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일과 육아 병행이 어려워 회사를 그만두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하는 경우는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일본에서 이탈리안풍 외식브랜드 ‘리.카리카(Ri.carica)’를 전개하는 주식회사 타밧키(タバッキ)가 이러한 기업문화를 바꾸고자 직원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실험점포 리.카리카 4호점을 도쿄 가쿠게이대학 주택가에 지난 11월 1일 새롭게 선보였다.

‘음식점·사무실·연구소’ 3가지 운영하는 매장
타밧키 기업은 올해로 창업한지 8년째를 맞으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출산 후 어린 자녀를 키우거나 건강이 나빠지며 더 이상 술을 마시지 못하는 직원도 생겼다. 이탈리안 식당 특성상 업무로 와인 시음이 필요한데 진행이 어려워 진 것이다.

외식업에서 고객은 크게 내부·외부고객 둘로 나뉜다. 외부고객은 우리가 아는 매장을 찾은 손님을 가리키며 내부고객은 직원·종업원을 뜻한다. 타밧키의 츠츠미 료스케 대표이사는 “기업은 항상 도전을 맞이하며 상황에 따른 적절한 변화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며 변화된 직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매장 운영을 고민했고, 일과 가정·개인의 삶이 양립할 수 있는 매장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리.카리카 4호점은 그동안 출점한 매장과 달리 아침, 점심에도 운영하는 컨셉이다. 육아를 위해 일찍 귀가가 필요한 직원들은 오후까지만 근무하고 퇴근이 가능하다. 또한 백오피스 사무 작업 포지션을 만들어 행정업무를 하는 사무실로도 쓰인다.

오후 2시 반부터 6시까지는 문을 닫고 메뉴 연구소로 운영된다. 각 지점의 요리사가 한자리에 모여 요리 맛 품평, 고객 반응 등 의견을 교환하며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정기적으로 모여서 회의를 하니 혼자 메뉴를 개발하는 것보다 효율이 좋고 음식 품질을 높일 수 있다.
건강 테마로 아침에는 죽, 점심에는 카레 메뉴도입
이곳에서는 영업 시간대에 따라 판매하는 메뉴가 바뀐다. 아침 9시부 터 11시 반까지는 ‘당신의 건강을 지키는 아침 죽’ 단일 메뉴를 판매한다. 토치기현의 농가와 계약을 맺어 현미를 공급받는다. 죽에는 얇게 썬 햄과 10종류의 발효식품 반찬이 곁들여진다. 식후에는 고베의 홍자 전문점 ‘우프’의 로이보스티가 제공된다.

낮 12시부터 14시 반까지는 ‘발효 향신료 카레’로 점심 장사를 시작한다. 건강을 테마로 인도, 네팔, 중국, 일본, 이탈리아 등 다국적 발효 음식을 결합했다. 치즈, 아차르(동남아시아 절임음식), 낫토, 요구르트를 사용해 카레 베이스를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정상 영업이 어려워지자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공을 들여 개발한 메뉴다.

저녁 18시부터는 리.카리카의 기존 매장처럼 자연파 와인을 주력으로 한 바(Bar)로 운영한다. 8종의 와인이 준비돼 있고 무알콜 수제 진저, 이탈리아 리큐어로 만든 ‘레드 토닉’, 홍차, 커피, 아마자케 등 다양한 주류를 체험해볼 수 있다.
또한, 매장의 한 켠에 공간을 마련해 지역 특산물을 판매한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와 조금이라도 상생을 하기 위함이다. 판매하는 조미료, 가공식품, 야채는 모두 실제 매장에서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재료다.
츠츠미 료스케 대표는 “리.카리카 4호점은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며 만든 매장이다. 점포를 3개로 늘리며 사무작업, 메뉴 개발을 위한 공간이 필요했다. 여기에 직원의 라이프스타일 고려하며 아침, 점심장사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주택가에 위치한 30평 규모의 작은 매장이지만 앞으로 브랜드 비전을 실현 시키기위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