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식당이 변하고 있다. 동일 브랜드라 해도 입점해 있는 지역특징에 따라 다른 스타일의 간판, 혹은 인테리어 컨셉, 주력 메뉴가 다른 매장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배달 음식과 가정간편식의 확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소비 습관으로 외식 프랜차이즈가 설 자리가 좁아지자 ‘고객 맞춤형 공간’으로 승부를 보기로 한 것이다.
30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외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예전에는 인기메뉴나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였는데, 요즘은 전체 매장을 대상으로 한 획일화된 마케팅보다는 LSM(지역점포마케팅, Local Store Marketing)을 통한 맞춤형 매장을 선보여 고객 몰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점포상권과 주 고객 집중공략 '특화매장’ 선보여
우선 업그레이드 된 냉동 피자의 파상 공세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피자 프랜차이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6월부터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각종 메뉴를 약 1만원으로 즐길 수 있는 뷔페 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여의도점의 경우 저녁 뷔페 이용 시 2000원만 추가하면 맥주를 무제한 제공한다. 여대생 고객이 많은 경성대점은 디저트 메뉴를 강화했다. 미스터피자는 25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뷔페를 올해 안에 90개 가까이 늘려갈 계획이다.
‘피자헛’ 또한 최근 1~2인 가구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FCD)’ 매장을 운영 중이다.
패스트푸드 식당과 일반 식당을 결합한 형태의 매장으로, ‘혼밥족’이 부담없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4000~6000원대 1인용 피자 메뉴를 판매한다. ‘우삼겹 부추 피자’ ‘파이브 치즈 피자’ 등은 FCD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형피자다.
핵심 상권에 자리잡고 있는 일반 피자헛 매장과 달리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 매장은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다.
피자헛은 2017년 1개였던 FCD 매장을 현재 14개로 늘렸다. 피자헛 관계자는 "FCD 매장은 총 주문 건수가 일반 매장에 비해 1.7배 많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지난해부터 '빕스'(VIPS)를 바꿔나가고 있다.
가령 직장인이 많은 명동중앙점의 경우 20여 종의 수제·세계 맥주를 선보인다. 제일제당센터점에서는 전문점 수준 샐러드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죽전점은 디저트 부문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각 특화 매장의 장점을 집약한 합정역점을 내놨다. 모든 메뉴 품질을 한 단계 높였고, 각종 샐러와 디저트도 강화했다. 매장 입구 전면에는 아이스크림 바도 들여놨다. 빕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특화 매장은 일반 매장 대비 평균 두 배가량 고객이 많다.
'계절밥상'은 최근 서울 은평롯데몰점과 중계홈플러스점에 '우리동네 스페셜'를 뒀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고객이 많이 찾는 은평롯데몰점에는 키즈존을 도입해 아이 입맛과 호기심을 끌 전용 메뉴를 마련했다. 주부 고객과 가족 단위 외식이 많은 중계홈플러스점은 즉석 조리 한식을 강화했다. 이들 매장은 특화 전과 비교해 30% 이상 매출이 늘었다.
청담동 이자카야 맛집 출신인 ‘청담이상’ 또한 매장 어디를 가더라도 각 매장만의 특색을 담은 세트 메뉴로 유명하다.
이는 청담이상 본사의 특별한 메뉴 정책의 일환으로 가맹본사에서는 가맹점별로 세트 메뉴를 선정한 후,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역별로 주고객층이 다르고 선호하는 메뉴가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가맹본사는 매년 오스스메(메뉴품평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가맹점주는 새로 개발된 메뉴 중 직접 판매할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점주들은 매장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본사의 노하우를 접목해 고객이 선호할 수 있는 세트 메뉴를 구성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한식뷔페 '올반'도 특별 강화 매장으로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센트럴시티점은 맛·서비스·인테리어의 수준을 대폭 끌어올린 이른바 '프리미엄 매장'이다. 주문 즉시 솥밥과 찹스테이크 등을 현장에서 만들어 제공하는 코너를 비롯해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폴바셋'과 제휴한 디저트 메뉴를 들여왔다.
(주)농심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카레브랜드 ‘코코이찌방야’ 또한 2016년부터 지역 상권의 특성과 주 방문 고객의 성향을 고려해 132㎡(40평) 규모의 캐주얼 레스토랑 타입의 매장부터 내점 고객과 배달 테이크아웃을 병행할 수 있는 33~49㎡(10~15평)규모의 창업 모델 등으로 세분화해 메뉴 및 서비스의 다양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특화 매장을 만드는 것은 비용이나 관리 측면 모두에서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요한 작업이고, 이 흐름이 대세라고 본다. 앞으로 이런 변화는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