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행의 중심지 도쿄 시부야에서 사과주가 수제맥주에 이은 차세대 주류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과주는 기후 영향으로 포도 재배가 어려운 칼바도스, 망슈 등 프랑스 북서부 지역과 영국에서 주로 생산·소비돼 왔다.

지난 3월 시부야에 사과주 전문점 사이다노트(Cidernaut)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다케다 히카리 사장은 영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현지 술집에서 맛본 사과주에 반해 창업을 결심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국 술집에서 맛본 ‘사과주’에 반하다
IT 계열 회사에서 근무하던 다케다 사장은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31살은 젊은 나이에 무작정 영국으로 떠났다. 이곳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약 6년간 머무르며 현지 식문화를 다양하게 접하게 됐다. 혼자서 즐겨 마셨던 술이 바로 ‘사과주’였다.

“맥주의 쓴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우연히 유학 중에 동네 술집에 들렸더니 사이더(Cider)라는 사과주를 팔고 있었다. 적당한 단맛이 있어 마시기 편하면서 맥주만큼 배가 차지도 않았다. 일본의 레몬사와처럼 가볍게 마시기 좋은 술이었다. 수제 사과주를 만드는 전문점이 있으면 분명 통할 거라 생각했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온 다케다 사장은 본격적으로 수제 사과주 매장 준비에 들어갔다. 영국에서 알고 지내던 친구를 섭외해 함께 사과주 연구에 들어갔다. 사이다노트에선 미국, 영국은 물론 일본산 사과주도 찾아볼 수 있다.
품종 따라 다채로운 맛 나는 ‘사과주’
사과주는 사과의 품종에 따라 다채로운 맛이 난다. 드라이, 미디엄, 스위트로 맛을 분류하고, 다른 재료를 혼합하면 자신만의 사과주를 만들 수도 있다. 빨강, 주황, 노랑 등 풍부한 빛깔을 내는 것도 사과주의 매력 중 하나다.
“사이다노트에서는 영국산 3종 미국산 4종, 일본산 1종 사과주가 준비돼 있다. 일본산 사과주의 경우 나가노에 위치한 카네시게 농장에서 제조한다. 수확 과정에서 약간의 상처를 입어 상품 가치가 떨어진 사과를 이용하기 때문에 지역 농가 소득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인기 제품인 로스트 트로픽(Lost Tropic)은 미국 뉴욕의 그래프트사의 대표 사과주로 홉을 첨가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오렌지와 자몽을 추가해 단맛, 쓴맛, 신맛이 섞여 오묘한 맛을 만들어 낸다.
이외에도 루바브를 사용한 영국산 사과주 ‘Roisie's Pig’, 오이과 히비스커스를 첨가한 ‘Cucumber Hibiscus’ 등이 젊은 층이 선호하는 메뉴다. 아직 사과주를 처음 접하는 손님들이 많아 무료 시음 서비스를 통해 친숙하게 다가가려 한다.
사과주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는 ‘훈제 연어&크림치즈’, ‘탄두리 치킨’, ‘버팔로 윙’, ‘그린 샐러드’, ‘생햄&사과 크림치즈’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앞으로는 혼술, 젊은 여성 고객들을 위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신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매장 외관은 시부야를 찾는 관광객에 눈에 잘 띄도록 시원한 파랑색으로 디자인했다. 내부는 바 테이블이 있는 전통적인 펍 느낌이 난다. 약 16평 규모에 좌석은 총 35석이다.
일본 ‘사과주’ 붐의 중심이 되는 것이 목표
다케다 사장은 “수제 맥주 다음으로 수제 사과주로 주류 트렌드가 넘어갈 것이라 확신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수제 맥주에 이어 사과주로 주류 소비자들의 관심이 넘어갔다. 시부야에 출점한 것도 사과주를 전파시키기에 가장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수제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은 새로움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사과주는 맥주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에 분명 시장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할 있을 거라 본다. 7월에 미국과 호주에서 7개가지 신규 사과주 들여와 메뉴에 추가할 계획이다. 매장이 자리 잡으면 일본산 사과를 이용해 다양한 사과주를 개발하고 싶다. 앞으로 다가올 사과주 붐의 선두 역할을 하는 매장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