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와 미용실의 동거, 김밥집에서 맛보는 멕시코 전통음식인 ‘부리또’.
두 가지 이상의 업종이 결합한 복합매장 전략이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에서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한 지붕 다브랜드’를 통해 높은 집객 효과와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면서 만족도를 높이고 잠재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점’에 ‘강점’을 더한 콜라보 전략이 경기불황의 타개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의 조합으로 고객 만족도를 올리고 있는 매장들이 화제다.
30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외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경기불황이 이어지고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하나의 아이템만으로 승부하기가 힘든 시대가 됐다"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복합 매장 형태로 소규모창업 및 소액창업을 통해 매출의 다각화와 수익 안정성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간의 업종을 결합해 큰 반향을 일으킨 곳은 ‘청년다방’이다. 떡볶이와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복합매장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인기메뉴로는 30cm가 넘는 긴 떡볶이 떡에 차돌박이, 통오징어튀김 등 토핑을 올린 ‘차돌박이떡볶이’, ‘통큰오짱떡볶이’가 있다. 직접 떡볶이 떡을 잘라 먹는 방식도 인기요소다. 여기에 16온스(oz) 사이즈의 아메리카노, 크림생맥주부터 과일맥주까지 주류 등을 제공해 일반 분식집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다.
멕시코 대표 먹거리인 부리또가 김밥과 만나 화제가 된 곳도 있다.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 ‘정성만김밥’은 타코전문점에서나 먹을 법한 고품질의 부리또와 웰빙김밥이라는 컨셉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주 고객층인 학생층과 여성들을 위해 메뉴 폭을 확대한 것인데 대게 분식류와 국수류 등 한식에서 찾지 않고 전혀 ‘부리또’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김밥집 안에 넣었다.
판매하고 있는 부리또 종류도 다양하다. 오메가3 등 영양소가 가득한 신선한 생연어가 들어간 ‘생연어부리또’를 비롯해 ‘소불고기부리또’, ‘새우튀김부리또’, ‘매콤불닭부리또’, ‘베이컨부리또’ 등이 있다.
생과일 주스 브랜드 쥬씨는 올해부터 밀크티 전문점 차얌과 결합한 매장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이 매장에선 주스 뿐만 아니라 커피·밀크티와 함께 특색 있는 디저트를 제공한다.
이는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를 높여 가맹점 매출 상승을 꾀하기 위함이다. 여름 계절메뉴인 주스를 보완하고자 비수기인 겨울철 매출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쥬씨에서 선보인 차얌은 숍인숍 형태로 입점, 900원이라는 가격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10월 첫 직영점인 고대점을 오픈한 이래 숙대입구점 등 총 60여개 가맹점이 지난 7월 말까지 오픈했다.
본아이에프는 가맹점 매출 안정화를 위해 죽과 비빔밥 메뉴를 한 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 본죽&비빔밥 카페를 론칭했다. 본죽의 인기메뉴인 전복죽, 쇠고기죽과 함께 비빔밥을 즐길 수 있는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십여년간 본죽을 운영해온 본아이에프의 성공 노하우를 고스란히 담았다. 본죽&비빔밥 카페는 현재 매장 수는 306개다. 특히 이곳은 단일 점포와 비교해도 매출과 객단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획일성’ 탈피, 다양한 형태 매장 화제
종합외식기업 놀부는 보쌈이나 족발, 부대찌개 매장을 같이 운영하는 곳이 많다.
놀부는 흥부찜닭과 삼겹본능 등 다양한 메뉴를 한 매장에서 맛볼 수 있는 복합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매장 가운데 30%이 복합매장이다. 점포 가동률을 높여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꼽힌다.
수십 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인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도 일부 매장에 숍인숍 방식으로 빽다방을 입점했다. 매장에서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찾는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서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뿐 아니라 이미 한 지붕 두 가족 모델이 확산된 지 오래다.
롯데슈퍼도 지난해 경기도 시흥점을 H&B스토어 롭스를 일부 숍인숍 형태로 넣은 롯데슈퍼 with 롭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카페당구장, 캔맥당구장으로 불리며 최초로 이색 당구장 컨셉을 선보인 ‘존케이지빌리어즈’도 마찬가지. 당구장 안에 전문 푸드코트를 구성, 맥주와 소주 외에도 칵테일과 보드카를 판매하고 있어 커플을 비롯해 당구를 즐기는 젊은 여성들의 방문비율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매장은 집객 효과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원스톱 쇼핑 혜택을 제공해 재방문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다양한 브랜드를 이용해 빠르게 변하는 쇼핑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어 앞으로 복합매장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