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모임으로 외식하는 일이 잦아진다. 외식업계에서는 손님들의 발걸음을 잡기 위한 신메뉴들이 잇달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에서 SNS, 음식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트렌드 메뉴 5가지를 정리했다. 독특한 전골요리, 신오오쿠보에서 유행하고 있는 치즈요리 등 이목을 끄는 매장을 소개한다.
유행을 알맞게 접목한 새로운 전골요리 ‘생향신료 전골’
올 가을, 겨울에는 생 향신료를 사용한 전골요리가 유행이다. 향신료가 들어가면서 식욕이 자극되는 요리가 더욱 맛있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피부 미용 효과나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주는 등의 효과도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생향신료란, 건조시키지 않은 향신료를 가리킨다. 지금까지 건향신료로 형태로 사용하던 고추나 후추 등을 ‘날 것 그대로’를 전골에 넣어 먹는다. 향과 맛이 좋아지고 더욱이 다른 재료의 맛도 더욱 끌어 올려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큐슈 요리 전문점인 '큐슈 쿠로다이코 이케부쿠로'에서 맛볼 수 있는 ‘생 향신료 전골’은 통후추와 생 시치미(七味: 고추, 깨, 진피, 삼씨, 양귀비씨, 평지씨, 산초 일곱 가지를 빻아서 섞은 향미료)가 듬뿍 들어가 있다.

또한, 풋 고추장과 유자후추로 맛에 포인트를 주어 향이 풍부한 요리이다. 채소와 고기는 어디까지나 조연일 뿐이고, 매운맛과 감칠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국물을 메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마치 고기 타워를 연상케 하는 29겹의 고기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하얗고 푹신푹신한 ‘카마쿠라 오뎅전골’
닭요리 전문점인 ‘토리후쿠’에서 먹어볼 수 있는 하얗고 푹신푹신한 ‘카마쿠라 오뎅전골’은 냄비 위로 하얀 식재료가 풍성하게 올라와 있는 신기한 생김새의 전골이다. ‘토리후쿠’는 부드럽고 육즙이 많은 이바라키현산 ‘츠쿠바도리(닭)’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 닭요리 전문점이다.

하얗고 풍성하게 올라와 있는 재료의 정체는 바로 간 마와 달걀흰자이다. 고객의 눈앞에서 냄비에 불을 붙이면, 음식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 둥글게 부푼 것을 걷어내면 10종류의 오뎅이 나타난다.

토리후쿠의 명물인 닭으로 우린 육수를 베이스로 한 국물에 다양한 형태의 오뎅을 맛볼 수 있다. 맛은 물론 독특한 비주얼과 연출로 인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닭고기 튀김과 걸쭉한 치즈 전골이 함께한 ‘악마 전골’
일본에서 인터넷과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면서 편의점에서도 출시되는 등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일명 ‘악마의 레시피’가 있다. 이 레시피가 2019년 겨울 ‘악마전골’로 탄생했다.

악마의 레시피란 몸에 좋은 건강식은 아니기 때문에 선뜻 먹기에 꺼려질 수도 있지만,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 조리법을 뜻한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KIRIN사에서 판매하는 칠레산 와인 ‘Casillero del Diablo’을 홍보하며 그와 어울리는 요리를 악마의 레시피라고 일컫기 시작했다. 해당 레시피를 인터넷에 올린 것이 화제가 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악마전골’ 역시 토리후쿠에서 맛볼 수 있다. 토마토를 베이스로 한 진한 국물에 튀김옷을 입힌 ‘악마의 닭고기 튀김’ 500g이 가득 담겨 있다. 코코아 맛의 ‘악마볼’을 담그면 국물 색이 검게 변하고, 우유버터 맛의 천사볼을 넣으면 하얗게 국물색이 바뀐다.
먹기 직전에 걸쭉한 치즈를 듬뿍 넣어서 음식의 외관도 화려해지고 맛도 짙어진다.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추운 날씨 걸쭉한 치즈와 닭튀김을 전골을 끓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한국 치킨이 만들어낸 ‘UFO치킨 퐁듀’ 열풍
치즈퐁듀의 진화 버전인 ‘UFO치킨 퐁듀’가 도쿄 신오오쿠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UFO치킨 퐁듀’란 치킨을 치즈퐁듀에 찍어 먹는 요리로 따끈따끈한 치즈를 치킨에 돌돌 말아서 먹는 요리다.

‘UFO치킨 퐁듀’ 붐을 일으킨 매장은 우리나라의 치킨 브랜드 굽네치킨 신오오쿠보점이다. 치킨 10가지 종류 2가지를 선택할 수 있고, 구운 치킨을 사용해 너무 기름지지 않아 녹여 찍어 먹는 치즈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오리지널 맛과 강한 매운 맛으로 화제인 ‘볼케이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1인분에 닭다리 8조각이 나온다. 원형 철판에 슈레드치즈가 가열되어 녹으면 취향대로 치킨과 함께 먹으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치즈가 응고되고 기름이 분리돼 가능한 빨리 먹는 편이 좋다.

치킨을 치즈에 찍어서 먹는 모습이 인스타에서 화제가 되며, 지금 신오오쿠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보통 1~2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10~20대 여성 고객에 특히 선호도가 높다.
야생 멧돼지 고기로 만든 ‘지비에오뎅’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면 일본은 수렵활동이 가능해져 겨울까지 잡은 야생동물인 지비에(수렵육)가 제철을 맞는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선 2019년은 돼지가 아닌 멧돼지해라 부른다. 멧돼지 요리를 파는 음식점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나가노 현에 있는 리조트 온천 여관인 ‘호시노야 카루이자와’에서는 11월 18일부터 내년 3월까지 저녁 메뉴로 ‘지비에오뎅’을 추가한다. 멧돼지 고기를 이틀간 푹 고아서 맛이 깊이 새겨 들게 했고, 꿩과 메추리는 통째로 오뎅 전골에 넣는 등 지비에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 닭으로 우려낸 육수에는 사슴의 허벅다리로 만든 완자, 적된장, 야채 등을 넣는다. 마무리로는 시카부시(사슴고기로 만든 것으로 가다랑어로 만든 가츠오부시처럼 포를 떠서 먹는다)를 더해 재료의 맛을 돋보이게 마무리했다.
파가 들어간 소스, 유자후추, 산초, 간즈리(매운 맛을 내는 일본의 조미료), 시치미, 일본식 겨자 이렇게 6종류의 양념을 오뎅에 찍어서 먹는다.
‘지비에’는 추운 겨울 신슈(信州,나가노현의 다른 이름)에서 즐길 수 있는 식문화이다. 매년 신슈에서는 11월 15일에 수렵이 풀리기 때문에 겨울에 신선한 지비에가 유통되는 제철의 시기. 호시노야 카루이자와에서는 신슈의 식문화를 접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겨울 한정으로 식사메뉴로 ‘지비에 오뎅’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