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UP] 지역, 지속 가능성… 미쉐린 가이드의 새 화두

세계적인 팬데믹 속에서도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의 발표는 예정대로 열렸다. 온라인이었고, 차분했고, 리스트도 전년과 대동소이하지만, 그들의 화두는 바뀌어 있었다. 조용하게 강했던 올해의 의미를 짚어본다.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셰프들의 의지와 용기를 축하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발간 행사에 영상으로 등장한 그웬달 풀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의 인사말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발간 행사는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을 맞이해 온라인 중계로 진행됐다. 가이드에 등재될 셰프들은 행사장 대신 각자의 레스토랑에서 카메라 앞에 섰다.

 

온라인 시상식은 한 편의 영상으로 시작됐다. 코로나19의 역경 속에서도 지역 공동체와 의료진을 위한 음식을 지원한 전 세계 레스토랑들을 조명하는 훈훈한 영상이 흘렀다.

 

스타 레스토랑 발표에 앞서 올해 신설된 ‘미쉐린 그린 스타’ 부문이 먼저 소개됐다. 로컬 재료를 활용하고 음식물 폐기물을 줄이는 등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에 수여하는 것으로, 북유럽, 프랑스 등의 2020 가이드에 처음 등장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는 중이다.

 

서울의 첫 그린 스타는 <꽃, 밥에 피다>와 <황금콩밭>이 선정되었다. <꽃, 밥에 피다>는 유기농, 무농약, 친환경 및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과 직거래하며 대부분의 식재료를 공급받는 한식당이다. 다른 한 곳인 <황금콩밭>은 전국 생산자들로부터 제철 재료만을 공급받아 사용하며 남은 콩비지는 농장 사료로 이용하여 음식 쓰레기 최소화를 실천하는 두부 요리 전문점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상이 등장했다. ‘미쉐린 멘토 셰프 상’과 ‘미쉐린 영 셰프 상’이 그것. 젊은 요리사들에게 한식을 전수해온 ‘셰프들의 스승’ 조희숙 셰프(<한식공간>)가 ‘미쉐린 멘토 셰프’로 선정되었고, 호주에서 태어나 런던·홍콩 등지에서 경험을 쌓은 뒤 서울에 정착해 한국의 재료로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조셉 리저우드 셰프(<에빗>)가 ‘미쉐린 영 셰프’ 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2021년 서울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은 총 32곳으로 작년보다 1곳 늘었다. 5년째 3스타는 동일하고, 2스타 7곳 역시 작년과 일치하는 가운데 4개 레스토랑이 1스타에 새롭게 등재됐다.

 

빕 구르망과 플레이트 업장도 각각 60곳, 86곳으로 전년과 같거나 2곳 작은 규모다. 리스트는 대체로 전년과 대동소이했고, 모니터 속 시상식은 현장의 박수 소리도 축하를 나누는 광경도 없어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속 한 장면 같은 초현실적인 분위기였지만, “레스토랑을 격려하고자 하는 바람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그웬달 풀레넥 디렉터의 마무리 멘트는 1백10년 역사의 견고함과 건재함이 느껴지는 든든한 한마디였다.

 

1900년에 열린 파리세계박람회와 때를 맞춰 운전자 대상으로 자동차 수리점이나 주유소를 안내하는 무료 배포 소책자에 근방의 맛있는 식당 등을 게재한 것을 시작으로 시대와 함께 확대 발전해온 미쉐린 가이드.

 

한 세기 넘도록 ‘별’을 발표하며 축배를 들었지만, 올해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비대면 시상식도 그렇지만, 그보다 국제적 미식 스타를 배출하던 ‘별’을 넘어 ’지구’와 ‘지역’을 위한 숨은 ‘스타’ 발굴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어 그웬달 풀레넥 디렉터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MINI INTERVIEW

그웬달 풀레넥(Gwendal Pullennec)​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Q. 서울 편 발간 5주년을 축하한다. 조사하면서 서울 다이닝 신의 변화나 특징에 대해 느낀 점이 있다면?

 

5년 전 미쉐린 가이드가 서울에 첫발을 디뎠을 때, 이미 서울은 수준 높은 푸디층과 레스토랑들을 갖추고 있었다. 이후 해외에서 근무한 요리사가 국내로 돌아오는 등 해외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로컬 퀴진에 혁신적 시도가 쌓이고 서울미식은 점점 더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이번의 새로운 에디션에도 반영되었다. 젊은 셰프들이 이끄는 새로운 원 스타 레스토랑들이 출현했고, 지속 가능한 레스토랑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그린 스타가 등장했다. 이는 국제적인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미식 여행자들에게 흥미진진한 도시가 아닐 수 없다.

 

Q. 특별히 ‘그린 스타’가 선정됐다. 미쉐린 가이드는 오롯이 ‘맛’으로만 평가하는 브랜드인데, 어떤 변화인가? 또 그린 스타는 어떤 기준인가?

 

지속 가능성은 미쉐린 브랜드의 DNA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레스토랑 평가에 대해 우리는 수년간 준비를 해왔다. 내가 인터내셔널 디렉터를 맡으면서 구체화해온 작업으로, ‘지속 가능한’ 미식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스타를 발굴하고자 노력했다.

그린 스타는 식재료 소싱, 에너지 소비, 음식물 쓰레기 등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레스토랑에 주어지지만 실질적 목적은 이들을 통해 지속 가능성의 선순환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재배된 식재료가 요리로 올라오고 소비자가 경험하는 미식 여행을 촉진시키고자 한다.

 

미쉐린 가이드는 추천 레스토랑을 공유하는 일을 한다. 여전히 ‘맛’으로 미식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을 고수하지만, 그린 스타는 별개의 이슈다. 랭킹과는 상관이 없다. 서울의 경우도 ‘빕 구르망’ 업장이 수상하지 않았나. 해당 레스토랑은 도심일 수도 있고 외지일 수도 있다.

2020년 초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의 대부분에서 그린 스타가 발굴되었고 서울 발표 2주 전 캘리포니아와 2일 전 중국 베이징을 거쳐 오늘 서울에까지 이어졌다. 어떤 도시는 그린 스타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기준에 대한 타협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Q. 올해 멘토 셰프와 영 셰프 어워드가 첫선을 보였다. 계기는?

 

그린 스타가 미쉐린 가이드의 또 하나의 새로운 글로벌 모델을 만드는 프로젝트라면, 멘토·영 셰프는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 모델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다.

서울의 경우, 영 셰프를 수상한 32세의 조셉 리저우드 셰프는 다양한 국제적 경험을 로컬 식문화에 접목하며 새로운 시각의 로컬 고메를 만들어가는 인플루언서로서 평가된다.

영 셰프가 새로운 시각과 도전을 상징한다면, 멘토 셰프는 수준 높은 지식을 공유하고 문화적 헤리티지를 현재와 후대에 이어가는 셰프로서 조희숙 세프가 그 주인공이다. 그분의 역할은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음식은 결국 문화이고 헤리티지이기 때문이다.

 

Q.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파인 다이닝 시장에 대한 미쉐린 가이드의 전망은? 또 외식 업계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나?

 

세계 곳곳에서 록다운이 일어나면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고 그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경제, 환경, 위생의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레스토랑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계기가 되었고, 혁신을 가속화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 나는 시장의 미래는 발전적이라고 확신한다.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은 레스토랑에 가고 싶고, 모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높아져 있다. 해외 여행자들의 빈자리를 로컬 소비자들이 대신하고, 지역 단위의 환경·위생 시스템과 지역 커뮤니티의 상생이 작동하면서 비즈니스는 회복되고 있다.

 

셰프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수준 높은 위생을 요구받고 있고, 식품 위생을 위해 메뉴의 수는 줄이되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해 퀄리티는 높이는 등 한층 안전하고 까다롭게 음식을 내놓는다. 이러한 노력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다.

실제로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미식의 수준은 향상되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확인되는 사실이다. 지역 중심으로의 전환이 현재 가속화되는 중이다. 점점 더 빨라질 것이다. 지역 환경과 커뮤니티 중심의 지속 가능한 미식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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