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외식시장에서 새롭게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아이템이 있다. 바로 브랜드 간 콜라보레이션이다.
올해 1월 서울 3대 냉면집 중 한 곳인 유천대가와 원조이화찹쌀순대로 유명한 해늘이 업무 협약을 맺고 콜라보레이션을 추진 중이다.
일본 후쿠오카에선 선술집과 이탈리아 음식점이 뭉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매장이 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브랜드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작은 창문으로 서로의 음식 건네
일본의 인기 선술집 ‘백식(白食)’의 2호점으로 오픈 한 코야마 파킹(コヤマパーキング)과 오사카에서 온 (食) 마시카는 같은 건물에서 입주한 것이 콜라보레이션의 시작이었다. 사실 코아먀 파킹의 카미야마 오사무 점주와 마시카의 이마오마 사이치 점주는 이전부터 외식업을 하며 알게 된 사이로, 이마오마 점주에게 이 건물을 소개한 것도 카미야마 점주였다. 두 매장은 벽 하나를 두고 붙어있다.
“이마오마 씨가 10평 규모의 매장을 원했고, 마침 코야마 파킹 바로 옆에 자리가 있어 추천을 했다. 코야마 파킹은 2017년 9월에 문을 열었고, 마시카는 같은 해 10월에 영업을 시작했다.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 빠른 시간 내에 지역 명소가 될 것이라 생각해 콜라보를 제안했다.”
두 점주는 매장을 열기 전부터 메뉴를 교환하기로 정하고 벽을 뚫어 작은 창문을 마련했다. 하지만 오픈하고 1년 동안은 본인들 매장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조금씩 여유가 생겨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의해 나갔다.
오히려 정반대에서 오는 이질감이 재미
두 점주는 선술집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는 이질감이 오히려 고객 입장에선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았다. 양 매장의 모습이 보이는 작은 창을 통해 와인을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작년 12월부터 서로의 음식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어느 정도 공유할 메뉴를 한정하는 방법도 생각했으나 초창기인 만큼 현재는 테스트겸 대부분의 메뉴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직원,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이후 메뉴를 정리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새로운 시도이기에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충분한 사전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인기 있는 메뉴는 얇고 납작한 파스타 ‘타야린’, 코야마 파킹의 ‘바삭바삭 피망’이다. 앞으로 메뉴를 독립시켜 다른 가게에도 제공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판로를 확대해서 수익을 증대시킨다는 계획이다.
고객 선택 폭은 넑히고, 직원 부담은 감소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주방 오퍼레이션은 문제없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주문이 들어오면 작은 창문을 열고 벨을 누른다. 콜라보 매장인지 모르던 고객도 자연히 벨이 울리고 음식이 창을 통해 오가는 모습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콜라보 장사를 개시하고 10일간 매출을 정산한 결과 코야먀 파킹은 6만엔(약 62만 원), 마시카는 3만엔(약 31만 원)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 지금은 두 매장 모두 비슷한 선의 매출이 나온다. 1일 평균 5~6000엔의 매출 상승 효과가 있었다.
“서로 다른 브랜드 매장끼리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장점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준다는 것이다. 코야마 파킹에서 마시카의 음식을 먹어 보고 방문오거나 반대의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콜라보 매장은 직원의 업무 부담도 감소시켜준다. “코야마 파킹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4명이다. 만약 두 사람이 일하게 될 경우 메뉴를 절반으로 줄여도 마시카에서 보완해주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된다.” 최근 젊은 직원들은 돈보다 시간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마시카의 경우 오사카 중앙 주방에서 조리된 것을 후쿠오카점에서 완성만 하면 돼 조리 교육이 거의 필요 없다.
끝으로 두 점주는 “콜라보 매장은 눈으로 보이는 성과 이외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무엇보다 서로 소통하며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 장사를 하다 보면 매장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든데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동료가 있어 든든하다. 바로 옆에 있어 경쟁 매장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한팀이란 마음으로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