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일본의 외식산업기자회가 지난 3일 2020년 외식 키워드 5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올 한 해는 생각지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식산업뿐만 아니라 경제분야 전 영역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코로나 사태에 적응하며 일본 외식업계는 배달,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며, 비대면 소비를 위해 캐시리스 결제 방식 이용률을 늘려나갔다. 외식산업기자회가 선정한 2020 외식 키워드는 코로나 재난, 배달·테이크아웃, Go to Eat 식사권, 튀김버블, 가짜고기 5가지이다.
코로나 재난(コロナ禍)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일본 정부는 4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음식점은 밤 22시 이후 영업을 제한하는 등 셧다운 조치가 내려졌다.
5월말 전국에 걸친 비상사태가 해제됐지만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도시는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영업 자제를 요청하며 외식업계는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미식커뮤니케이션앱 ‘SARAH’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소비자의 외식 횟수는 60% 이상 감소했다.

8월부터 일본 도쿄도, 아다치 구에서는 코로나 ‘감염방지철저선언’ 이미지를 제작해 소비자를 안심시켜 외식업계를 돕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있었다. 도쿄도는 음식점이 코로나 방역과 관련한 약 20가지 항목을 입력하면 ‘감염방지철저선언’을 인증하는 무지개 마크(虹のマーク)를 부착할 수 있게 배포했다.
배달·테이크아웃(デリバリー·テイクアウト)
코로나 유행을 막고자 일본 외식업계에서는 3밀(三密)인 ‘밀폐(密閉)、밀집(密集)、밀접(密接)’을 막고자 배달·테이크아웃 위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글로벌 패스트푸드 기업은 물론 작은 동네의 식당까지 테이크아웃 상품 개발에 나섰다.
우버이츠와 같은 배달앱 시장이 빠르게 규모를 키우며 간판이 없고 홀 영업을 하지 않는 고스트레스토랑 형태의 창업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배달수수료, 포장용기, 배달대행 등 추가 비용 지출이 많아 매출에 비해 수익구조가 좋지 못한 문제가 지적됐다.
스타트업 타이미(timee)와 같이 인공지능 기술 적용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배달앱 수수료를 낮추는 기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타이미는 주문 시스템에 사전 예약제를 도입해 구역별로 거리가 가까운 음식점끼리 묶어주고, 음식점이 확인할 수 있는 배달대행 기사 평가를 시스템을 앱에 적용했다.
Go to Eat 식사권
‘Go to Eat 식사권’은 일본 농림수산성 주도의 외식산업 지원책 중 하나로 시행됐다. 2일 일본 정부는 Go to Eat 식사권의 사업 기간을 연장하고 추가 발행 규모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해당 식사권은 지정된 사이트에서 예약하면 점심은 1인당 500엔(약 5천 2백원), 저녁에는 1000엔(약 1만원)을 포인트로 주며, 구입한 금액의 25%의 프리미엄이 붙는 식사권이다.

12월부터 일본 모든 도도부현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나 도쿄, 오사카 등 10개 도도부현은 코로나 감염 확산의 우려로 신규 발매가 중단된 상황이다. 타지역 관광객이 손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관광지 음식점들은 Go to Eat 식사권 추가 발행으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길 기대하고 있다.
튀김 버블(唐揚げ バブル)
몇 년 전부터 인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던 튀김 전문점이 코로나 재난이 터지며 급속도로 성장, 튀김 버블(唐揚げ バブル)이라 불리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기존 매장을 유지한 채 손쉽게 배달,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튀김을 도입하는 곳이 늘었다.

숍인숍 형태로 기존 음식점에 입점하는 이-메이트(E-MATE)의 ‘크리스피 치킨 앤 토마토(CRISPY CHICKEN n’ TOMATO)’는 가맹 가업을 시작한지 3개월 만에 전국에 61개까지 점포를 늘렸다. 한국식 치킨인 크리스피치킨, 고추마요치킨, 간장마늘치킨이 주력 메뉴다.

온라인 배달 튀김전문 브랜드 ‘아게타테(あげたて)’를 운영하는 글로브릿지(Globridge)는 1년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며 주목을 받았다. 갓 튀겨낸 튀김을 10분 만에 고객에게 전달하는 드라이버 만족도(DS) 향상 매뉴얼로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가짜 고기(フェイクミート)
코로나로 돼지, 소, 닭 등 육고기 수급에 차질을 빚고 동물복지,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며 가짜고기 시장이 규모를 키웠다. 외식업계는 앞으로 가짜고기 시장이 400억엔(약 4천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모스버거’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신메뉴 ‘그린버거’를 출시했다. 그린버거는 대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주원료로 패티를 만들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후레시니스 버거 역시 대체고기로 만든 ‘굿버거’를 10월 1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굿버거에는 100% 콩에서 유래한 식물성고기를 생산하는 다이즈 기업의 제품을 사용한다.

식품 가공 대기업인 이토햄과 닛폰햄은 2020년 3월에 각각 ‘마루데 오니쿠’, ‘내츄럴 미트’라는 이름의 식물성 고기 제품을 가정용으로 출시, 식물성 고기로 만든 반찬가게 ‘업그레이드 플랜트 베이스 키친(UPGRADE Plant based Kitchen)’이 등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