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음료 시장을 휩쓴 건 단연 대만에서 건너온 '흑당 버블티'였다.
지난 3월 홍대에 ‘타이거슈가’가 홍대에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독특한 비주얼과 강한 단맛으로 SNS에서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30분 이상 줄을 서는 건 물론 흑당 음료가 없던 카페브랜드까지 잇따라 유사한 메뉴를 출시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흑당버블티 인기를 뒤를 이를 음료는 무엇일까?
홍콩, 대만, 일본에서는 흑당밀크티 붐이 이미 한차례 지나가고 크림치즈티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치즈가 다소 짤 수 있지만 차와 섞인 단맛과 함께 오묘한 맛을 낸다.
흑당버블티는 단맛에 특화된 메뉴라면 치즈티는 어떤 종류의 치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맛을 낼 수 있어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공략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건너온 치즈를 끼얹는 ‘Cheese Cheers Cafe’
일본 시부야, 에비스, 쿄토 등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Cheese Cheers Cafe(CCC)는 다양한 종류의 치즈티를 선보인다. CCC는 세계 각국에서 들여온 치즈를 취급하는 전문점으로 알프스 산장에서 들여온 치즈, 프랑스산 라클렛트 치즈 등 총 5종류 치즈를 음료 위에다 듬뿍 얹는다. 입안에서 녹는 부드러운 치즈와 쫀득쫀득한 타피오카가 섞이며 풍부한 식감을 자랑한다.
‘신의 치즈 티’라 불리는 ‘마치마치’
올해 6월 하라주쿠 라포레에 오픈한 마치마치는 ‘신의 치즈 티’라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한잔 씩 정성스럽게 추출한 대만 차를 짜고 진한 치즈 크림과 섞었다. 대만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의 중심부인 피카딜리 서커서스에도 출점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자스민 차, 홍차, 사계절 봄차 등 대만 차를 베이스로 약 20종류의 치즈 토핑를 추가할 수 있다. 토핑을 자유롭게 섞어 자신만의 음료를 만들 수 있어 10~20대 젊은 층에 특히 인기를 끈다. 또한, 저당, 보통, 달콤한 맛 3단계로 선택 가능해 자유도가 높은 치즈 티다.
중국 10대 명차 ‘철관음’으로 만든 치즈티 ‘Cheese Square’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Cheese Square’는 중국 명차인 ‘철관음’으로 만든 치즈티를 선보인다. 철관음은 중국의 푸젠성 안시현에서 생산되는 우롱차의 한 품종이다. 용정차 벽라준, 모봉차, 백호은침, 동정오룡 등과 함께 중국의 10대 명차로 꼽힌다.
달콤한 과일 향과 은은하며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인 철관음에 치즈를 듬뿍 올렸다. 다른 음료에는 느끼지 못한 풍부한 풍미를 낸다. 토핑으로 쓰는 치즈는 생크림과 소금을 혼합해 엄선한 이탈리아 산 마스카르포네 치즈를 사용한다. 이곳에선 치즈 티와 함께 이탈리안 치즈로 만든 양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흑당 버블티의 인기를 주도했던 홍콩, 대만 역시 최근에는 크림치즈티 매장으로 손님이 몰리며 유행으로 바뀌었음을 엿볼 수 있다. 중국차, 과일차를 활용한 크림치즈티를 판매하는 ‘차롱’, 중국에서 티 열풍을 일으키고 지난 7월 연남동에 문은 연 ‘히레티’, 크림치즈티의 원조인 ‘헤이티’ 등이 있다.
크림치즈와 우유, 소금으로 만든 치즈크림 거품을 음료 위에 얹어 SNS에 찍어서 올리기에 손색없는 비주얼과 단짠이 어우러진 맛으로 차세대 음료 시장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