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한국의 빨간 맛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연일 상승 중이다. 한국 매운 음식의 연이은 성공에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외식기업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은 K-Pop과 쌀딩크라 불리는 박항서 축구 감독의 인기 등으로 한류 열풍이 강한 국가이다.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호감도 상승하며 다양한 한식당 및 한국 외식기업 프랜차이즈가 생기고 있다.
떡볶이, 김밥, 라면, 짜장면, 삼겹살, 김치 등과 같은 우리나라 대중 음식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베트남 내에서 한국의 ‘매운맛’ 열풍은 뜨겁다. 베트남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의 ‘K-빨간 맛’을 정리했다.
K-빨간 맛의 시작 ‘사신(sasin)’
‘빨간 맛’ 인기는 한 베트남 요식업 브랜드에서 판매한 한국식 매운 라면부터 출발했다.
사신(Sasin)은 베트남의 요식업 브랜드로 2016년부터 호찌민시에서 영업을 시작, 현재 호찌민시를 비롯한 하노이, 다낭, 훼, 냐짱, 붕따우 등 다양한 지역에 총 46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가게 이름인 사신(Sasin)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중 하나인 '캐롤라이나 리퍼(Carolina Reaper)의 '리퍼' 부분을 한글로 표현한 것이다. 대표 메뉴는 매운맛의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한국식 라면 'Mi Cay'이다.
'Mi Cay'는 베트남어로 '매운 라면'이라는 뜻으로, 사신은 한국식 라면을 사용해 한국식 라면 조리 방식을 따르고 있다. 맛 자체는 한국 사람에게 익숙한 매운 라면 맛이 아닌,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춰 매운맛, 단맛 및 신맛이 복합적으로 난다.
기본적인 메뉴는 한국의 매운 라면이지만 사용되는 재료는 징거미새우, 생선, 해산물, 소고기 등 매우 다양하다. 한국식 매운 라면 전문점답게 김치를 사용한 라면 종류가 많으며 가장 순한 맛은 0단계, 가장 매운맛은 7단계이다.
가격대는 4만2000~7만9000동(한화 약 2000원~3900원) 선으로 저렴하며, 라면 외에도 김밥, 타코야키 등 사이드메뉴를 판매한다.
한국 매운맛의 정점 ‘불닭볶음면’
가장 인기를 끈 한국의 매운맛은 단연 ‘불닭볶음면’을 꼽을 수 있다. 2017년을 기점으로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가 주목을 받았다.
실제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베트남 유튜버들의 ‘불닭볶음면’ 먹방 반응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올리고 있다. 한동안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 활동 확산 등으로 국내외에서 인기상품이 됐다.
불닭 시리즈는 현재 베트남을 포함해 76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삼양식품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은 18억 개를 넘겼다.
2012년 4월 출시 후 불닭 시리즈는 다양한 제품라인을 통해 인기를 꾸준히 이어나갔다. 베트남 사람들은 불닭 시리즈를 김이나 김치와 같이 먹기도 하며 매운 소스와 면의 단맛이 섞인 복합적인 맛을 선호한다.
베트남 내에선 기본 불닭볶음면을 포함한 까르보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커리불닭볶음면, 아이스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등 다양한 불닭 시리즈를 판매한다. 가격대는 라면의 경우 2만5000~3만 동(한화 약 1,200~1,500원)/불닭 소스의 경우 약 10만 동(약 5,000원)에 판매된다.
뷔페처럼 즐기는 떡볶이 프랜차이즈 인기
올해는 한국 매운맛 중 떡볶이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가맹점 190여 점을 운영하고 떡볶이 무한리필 프랜차이즈로 알려진 ‘두끼’가 베트남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두끼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베트남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한국 떡볶이의 유행이 조짐이 보였다. 베트남 내 한식당 및 현지식당 등에서도 떡볶이를 판매하고 있었고 길거리에서도 간식처럼 떡볶이를 판매하는 곳 늘어나는 추세였다.
두끼의 특징은 샐러드바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떡과 소스, 치킨, 만두 등 각종 튀김류와 볶음밥 재료 등이 있다는 것이다. 떡볶이가 메인이지만 여러 가지 음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가족 행사, 단체 회식 장소로도 인기다.
2018년 11월에 호찌민시 떤빈군 롯데마트에 1호점을 열고 2개월 뒤에 호찌민시 빈탄군에 첫 번째 직영점을 오픈했다. 현재 33호점까지 입점이 예정된 상황이다.
두끼는 한인타운이 위치한 곳이 아닌 베트남 현지인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공략했다. 베트남 사람들의 평균 외식 비용은 1인 기준 5천 원에서 1만 원대이다. 두끼는 1인 13만 9,000동(약 7천 원) 정도로 가성비 좋은 뷔페로 평가받고 있다.
뷔페 이용 시간은 90분이며 음식을 과하게 남길 경우 환경비 4만 동(약 2천 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떡, 어묵, 면, 소시지, 야채 등 100% 한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걸로 유명하다.
메인 메뉴인 떡볶이 또한 한국의 대중적인 매콤한 떡볶이만이 아닌 크림, 짜장, 로제 등 다양한 맛을 준비해 폭넓은 연령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고객이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즉석떡볶이를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 두끼 측은 즉석떡볶이가 생소한 고객들을 위한 소스 황금비율 안내 등도 마련해두고 있다.
베트남에 있는 일부 뷔페에서는 음료값을 따로 계산하나 두끼는 음료 역시 무제한이라는 점에서 현지인의 호감을 얻었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한류의 영향으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한국 문화, 음식을 체험하고 싶은 수요가 크다. 이에 과포화된 한국을 떠나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외식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진출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에선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인기인 떡볶이 브랜드가 베트남에선 현지화 실패로 매장에 손님이 없어 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베트남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인들의 소비패턴, 식습관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