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식 식장을 점령한 외식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편도족’이었다.
편도족이란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944억원이던 국내 편의점 도시락 매출은 불과 5년 만에 3,500억원 규모로 약 3.5배 올랐다. 경기 및 소비심리 침체 지속, 1인 가구 증가 등 환경적 변화로 인해 저렴하며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급으로 진화한 편의점 도시락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이미지가 ‘간단히 끼니를 때우는’ 뉘앙스였다면 이제는 가격대비 ‘괜찮다’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5000원대 이상의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도시락은 물론, 비건 도시락 등 기존제품과 차별화를 통해 주 고객층인 10~30대 입맛을 잡고 있다.

GS25는 올해 8월부터 간편식 업체 심플리쿡과 협업해 요일별로 맞춤 메뉴를 제공하는 '심플리쿡 오늘도시락’을 선보였다. 주초(월화), 주중(수목), 주말(금토일)로 나눠 각기 다른 메뉴가 나온다. 해당 메뉴는 각각 3가지 타입으로 실속형(4,200원), 밀키트형(5,900원), 프리미엄형(6,000원) 도시락으로 판매된다.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GS25의 편의점 도시락 매출 신장률은 2017년 42.7%, 지난해 30.2%, 올해 8월까지 17%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CU는 몽골 진출 1주년을 맞아 올해 7월 이색적인 몽골 간편식 시리즈를 내놓았다. ‘몽골리안정식 도시락’(4500원)은 몽골 음식 호쇼르(몽골식 튀김만두), 몽골리안포크(몽골식 양념구이 볶음), 계란볶음밥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출시한 ‘몽골리안비프 주먹밥’, ‘몽골리안 핫도그’ 는 진한 몽골리안 소스에 고기 토핑을 푸짐하게 올려 ‘단짠’ 맛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세븐일레븐은 식물성 고기로 만든 ‘언리미트 만두’ 2종을 지난 6일 출시했다. ‘언리미트 만두’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 컴퍼니'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대체 육류 ‘언리미트’를 사용해 만들었다. 언리미트는 현미, 귀리, 견과류로 만든 100% 식물성 고기이다. 단백질 성형 압출 기술을 통해 고기의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이어서 선보인 '콩불고기버거(2800원)’, '버섯콩불고기김밥(2400원)'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패티과 불고기를 넣었으며 소스도 순 식물성을 사용했다. 식물성 고기는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은 2배 이상 높지만 칼로리와 나트륨은 더 낮다.
간편식 시장에서도 굳건한 백종원 브랜드 파워
CU 측은 21일 백종원 간편식 시리즈가 누적 판매량이 11월 말 기준으로 2억개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CU는 2015년 12월부터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손잡고 한판 도시락, 매콤불고기정식을 시작으로 4년 동안 도시락·주먹밥·김밥 등 90여 종의 간편식을 출시했다.

연평균 약 22.5개의 제품을 출시해 5000만개가 판매된 셈이다. 그중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도시락으로 전체 판매량의 절반인 1억 개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4년간 CU의 도시락의 판매량 상위 10위 제품 중 1위부터 8위까지 모두 백종원 도시락이 차지했다.
판매 순위별로 보면 1위는 2200만개가 판매된 백종원 한판도시락이 차지했다. 이어 매콤불고기정식이 2000만개, 맛있닭가슴살 도시락이 1200만개, 우삼겹정식이 600만개, 햄쌈도시락이 500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조성욱 BGF리테일 간편식품팀장은 “백종원 간편식의 인기 비결은 집밥처럼 맛있고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려는 백종원 요리연구가의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며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꾸고 시장의 성장은 물론, 쌀 소비량 증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올해 5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0~2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편도족이 늘다 보니 편의점을 간이 식당화하거나 카페처럼 꾸며 공간을 확보해 고객을 맞고 있다.
갈수록 편의점 간편식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며 이제는 편의점이 식당의 역할까지 대체하는 시대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