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키워드]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

식품 쓰레기, 버릴 것이냐, 되살릴 것이냐. 지구에서 연간 폐기되는 식량이 13억 톤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푸드 업사이클링은 하나의 선택지를 넘어 세계인의 숙제가 되었다.

 

상품 가치가 낮거나 부산물이어서 버려지는 폐기물을 상품화하는 업사이클링 공정은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모두가 잠든 새벽, 골목 곳곳에 쌓인 쓰레기봉투 더미를 본 적이 있는가. 코로나19 이후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이 주요 화두로 자리 잡은 가운데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쓰레기와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13억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며, 생산되는 식품의 1/3이 소비자의 식탁에 닿지 못한 채 버려진다.

 

이 같은 식품 폐기물은 온실가스와 폐수를 발생시키는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다. 폐기물에 대한 고민은 최근의 문제가 아니다. 유엔이 2015년 국제 사회 공동 추진 목표로 발표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도 ‘2030년까지 전 세계 1인당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생산과 공급 과정에서 식량 손실을 줄인다’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6년이 지난 지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업사이클링의 형태가 점점 다양화·고도화되는 추세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가 2022년 식품 트렌드로 ‘재정의된 업사이클링’을 제시하며 한때 쓰레기로 여겨지던 원료가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고 있다고 설명했고, SFA 역시 지속되는 트렌드로 ‘업사이클링의 혁신’을 언급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의 업사이클링 푸드 인증 마크가 출범하기도 했다. 환경 단체 ‘업사이클 푸드 연합(Upcycled Food Association)’의 활동으로, 중량 기준 10% 이상의 업사이클 성분을 포함한 식품에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가 2022년 식품 트렌드로 ‘재정의된 업사이클링’을 제시하며 한때 쓰레기로 여겨지던 원료가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고 있다고 설명했고, SFA 역시 지속되는 트렌드로 ‘업사이클링의 혁신’을 언급했다.

 

‘못난이 농산물’ 되살리기

 

식품을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시키는 푸드 업사이클링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는 가판대에 오르지 못한 채 폐기되는 작물을 활용하는 것, 또 하나는 식품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이 무용하게 버려지는 원재료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면, 두 번째는 식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총량을 감소시키려는 시도다.

 

 

먼저 상품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일명 ‘못난이 농산물’은 식품과 비식품으로 나뉘어 활용된다.

식품으로 재탄생하는 경우, 요리를 비롯해 음료와 주류, 소스, 밀키트, 간식 등 제품군이 다양하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신생 양조장 ‘투 라쿤스 와이너리(Two Raccoons Winery)’는 슈퍼마켓에서 버려진 과일과 채소로 지난해 1만 병의 와인을 양조했고, 일본 도쿄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아르마니 리스토란테(Armani Ristorante)>는 푸드 리퍼브 기업 ‘푸드 로스 뱅크’와 협력해 일본 전역의 B급 농수산물로 코스 메뉴를 선보였다.

 

 

국내 사례도 눈에 띈다.

‘울퉁불퉁 팩토리’는 처트니, 피클 등 못난이 채소로 저장식품을, 반려동물 간식 브랜드 ‘로렌츠’는 못난이 고구마와 딸기로 반려견의 껌과 스틱을 만들고 있다.

또한 가천대학교의 한 동아리에서는 ‘프룻프룻’이라는 이름으로 못난이 농산물 채식 육개장 밀키트를 개발해 성공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마쳤다.

비식품의 경우 제주 파치 감귤로 친환경 세제, 비누 등을 생산하는 ‘코코리 제주’와 못난이 농산물로 샴푸, 선블록 등을 개발한 ‘어글리시크’ 등 업사이클링을 내세운 전문 브랜드가 등장해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2020년 말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제로웨이스트 바 <제스트>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일회용품과 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칵테일에 사용한 과일과 버터를 다시금 쿠키나 피클, 가니시 등으로 활용해 업사이클링을 실천 중이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못난이 농산물 판매 플랫폼이 성행하고 있다. ‘어글리어스’는 2020년 10월 최초로 못난이 채소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해 사업을 확장 중이고, 최근에는 AI 기반으로 맞춤형 농산물 박스를 제공하는 ‘예스어스’가 등장했다.

 

부산물의 놀라운 변신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은 한층 고도화된 기술을 요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부산물 원재료는 유제품 제조 시 발생하는 유청. 미국 식재료 도매 기업 ‘그랜드(Grande) CIG’는 “유청은 치즈 제조 과정에서 폐기되었지만 이제 영양가 있는 식품으로 재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팜투테이블 레스토랑 <블루 힐 앳 스톤 반스> 출신의 애덤 카예(Adam Kaye) 셰프 형제는 업사이클링 식품 전문 스타트업 ‘스페어 푸드Spare Food’를 설립해 유청을 활용한 스파클링 음료를 출시했다. 또 다른 단백질원인 콩 역시 중요한 재료다.

 

네덜란드의 식물성 식품 기업 ‘스하우턴(Schouten)’은 자사의 템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콩 부산물로 대체육을 제조했고, 싱가포르의 ‘소이너지(Soynergy)’는 두부 및 두유 부산물로 프로바이오틱스 음료를 개발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탈리아의 스타 셰프 마시모 보투라(Massimo Bottura)는 푸드 업사이클링의 앰버서더를 자처하고 나섰다. 온라인 푸드 매거진 「파인 다이닝 러버스」에서 ‘왜 버리는가Why waste’라는 영상 시리즈를 통해 채소, 생선, 육류, 유제품의 자투리 활용법과 재료 보관법을 공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해외를 중심으로 일어났지만 최근 국내에도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2019년 설립된 ‘리하베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식혜 제조 시 발생하는 보리 부산물로 곡물 가루를 개발한 이후 2020년 오비맥주와 업무 협약을 맺어 맥주박 업사이클링에 나섰다.

‘리하베스트’는 향후 보리 외에 콩, 쌀 등의 부산물을 가루로 제품화할 예정이며, 대체유 출시 계획도 밝혔다. 이제 막 시동을 건 국내 업사이클링 식품 시장의 확대를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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