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맛남] 재료가 주는 힘, 5월의 새로운 맛집

 

재료가 주는 힘은 강하다. 숯불에 구운 볏짚, 훈연 향, 산에서 캔 야생 나물, 신선한 버섯, 흙 내음….

 

이러한 재료의 중요성을 깨달은 좋은 업장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숯을 활용한 다이닝부터 프렌치 터치로 제철 식재료의 풍미를 한껏 살린 한식 레스토랑, 한국적 미가 주재료인 전통주 칵테일 바와 다이닝 바, 섬세한 제철 식재료로 선보이는 가이세키 요리까지. 재료를 중히 여기는 착한 뉴 플레이스를 소개한다.

 

숯으로 빛낸 시퀀스 다이닝, <수티문>

 

지난 2월 자칭 시퀀스 다이닝을 표방하는 한식 파인 다이닝 <수티문>이 영등포에 등장했다. 업장명은 숯의 어원인 ‘수티’와 월석 月夕 의 영문명 ‘Moon’의 합성어로, ‘숯으로 요리를 빛내다’는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각기 다른 풍경을 표현한 4가지의 챕터 메뉴는 산채, 어패, 가금, 우육에 속한 식재료를 활용해 3종류의 요리를 옴니버스 형태로 선보인다.

 

 

첫 번째 챕터인 ‘청록의 낙원’은 단새우가 들어간 모렐만두와 듭새 버섯으로 비 온 뒤의 숲속을 표현하고, 두 번째 챕터 ‘파도의 보물’에서는 랍스터와 가리비, 참치를 이용해 바닷속 보물찾기 콘셉트로 꾸민 것이 그 예시. 제철 식재료를 12첩 반상에 접목해 사계절의 맛을 표현하고, 한식이 지닌 정교함을 숯을 활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주류 리스트는 구대륙과 신대륙, 동서양 구분 없이 폭넓게 구성해 다양한 와인에서부터 한식과 잘 어우러지는 백주, 약주, 청주, 화주 등의 전통주까지 두루 맛볼 수 있다.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블랙 앤화이트 조합의 모던한 스타일인데, 공간 곳곳에 나무와 돌 같은 자연 재료 오브제를 배치하고 보름달 같은 은은한 조도의 조명으로 마무리해 한국의 전통미와 함께 시각적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청록의 낙원’은 세 종류의 애피타이저로 구성됐다. 첫 번째 ‘듭새 비빔’은 단새우가 들어간 모렐만두와 나무껍질 모양의 우엉칩, 버섯 크럼블과 각종 버섯으로 이루어진 메뉴다.

 

두 번째 ‘우설 쌈과 흑마늘’은 진한 버섯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메뉴. 아삭한 식감의 프릴 아이스 속에 쌈장과 갈비 소스, 흑마늘 퓌레를 넣어 완성했다. 마지막 ‘모과와 땅콩호박’은 숯 향을 입힌 스모크 크림이 올라간 파베 타르트다. 바삭한 땅콩호박 칩과 부드러운 테린을 올리고, 모과청과 모과 그라니타를 곁들여 산뜻함을 살렸다.

 

 

  • 수티문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27-8 지하1층 수티문

사계절을 담은 컨템퍼러리 한식, <부어끄>

 

프렌치 터치가 가미된 제철 한식을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 <부어끄>가 지난해 10월 압구정에 오픈했다. 업장명 ‘부어끄’는 ‘부엌’과 ‘부티크 BOUTIQUE ’의 합성어로, 오픈 키친 형태의 작은 공간에서 개성 있는 요리를 만든다는 의미와 셰프의 각오가 담겨 있다.

 

 

장재양 대표는 캐주얼한 단품 메뉴와 전통주 위주의 다이닝 바 <박장어부바>, <어부바키친>에 이어 스토리가 있는 코스 요리를 소개하고자본 업장을 열었다고.

그와 함께하는 유병욱 헤드 셰프는 30년간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일본 라멘 전문점, 중식 훠궈 레스토랑 등을 운영해오다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본격적으로 공부한 인물이다.

 

향신료를 최소화하고 수비드 조리법을 적극 활용하여 식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한 요리를 추구하며 식재료는 매일 아침 직접 가락시장에서 구입해올 정도로 신선함을 중시한다. 와인 리스트는 두 사람이 엄선한 프랑스 중심의 60여 종으로, 요리의 슴슴한 간과 잘 어울리는 화이트와 스파클링 위주로 구성했다.

 

인테리어는 주방 안의 스테인리스를 노출해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이지만 손이 닿는 곳들은 모두 부드러운 촉감의 목재와 가죽을 사용하여 마무리했다.

 

 

메인 메뉴인 ‘수비드 족발’은 한돈 암퇘지의 허벅지살에 간장과 레드와인을 곁들여 24시간 동안 수비드했다. 은은한 훈연 향을 더했으며, 새싹부터 백김치까지 다양한 채소를 곁들여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셰프가 개발한 새우젓 올리브 페스토와 된장 소스에 각각 찍어 먹으면 색다른 두 가지 풍미가 느껴진다.

 

‘깻잎만두’는 수비드한 닭가슴살과 샬롯, 파슬리를 추부 깻잎과 라이스페이퍼로 동그랗게 감쌌다. 반으로 잘라 녹진한 마늘 퓌레와 고루 섞어 한 입 먹은 뒤, 섬세한 산미와 미네랄리티가 돋보이는 샤르도네 ‘미셸 푸르니에 옥세 뒤레스 블랑 비에유 비뉴’ 2020년산을 곁들이길 추천한다.

 

 

  • 부어끄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57길 33 3층

봄의 정원을 담은 오마카세, <W 라보>

 

제철 요리를 선보이는 가이세키 오마카세 전문점 <W 라보>가 지난 3월 청담동에 문을 열었다. 실험실을 지칭하는 듯한 업장명에는 기존의 주방 개념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레시피를 통해 하나의 독립된 요리 연구소로 거듭나고 싶다는 소망과 각오가 함께 담겨 있다.

 

 

호텔 출신 요리사로 구성된 이곳의 주방에선 파크하얏트서울 <더팀버하우스> 총괄 셰프 출신 이상훈 오너 셰프와, W호텔 서울 <나무>, 비스타 워커힐 서울 <모에기>를 거친 최규덕 헤드 셰프가 한국과 일본에서 공수해온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여 제대로 된 카이세키를 선보인다. 도야마산 불똥꼴뚜기(호타루이카), 홋카이도산 성게알, 국내산 봄 주꾸미, 키조개, 도다리, 땅두릅, 눈개승마, 죽순, 제피순이 이번 시즌 주재료이다.

 

대표 메뉴는 불똥꼴뚜기를 산초 된장에 묻힌 애피타이저 ‘불똥꼴뚜기 산초 된장 무침’과 대게와 조개를 활용한 샤부샤부 ‘대게 냄비요리’다. 일본 료칸을 모티프로 한 정원은 마치 숲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청아함과 무채색 인테리어 디자인이 주는 절제미가 인상적이다.

 

갤러리로도 운영되는데 룸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이용 고객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추후 특별한 다이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프라이빗 파티와 소규모 기업체 미팅을 위한 개별 룸도 마련할 예정이다.

 

 

‘불똥꼴뚜기 산초 된장 무침’은 불똥꼴뚜기와 제철 채소를 일본식 산초 된장에 버무린 애피타이저다. 땅을 뚫고 나오는 봄 채소인 죽순과 땅두릅을 활용해 독소 배출 효능이 있으며, 제주도 유채꽃과 정원에서 직접 가꾸는 한국식 허브 제피 순을 더해 봄 향기가 그윽하게 담긴 요리다.

 

각종 건해산물로 국물을 낸 ‘대게 냄비요리’는 대게와 키조개를 뜨거운 국물에 담가먹는 샤부샤부다. 바다 내음 물씬 풍기는 자연산 키조개에 차곡히 담아낸 제철 채소인 눈개승마, 한재미나리, 자연산 느타리, 노루궁뎅이버섯, 황금팽이버섯은 봄의 정원을 형상화해 먹는 즐거움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 W Labo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59길 31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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