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외식업계에 부는 로봇 열풍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외식업계 이곳저곳에 ‘로봇 열풍’이 불고 있다. 로봇은 지금까지 자동차, 기계, 화학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효율을 높여주는 용도로 활용됐다. 하지만 손님들이 먹는 음식을 만들고 전달해야하는 외식업계에서 ‘로봇의 효율성’은 항상 물음표가 따라오는 주제였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일까? 근 1년 사이 외식업계 곳곳에서 ‘로봇’이란 단어를 더 자주 보게 됐다. 로봇 바리스타가 만드는 핸드드립 커피, 음식을 주문하면 알아서 배달하는 로봇, 매장 내에서 서빙을 하는 로봇까지. 빠른 변화를 시도한 매장들과 기업들은 언론과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외식업계에 새로운 트렌드가 찾아왔음을 선포했다.

 

외식업계에서 푸드테크, 현주소는?

이전까지 외식업계에서의 푸드테크는 효율성의 측면보다는 마케팅 수단으로의 활용이 대부분이었다. 주로 오픈 초기에 로봇이 만들어주는 음식을 대표로 내세워 손님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런 형태로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없었고, 극 초반에 로봇 도입을 시도했던 업체들은 대부분 조용히 방향을 틀거나 폐업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원가 상승 요인이 높아지면서 외식업계에서도 본격적으로 로봇을 인력 대체 수단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마케팅 수단을 넘어서 로봇을 사용해 인건비를 줄이고, 빠르고 효율적인 생산으로 수익 창출을 노리기 시작한 것이다. 불과 1~2년 사이에 이런 흐름은 본격화 됐고 본격적으로 외식업계에서의 풍경이 변하기 시작했다.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키오스크’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외식업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버거킹,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이제 직원들이 주문을 받기보다 키오스크를 통해 무인 주문을 하는 풍경이 익숙해졌다.

 

이는 주문을 받는 인력을 조리, 서빙 등에 활용 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에 도움을 준다. 또한 고객이 직접 주문을 입력하기에 주문과 관련한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의 적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도입 초기와 달리 이제는 큰 혼선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CJ프레시웨이는 '로봇 서빙 시스템' 등을 적용한 카페테리아 'S라운지 1호점'을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에 오픈했다. 사우스링스에 도입한 서빙 로봇은 3단으로 구성된 배식판에 조리된 음식을 올린 뒤 테이블 번호만 눌러주면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고객 앞까지 전달해준다.

 

 

S라운지는 실리를 우선하는 대중제 골프장의 운영 형태에 맞춰 스마트 서빙 시스템뿐 아니라 스마트 주문도 함께 적용할 예정이다. 주문을 받는 점원을 기다릴 필요 없이 테이블마다 태블릿 피씨를 배치하는 등 주문 형태를 간소화해 편의성과 함께 운영에 대한 효율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라운지는 이 같은 스마트 시스템에 셀프 서비스를 접목해 기존 골프장 식음료 가격보다 최대 20% 저렴하게 제공하는 등 가성비도 갖췄다.

 

주문, 서빙 외에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로봇들의 활약이 늘어나고 있다. CJ푸드빌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1호점 등촌점에서는 'LG 클로이 셰프봇'을 쓰고 있다. 클로이 셰프봇은 직접 국수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한다.

 

고객이 국수 코너인 ‘라이브 누들 스테이션’에서 원하는 재료를 그릇에 담아 셰프봇에게 건네면 셰프봇은 뜨거운 물에 국수 재료를 삶아 다시 그릇에 담고 육수를 부어 요리를 완성한다. 클로이 셰프봇은 1분에 국수 한 그릇을 만들어 낸다.

 

또한 로봇 전문 기업 티로보틱스와 콘텐츠 회사 디스트릭트홀딩스가 오픈한 ‘카페봇’에서는 로봇이 직접 메뉴를 만든다. 드립봇, 디저트봇, 드링크봇 등 세 가지 로봇이 각각 커피와 칵테일, 디저트 등을 제조한다. 사람은 주문을 받고 완성된 메뉴를 전달하고 마신 컵을 치우는 역할만 한다.

 

 

로봇 바리스타를 도입한 라운지엑스는 로봇이 직접 내려주는 핸드 드립 커피를 대표 메뉴로 내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로봇이 내려주는 커피를 마셔보기 위해 많은 고객들이 몰렸고,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로봇을 구경하기 위해 찾아오는 등 이슈를 모았다.

 

오픈 후 약 2개월 간 로봇이 내린 커피 2,600여 잔이 판매됐다. 또한 라운지엑스에는 커피를 내리는 로봇 외에 손님에게 빵을 서빙 하는 ‘팡셔틀’ 로봇이 있다. 시간을 정해 카페에서 제공되는 빵을 고객들에게 서빙 하는 식이다. 또한 카페 외에도 죽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죽을 저어주는 로봇을 도입하거나, 김밥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로봇이 도입되는 등 조리 부분에서도 로봇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배달 분야에서도 로봇의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의 경우 지난 해 정해진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 로봇을 시범 운용해 주목을 받았다. ‘딜리’라 이름 지어진 해당 로봇은 귀여운 외형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해외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의 식품외식업계 역시 다양한 부분에서 로봇이 일상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훠궈전문점 ‘하이디라오’가 북경에 오픈한 식당에는 주방에 18대의 로봇이 설치됐다.

 

이 로봇들은 중앙 공급식 주방에서 만들어 온 음식을 테이블로 옮기는 카트에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총 460석 규모의 영업장에서 로봇이 직접 음식을 날라다 주는가 하면, 생일을 맞은 고객에게는 로봇이 축하 노래도 불러준다.

 

알리바바가 투자해 화제가 되고 있는 신선식품마트인 ‘허마생셩’은 배달할 상품을 로봇이 지역별로 구분하는가 하면, 식당에서는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로봇이 레일을 따라 테이블로 배달해 주는 등 하루가 다르게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이 일상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의 1선 도시인 북경이나 상해, 심천 등의 대형외식업체의 경우 영업장이나 조리실 모두 로봇이 일반화 되는 추세다.

 

외식업계의 로봇, 효율성과 만족감의 딜레마

식품외식업계에 부는 로봇 열풍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대부분 ‘실리적인 이유’에 주목한다. 로봇의 도입이 인건비 절감에 도움이 되어 음식과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오스크, 자체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주문을 자동화하면 주문을 받는 인원을 대체 할 수 있고 빠르고 정확한 주문이 가능하다. 직원이 주문을 받고 주문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생략 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직접 주문을 입력하기에 주문을 잘못 받아 다른 메뉴가 제공될 위험이 줄어든다.

 

조리 과정에서 로봇이 활용되면 속도에서 이점이 크다. 앞서 언급한 로봇 바리스타들은 2분이면 한 잔의 커피를 만들어낸다. 국수를 만드는 로봇은 모든 조건이 갖춰졌을 때 1분에 한 그릇의 그릇을 말아낸다. 사람이 직접 만드는 속도와는 비교과 되지 않는 효율성을 보인다.

 

자연스럽게 빠른 속도로 음식이 제공되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식당 자체의 회전율을 높여 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 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조리를 하는 인원을 대체 할 수 있기에 여기서도 인건비 절감이 가능해진다.

 

 

또한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이득이 존재한다. 로봇이 도입되어 자동으로 음식이 만들어지고 제공된다는 점을 홍보해 오픈 초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용이하다. 또한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로봇으로 자동화 된 비대면 식당을 찾는 인원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기에 초기 홍보에서의 이점은 점차 커져갈 것이다.

 

반면 로봇 열풍에 우려를 표명하는 이들은 식품외식업계에서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 아닌 ‘인간의 정’이라 주장한다. 셰프의 실력과 정성이 담겨야 할 음식이 기성품처럼 ‘생산’ 된다면 외식업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만족감이 급감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로봇이 식품외식업계에서 더욱 활약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과 위생 관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릇은 안전하게 지지하고 음식을 만들어 담고, 나르는 과정에서 보다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며 로봇이 반복 작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 혹은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부분은 앞서 소개한 국수 조리 로봇인 ‘LG 클로이 셰프봇’에 적용된 ‘스마트 툴 체인저 기술(그릇과 조리기구를 잡아 떨어뜨리지 않는 기술)’처럼 관련 기술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머지않아 해결이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또한, 이들은 로봇이 업무를 대체하면서 식품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을 우려한다.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식품외식업에서 사람이 해야 만족도가 높아지는 일을 로봇이 대체한다면 머지않은 미래 관련 일자리들이 사라지게 될 것을 우려한다. 이 역시 인건비를 줄여 수익을 올리는 효율성이냐, 일자리 창출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로봇이 활약하는 식당 및 카페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를 근거로 로봇 열풍에 우려 섞인 시선을 던진다.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카페를 방문한 대다수의 고객들은 ‘재미는 있지만 재방문 의사는 없다’는 의견을 많이 던졌다. 로봇이 만드는 음식이 궁금하긴 하지만 막상 경험을 해보면 재방문을 할 정도의 맛과 서비스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사실 해당 부분이 로봇 열풍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무인점포 또는 로봇이 고객을 만족시키거나 감동시켜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감동을 주는 서비스 제공은 로봇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이는 외식업 경쟁력에 있어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렇듯 식품외식업계에서의 로봇 열풍은 효율성을 중요시 하느냐, 만족감을 중요시 하느냐에 대한 가치 판단의 문제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효율성을 추구하는 이들이 잘못된 것도 아니며, 사람의 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 기존의 고객들도 고리타분하다고 비판 할 수 없다.

 

 

그러나 갈수록 삭막해지는 현실 속에서 로봇이 만들고, 서빙해주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씁쓸함이 로봇 열풍이 넘어야할 큰 장애물이 될 것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굳이 찾아보자면 로봇이 만드는 메뉴와 사람이 만드는 메뉴를 섞는다거나, 로봇이 만드는 음식의 맛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연구, 서빙과 서비스를 전담하는 직원의 역량 강화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로봇이 모든 것을 행하더라도 인테리어, 음악, 서비스, 가격, 그 외의 즐길 거리 등 하나 이상의 강점을 극대화해 재방문 하는 고객을 잡아야 한다. 식품외식업계의 로봇 도입이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넘어, 더 높은 수준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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