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표 지역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는 무산됐지만, 산천어로 만든 가공식품이 '대박'을 쳤다.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일상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올해 산천어 얼음낚시 체험은 열리지 못했다. 이에 화천군은 폐기될 처지에 놓인 수십 톤에 달하는 산천어를 가지고 식품화에 도전했다.
지난 2월 1일 산천어를 주재료로 한 가공식품이 첫선을 보였고, 나흘 만에 66톤의 제품이 1차 완판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국내 겨울축제의 새로운 위기극복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강원 화천군 산천어, 식품 산업화 가능성 확인
화천군이 내놓은 산천어 가공식품은 살코기 캔, 묵은지 통조림, 종합선물세트를 비롯해 반건조, 어간장, 밀키트, 어묵세트 등이다.
산천어를 20여 종의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어 시식회를 마련한 데 이어 반건조와 살코기 캔, 통조림으로 만들어 온·오프라인 전방위 판매전에 나섰다.
반건조 산천어, 살코기 캔, 묵은지 통조림, 종합선물세트 판매를 통해 모두 34t의 산천어가 소비됐다. 대기업 등 대형 구매처에 밀키트와 선어 형태로 팔렸거나, 납품 계약이 확정된 산천어의 양만 16t에 달한다.
설 명절 이후 산천어 살코기 캔 2차 생산까지 이뤄지면, 화천군이 보유하고 있던 산천어 77t 전량이 소비될 전망이다. 산천어 어묵(5t) 역시 판매가 호조를 띠고 있고, 산천어 10t이 투입된 어간장도 제조가 한창이다.
지역 안팎에서 산천어 식품 제조와 판매의 성공은 2003년 산천어축제가 첫회부터 22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은 것에 비견될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와 아프리카 돼지열병이라는 최악의 조건을 이겨내며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축제 이미지는 물론 군민들의 자긍심까지 끌어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속가능한 겨울축제의 위기극복 롤 모델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향후 비슷한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 유사 축제에 앞서 탁월한 경쟁력과 독창적 노하우를 확보했다는 점도 화천군이 거둔 큰 수확 중 하나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건조장에서 반건조 산천어 제조에 더운 땀을 흘렸던 군민들, 제품홍보와 판매를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발로 뛴 공직자들, 무엇보다 우리 제품을 믿고 선택해 주신 소비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