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는 처음 세상에 등장하면서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세상을 바꿀 혁신 기술이라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도면만 있으면 총기류도 복제가 가능한 위험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도 존재했다.
이러한 3D 프린터는 푸드테크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4년 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최한 ‘푸드플러스 2015’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피자, 파스타 등 여러 음식을 빠르게 만드는 모습을 대중 앞에서 시연했다.

당시만 해도 놀라운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3D 프린터 음식이 2020년 일본에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초밥을 순간이동 시키다. Sushi Teleportation
일본의 IT회사 오픈밀즈(Open Meals)사는 재작년 초밥을 출력하는 '픽셀 푸드 프린터'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페스티벌에서 공개했다.
오픈밀즈가 공개한 기술은 음식의 모양, 색상은 물론 맛, 영양, 질감 등의 정보를 저장하는 ‘푸드베이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푸드베이스’에 입력된 정보를 기반으로 로봇 팔 형태의 ‘픽셀 푸드 프린터’가 하나하나 젤 형태의 큐브를 쌓아 올린다.
마치 레고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나 맛 센서를 활용해 쓴맛, 단맛, 신맛은 물론 감칠맛까지 분석해 만든 일식 요리이다.
‘픽셀 푸드 프린터’만 있으면 초밥을 만드는 장인이 없어도 일본 초밥을 미국으로 순간이동 시킬 수 있다. 오픈밀즈는 음악을 디지털화해서 전 세계에서 다운 받을 수 있게 됐듯이 음식도 동일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3단계만 거치면 손쉽게 초밥 완성
오픈밀즈가 개발한 ‘픽셀 푸드 프린터’는 3단계를 통해 초밥을 구현해낸다.
우선 다양한 초밥을 전후좌우 모든 각도에서 촬영해 디지털 공간에서 입체적인 물체로 구현하는 모델링 작업을 한다.
초밥 맛은 감지기를 이용해 분석하고 영양 성분 측정기를 이용해 4대 영양소를 분류한다. 또한, 압력 감지기와 MRI를 활용해 식감, 수분함유량, 농도를 데이터로 저장한다. 모든 정보를 픽셀 형태의 자그만 젤 형태로 만든다.
두 번째로 디지털화한 정보를 푸드 베이스라는 음식 데이터 플랫폼에 보관한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등 어디서도 음식 데이터를 다운로드해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세 번째는 3D 프린터, ‘푸드테크’의 핵심인 음식을 생산하는 과정이다. 오픈밀즈의 픽셀 푸드 프린터는 음식 데이터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프린터 노즐 가장 상단부터 물, 맛, 영양 성분, 색, 질감을 담당한다.
고객의 영양 상태가 담긴 정보를 토대로 초밥을 만들어주는 맞춤 요리사이다. 예를 들어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그 성분은 빼고, 혈당지수가 높다면 밥의 양을 줄여 초밥을 만든다.
2020년 3D 프린터 레스토랑 ‘스시 싱귤래러티’ 오픈
오픈밀즈는 일본 광고 기획사인 덴츠와 협업해 2020년 도쿄에 3D 프린터 컨셉 레스토랑 ‘스시 싱귤레이러티’를 오픈할 계획이다.

위 그림에서 보이는 1번은 식재료 카트리지이다. 이곳은 해조류 등 재료를 물, 섬유질, 효소와 섞는 역할을 한다. 2번은 영양 실린더로 14가지 영양 성분 담고 있다. Health ID 정보를 기반으로 영양학적으로 최적화시킨 음식을 만든다.
3번은 다시마, 미역 등 갈조류에 추출한 알긴산염과 칼슘 용액의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발효조이다. 4번은 인공조명 농장이다. LED 조명을 사용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한다. 5,6,8,10번 과정을 거쳐 3D 프린터로 초밥을 출력해낸다.
7번은 FFM 통제 인터페이스로 기계 전체의 두뇌 역할을 맡는다. 11번, 6-axis CNC router는 모델링에 따라 정교하게 재료를 자른다. 12번 발표조에서는 정확한 물 온도 조절을 통해 실시간으로 식재료를 재배한다.
메뉴는 격자 모양의 참치 초밥, 방사형 성게 초밥, 히라야마 성 모양의 오징어 초밥, 벌집 구조 문어 초밥이 있다. 외에도 오이 김밥, 큐브형의 다시 스프 등을 계획 중이다.
스시 싱귤레러티는 완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 시 생체 정보를 제공 받아 비건, 할랄푸드 등 개별 성향에 맞춘 음식을 준비한다. 오픈밀즈는 디지털 음식으로 미래 식품 100년을 선도해 나간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