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집밥으로 외식 트렌드가 변화하며 성장한 것이 조미료 시장이다.
일본 역시 장기간 이어진 불경기로 인한 위축된 소비성향이 지금까지 계속되며 조미료 시장 확대됐다.
일본은 조미료 사용·보관법 등을 확인하는 ‘조미료 검정’이라는 자격제도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조미료를 요리에 사용한다. 현재 일본은 소스의 품질을 높여 조리 절차를 단축 시키는 조미료 제품이 인기다.
집에서 먹는 습관이 소비에 영향 미쳐
일본의 조미료류 시장규모는 ‘17년도(2017.4-2018.3) 대비 0.47% 증가한 1조 2,649억엔을 기록했다. 14년도 이후부터 조미료 시장규모는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리서치 회사인 야노경제연구소는 그 요인으로 ’집에서 간단하게 쓸 수 있고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조미료 등장,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 해결’ 등을 꼽았다.
기존에 히트한 조미료 상품을 살펴보면 포장 용기를 바꾸어 제품의 편리성을 향상시킨 상품, 소스의 개념을 바꾼 상품 등 소비자의 불편함을 개선한 상품이 히트를 쳤다.
특히 세계금융위기 후 경기 침체기에 가계의 외식소비가 급감했고, 가정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방향으로 식문화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관련 조미료 상품들이 다수 출시됐다.
소비자의 니즈 채워 인기를 끈 조미료
조미료는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보관기술이 중요하다. 간장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산화방지용기를 개발하여 히트한 생간장이 있다. 2009년 간장 업체인 Yamasa와 고성능 용기 제조업체인 Yushin이 공동 개발한 PID(Pouch in dispenser)를 사용한 제품이다. 용기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상온에서도 180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색상 변화도 거의 없다. Yamasa 간장은 발매 이후 6개월 만에 10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밥에 뿌려먹는 매운 소스로 이기를 끈 상품도 있다. Momoya사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자극적이고 눈에 띄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반찬같은 소스를 출시했다. 주로 만두를 먹을 때 사용하는 고추기름에 튀긴 마늘・양파를 넣어 씹는 맛을 추가했으며, 2009년에 발매해 현재도 판매되고 있다. 일본의 밥도둑이라 불릴 정도로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들도 즐겨 찾는 소스이다.
하우스 식품이 2012년에 출시한 젤리형 소스는 사용 편의를 향상시켜 소비자의 니즈를 해소한 조미료이다. 드레싱을 젤리 형태로 바꾸어 사용 시에 양 조절이 쉽고 음식을 예쁘게 꾸밀 수 있다. 판매 1년 만에 매출액 8억 엔을 올리며 경쟁 타사들이 유사품을 출시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미료 시장을 이끌 간편성, One Rank Upgrade
일본 TV도쿄의 인기 비즈니스 프로그램인 'World Business Satelite'는 2019년에 히트할 신감각 조미료를 발표했다. 새로운 맛보다는 기존에 있는 조미료의 용도, 사용방법을 다양화하고 내용물을 업그레이드 한 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House Foods사의 카레 파우더는 올해 2월에 발매한 후 연간 판매목표를 2개월 만에 달성했다. 편식하는 어린이들도 카레 맛은 좋아할 정도 일본인의 카레 사랑은 각별하다. 자녀를 가진 직원들이 개발에 참여했다. 야채 볶음이나 제육복음 등 다양하게 사용 가능해 가정주부의 고민을 해소한 조미료이다. 진열하면 금방 재고가 없어질 정도로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끈다.
Bourbon사의는 요리의 편리함을 극대화한 시트타입 드레싱을 개발했다. 바질+마요네즈 맛, 참치+마요네즈 맛 두 종류가 있다. 슬라이스 치즈같이 샌드위치에 넣거나 신선한 야채와 같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소스를 흘리지 않고 조리할 수 있다있어 여행이나 나들이 갔을 때 유용하게 쓰이는 제품으로 젊은 층에게 호평을 받는다.
Fundodai사는 특수기술로 투명한 간장을 만들었다. 투명간장은 요리 시에 식재료의 색상을 살릴 수가 있다는 장점이 크다. 옷에 묻어도 티가 나지 않아 음식을 잘 흘리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집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부들의 지지를 받으며 발매 5개월 만에 11만 개를 출하했다.
일본 진출하려면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 우선
과거 조미료는 건강보다는 맛을 내기 위해 돕는 인식이 강해 원재료에 대해 소비자들이 깐깐히 보지 않았다. 하지만 먹거리 안정성에 관심이 높은 체크슈머(check consumer)가 증가하며 조미료의 원산지나 식자재 품질을 보고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일본은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겪었기 때문에 소비자는 언제든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빠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주로 가정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성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2차 한류붐(2010년~) 때 한국에서 고추장 소스를 수입한 적이 있으나 집에서 한국요리를 즐기는 소비자가 많지 않아 판매실적이 좋지 않았다. 국산 조미료가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평소에 일본사람이 먹는 요리에도 적용 가능한 맛 개발이 우선 돼야 한다. 또한, 소비자가 이목을 끌 포인트를 만드는 게 좋으며 가정용에 맞는 제품의 용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의 허니머스타드 소스나 불고기소스 등 일본사람이 좋아하는 한국 소스가 있지만 평소에 요리를 할때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따라서 재구매로 이어지는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레시피 전달도 동반되어야 한다. 부가가치 있는 요리를 집에서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조미료, 소스 등은 소비자에게 강하게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