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소비를 넘어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브랜드와 공간에 다양한 요소를 접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외식업계의 경우 ‘예술’과 ‘미(味)식’을 하나의 공간에서 제공하는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일명 ‘아트테인먼트(Art-tainment)’를 활용하기도 한다.
아트테인먼트는 ‘아트(Art)’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예술과 문화, 미식, 여가 등의 결합을 의미한다. 미술관에서 전시 관람과 함께 식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대형 쇼핑몰에서 문화 행사나 전시회를 열어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것 등이 일반적이다. 다가오는 봄, 색다른 나들이를 떠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아트테인먼트 공간을 소개한다.
본푸드서비스, ‘푸드가든 예술의전당점’ 오픈
예술과 외식 경험이 만난 ‘미식의전당’
총 7만 평 규모로 국내 대표 예술기관으로 꼽히는 ‘예술의전당’은 본푸드서비스의 컨세션 브랜드 ‘푸드가든’과 만나 ‘미식의 전당’으로 탈바꿈했다. 본푸드서비스는 지난해 12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지하 1층에 ‘푸드가든 예술의전당점’을 열고, 미식과 예술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아트테인먼트’ 경험으로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다양한 고객들의 취향과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한식, 중식, 일식은 물론 카페까지 다채로운 코너 브랜드 라인업을 갖춰 전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입점 브랜드는 푸드가든이 자체 개발 및 브랜드화를 진행한 ‘다정한상’, ‘카리카츠’, ‘서울반점’, ‘일마지오’ 등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수준의 미식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다정한상’은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로 깊은 맛을 자랑한다. 찌개를 좋아한다면 9가지 건강한 식재료와 해물육수로 담백한 맛을 낸 ‘9라파 부대찌개’를, 전통 일식 카츠를 맛보고 싶다면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카리카츠’가 제격이다. ‘서울반점’에서는 모던 차이니즈 요리를 선사한다. 더불어, 식사를 마친 후에는 ‘일마지오’에서 엄선된 프리미엄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트 마케팅으로 미술관이 된 백화점…입소문으로 고객 유치 접전
상춘객 맞이에 한창인 주요 백화점들은 ‘아트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별도의 전시 공간에서 유명 작가들의 전시회를 개최하거나, 전면에 내세운 초대형 조형물∙미디어 아트 등으로 SNS 내 바이럴 효과를 유도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고객들은 ‘쇼핑’과 ‘예술’을 동시에 누릴 수 있고, 백화점은 이들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Z세대의 성지로 불리는 ‘더현대 서울’은 5월 26일까지 전시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를 열고 모네의 ‘수련’을 포함해 르누아르, 사전트 등 유럽과 미국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인상주의 컬렉션으로 유명한 우스터미술관 작품 총 53점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로 모네와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폴 세잔 등 대가 39명의 원화 걸작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중구의 본점에서 두 개의 전시를 동시 운영 중이다. 먼저, 4월 13일까지 가수 고(故) 김광석의 명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관심을 끈다. 동시에, 김미영, 김혜균, 박상미, 이정은 작가의 ‘BLOSSOM’ 전시가 본점 에비뉴엘 지하에서 4월 24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차가운 겨울을 지나 봄을 기다려 만개하는 꽃처럼, 모두의 삶과 마음에 피어나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호텔 업계, 휴식과 문화∙예술 결합한 ‘아트캉스’ 주목
호텔도 아트테인먼트 공간으로 거듭나며, 투숙객들에게 휴식 이상의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새 시즌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호텔 업계는 예술과 숙박을 접목한 ‘아트캉스(Art+Vacance)’ 상품을 내세우며 다채로운 체험 공간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호텔 ‘안다즈’는 두 개의 갤러리에서 전시를 운영한다. 호텔 로비 1층 아츠(A’+Z) 갤러리에서는 ‘김바르’ 작가의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밝고 유쾌한 예술 세계로 화제를 모은 김바르 작가의 작품과 안다즈만의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가 만나 마치 미술관에 들어선 듯한 로비를 조성할 예정이다. 동시에 1층 프로라타아트 갤러리에서는 ▲박서보, ▲김구림, ▲심문섭 등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여섯 거장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롯데호텔 월드는 5월 9일까지 초이앤초이 갤러리와 협업해 ‘강민주’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한국과 독일에서 활동 중인 강민주 작가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머러스한 연출과 오묘한 회화 작업으로 문화예술계의 떠오르는 신예 예술가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며 호캉스, 몰캉스에 이어 ‘아트테인먼트’ 공간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예술을 중심으로 미식, 공간, 브랜드가 함께 만나 전에 없던 새로운 시너지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아트테인먼트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