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문은 연 ‘로봇 마트’는 1년 넘게 매장을 무인으로 운영해 온 편의점이다.

일본에선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접객 및 판매 업무를 로봇과 디지털 시스템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계산은 셀프로, 접객은 로봇이 하는 편의점
도쿄 니혼바시의 상업 지역에 위치한 ‘로봇 마트’에 들어서면 인간형 로봇 'Pepper (페퍼)'가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매장 내부는 다른 편의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판매하는 제품 수는 200~250개로 인스턴트 식품, 과자, 캔 음료 등이 중심이다.

가격은 100엔, 150엔, 200엔(세금 포함)으로 설정되어있는 상품이 많은 다른 편의점보다 전체적으로 싸다.
계산을 셀프 시스템을 통해서 하면 된다. 계산대에 위치한 모니터 앞에 구입할 제품을 놓으면 옆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상품을 화상 인식하고 모니터에 총 금액을 표시한다.
고객은 금액을 확인하고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 ‘PayPay’나 가상화폐 전용 어플리케이션 ‘로봇 마트 챗’을 이용해 지불하면 된다.

접객을 담당하는 로봇 ‘페퍼’는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 외에 결제 방법이나 상품 정보 안내 등도 돕는다. 접객 로봇 ‘페퍼’뿐만 아니라 전시용 로봇들도 함께 있다.
2주만에 오픈한 편의점 ‘로봇 마트’
로봇 마트를 운영하는 로봇 시큐리티 폴리스는 로봇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 및 시스템 개발 등을 다루는 회사이다. 로봇 마트 담당자인 요시다 쇼헤이는 2018년 파트너 기업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증가하고 있는 무인점포 현장을 눈으로 보게 됐다.
“로봇 시큐리티 폴리스는 이미 로봇 개발 및 모니터링 시스템에 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었다.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일본에서도 무인점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귀국 후 바로 편의점 개점 준비에 착수했다.”

준비를 시작하고 오픈까지는 불과 2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셀프 계산대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별도의 개발 기간이 불필요했다. 시스템의 인식 정확도는 95% 이상이다. 만일의 문제를 대비해 매장 후방에는 직원이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소매업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유통과 물류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거래처를 찾는 것부터 시작했기에 ‘로봇 마트’는 대기업 편의점처럼 모든 상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고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거래처를 개척하면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오픈 1년이 넘은 현재, 평일은 하루 100~200명이 내점하며, 직장인이 출근 전에 들러 다른 가게보다 싼 100엔 페트병 음료 등을 주로 구입한다. 휴일은 손님이 줄어들지만 로봇이 있는 편의점이 신기해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다.

11월부터는 새로운 로봇이 추가돼 총 4대가 매장을 책임지고 있다. 페퍼 외에도 원래 티슈를 뽑아주는 로봇 ‘모스펜군’을 접객용으로 채택하고, 세계에 몇 대 없는 탑승형 로봇을 기간 한정으로 전시해뒀다. 대학이나 전문학교 등의 연구기관 및 기업에 대한 활동도 강화해 점포를 로봇의 테스트 장소로 이용할 계획이다.
로봇 시큐리티 폴리스는 올해 2월부터 사무실에 ‘로봇 마트 미니’의 전개를 시작했다. 사무실에 냉장고와 작은 진열대를 두고 50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다. 현재 약 30개사가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