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경쟁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상품과 서비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서로간의 차이가 구별되지 않는다. 기존의 마케팅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기능적 효용, 심미적 효용 같은 것들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소멸되는 서비스, 브랜드경험이 중요하다.
서비스 산업의 주요한 특징은 무형성, 이질성, 불가분성, 소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서비스가 눈에 보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형태가 없는 서비스를 느껴지게 하려면 서비스에 사용되는 물리적 증거들을 통해서 서비스를 가시화해야 한다. 그것은 인테리어나 익스테리어, 조명이나 음향, 홈페이지나 앱과 같은 모든 것을 포함한다.
서비스는 소멸된다.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는 순간적이며 고객들에게는 서비스에 대한 기억만이 남는다. 따라서 브랜드들이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중요한 것은 기억에 남을만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모든 접점(MOT)을 파악하고 디자인하여 그들이 서비스를 이용한 후에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그런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왜, 브랜드경험에 빛이 중요한가?
빛은 브랜드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기도 하며, 다이내믹한 공간으로 경험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빛의 특성을 모르고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면 공해와 다를 바 없다. 의도한 브랜드경험을 만들 수도 없다. 이제 고객 감성을 유발하는 빛의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고 브랜드 공간에 적용해야 한다. 브랜드 공간에서 빛은 전체 분위기를 좌우한다. 빛은 고객의 브랜드경험을 전혀 다르게 만들 수 있으므로 빛을 이용해 편안함과 여유를 느끼는 공간이 될 수 있게 빛을 디자인해야 한다.
공간감을 경험하게 하려면 밝고 뚜렷하게 만든다.
빛을 공간에 뿌려주는 방식에 따라서 같은 공간이라도 더 넓거나 좁게 느껴진다. 깊이가 더 깊게, 높이가 더 높은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다. 빛이 어두운 공간은 거울이나 창이 있어 밝은 공간보다는 확실히 좁게 경험된다. 따라서 공간감을 이용해 원하는 고객경험을 만들려면 빛을 공간에 뿌려주는 여러 가지 배광방법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프라이빗한 공간을 경험하게 하려면 투명감을 조절한다.
공간에서 주변의 사람들이 어떻게 보이는가도 중요하다. 주변 사람들이 선명하게 보인다면 관계를 맺고 사교하기에 적합한 공적인 공간으로 경험된다. 반면 주변 사람들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공간은 사람들을 나누며,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칸막이 같은 것을 설치하지 않아도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흥미롭고 쾌적한 공간을 경험하게 하려면 빛을 확실히 대비시킨다.
빛의 밝기는 조도(lux: 럭스)라고 부른다. 특정한 공간에는 용도에 맞는 밝기도 중요하지만 빛을 어떻게 대비 시키는가도 중요하다. 빛의 대비는 고객 경험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공간에 대한 사람의 지각은 밝고 어두움의 대비에 따라 생겨난다. 빛의 대비감, 조명의 색온도와 밝기에 따라서 고객의 경험은 달라진다. 다르게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밝거나 어두운 공간 같은 저대비 환경보다는 밝고 어두움이 대비가 분명한 공간에 더 호감을 가진다. 흥미롭고 쾌적한 공간이라고 느끼게 된다.
안락한 분위기를 경험하게 하려면 빛의 색온도를 낮춘다.
조명의 중요한 특성중 하나는 색온도다. 같은 브랜드 공간이라도 조명의 색온도에 따라서 분위기가 다르게 경험된다. 색온도가 낮은 조명일수록 붉은색을 띄고 색온도가 높은 조명일수록 푸른색을 띈다. 고객들에게 마음이 편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경험하게 하려면 3,000~4,000K 사이의 노란 전구색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낮처럼 활기찬 분위기를 경험하게 하려면 4,000K~5,000K 사이의 백색 형광등 조명을 사용하고, 공간에 청명한 느낌을 경험하게 하려면 5,000K~7,000K 사이의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독특한 빛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라!
빛을 통해 고객들은 음식점과 같은 브랜드 공간에서 공간감, 투명감, 안락함, 쾌적함, 흥미, 프라이빗함 등을 경험하게 된다. 빛의 연출에 따라 같은 공간이라도 브랜드경험이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브랜드 콘셉트를 전달할 수 있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브랜드 경험을 연구하고 빛과 같은 디자인요소를 이용해서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브랜드경험을 이용해 고객의 기억 속에 브랜드를 각인시켜야 한다.
<필자소개>
- 진익준 / 브랜드경험디자인연구소
기억에 남는 브랜드경험을 제공해야만 서비스업의 무형성, 소멸성을 극복하고 멋진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브랜드경험디자인 연구와 현장실천을 하고 있다. 디자인에 관한 글과 책도 쓰면서 대학강단과 여러 단체에서 강의도 해오고 있지만 오래도록 글쓰기와 강단에 선 것은 남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많이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