터 시작해도 좋다.

 

 

‘홍새우 감바스’는 홍새우 60마리가량의 머리를 넣고 푹 끓여 내장의 풍미가 진하게 스며든 오일에 홍새우, 숯으로 구운 채소와 찐 전복, 대창 등 그때그때 달라지는 가니시를 담아낸 요리. 홍새우는 조리 과정에서 살점이 물러지고 분해될 수 있는데, 연구 끝에 전처리를 통해 부드러우면서 탱글탱글한 식감을 구현했다.

 

‘민물장어 토마토 솥밥’의 핵심은 밥. 찰지고 윤기 있는 밥을 위해 고시히카리와 신동진 쌀을 일대일 비율로 섞고 밑간과 토마토를 더해 만고야키 돌솥으로 짓는다. 냄비 자체의 높은 중량과 내열성으로 마치 압력솥밥에서 지은 듯한 밥맛을 느낄 수 있다. 완성한 솥밥에 숯불에 구운 민물장어, 기름진 맛을 잡아주며 킥 역할을 하는 선드라이드 토마토, 제피 등을 넣고 한데 버무려 내어준다.

 

  • 요조라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52길 11-5 상복빌딩 지하1층 요조라

 

와인과 함께하는 밍글링 타임

빙글(VINGLE)

 

내추럴 와인 전문 수입사 뱅브로와 레스토랑 <밍글스>의 합성어인 <빙글>. 그 안에 숨겨진 뜻 ‘소리 없이 보드랍게 한 번 웃는 모양’처럼 온화한 분위기의 와인 바가 5월 문을 열었다.

 

 

소담한 정원에서 와인 한잔을 즐기고 싶다면 테라스로, 조금 더 세심한 접객이 필요할 땐 실내바 테이블로, 빡빡한 일상에 탁 트인 공간이 그리울 땐 루프톱에서. <밍글스>의 공간을 담당한 스튜디오 ‘에리어 플러스’의 디자인과 제주 ‘파도식물’의 플랜테리어로 와인과 함께하는 ‘쉼’의 공간이 완성됐다.

 

와인은 드라이한 스타일의 뱅브로 내추럴 와인이 중심이지만, 와인 초심자부터 다양한 취향의 와인 러버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달달하거나 보디감 있는 컨벤셔널 와인도 갖춰 나갈 예정이다.

 

 

와인을 방해하지 않되 ‘존재감 있는 조연’ 같은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는 강민구 총괄 셰프는 샐러드, 파스타, 핫도그 등 익숙한 이름 속에 간장, 고추장, 된장의 터치 등한식적인 요소를 과하지 않게 드러냈다. ‘맛’, ‘가벼움’, ‘편안함’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베지테리언도 즐길 수 있는 메뉴들이 다앙하게 구성됐다고. 낮에는 카페 타임으로 <프릳츠>의 커피와 함께 가볍게 공간을 즐겨도 좋다.

 

 

‘바질 파스타와 제철 나물’은 싱그러운 향과 발효의 감칠맛을 가볍게 품은 콜드 파스타다. 바질 페스토, 조선간장, 페코리노 치즈, 그라노파다노 치즈로 맛을 낸 파스타 옆에 간장과 바질로 무친 제철 나물을 곁들여 낸다.

 

달걀 옷을 입혀 구운 촉촉한 브리오슈 위에 잠봉 한 점, 그리고 팔각 향을 입힌 메이플시럽을 뿌리면 완성되는 ‘프렌치 토스트와 잠봉’. 누구나 아는 심플한 메뉴지만, 커피와 와인 모두 잘 어울린다는 점에서 마치 이 공간을 대변하는 듯하다. 제주 구좌 당근을 가늘게 썰어 화이트와인 식초로 맛을낸 ‘당근 라페’, 된장과 참깨, 견과류에 버무린 ‘깍지콩 샐러드’ 등은 가벼운 와인 안주로 제격이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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