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사이트] 대한민국 약선 요리계의 대모, 부산 정림의 정영숙 대표

30년간 약선음식 연구와 한식 세계화에 힘써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어느 때보다 음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기다. 1990년 봉산 동래구에서 약선요리 전문점 ‘정림’을 시작한 정영숙 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약선 명인’이다. 30년간 음식을 통해 병을 다스린다는 신념을 가지고 약선 요리를 연구해왔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한식협회 초대 공동대표. ‘세계 약선요리 대사부’ 인증, 한국예총의 ‘약선 한식 명인’ 선정, 대한민국전통명장협회 ‘전통약선요리명장’ 수여, 한식요리 100인의 달인 선정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경남 양산에서 무농약 농업으로 과수원을 운영하며 직접 발효장, 효소를 만든 부모님의 모습은 정 대표를 자연스레 약선 요리의 길을 걷게 만들었다. 현재는 바쁜 와중에도 충주위담통합병원을 오가며 환자를 위한 치유식 개발에 힘쓰고 있다.

 

굉장히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고 들었다. 최근 근황은

위담한방병원 재단측으로부터 충주에서 새롭게 통합병원을 개원하며 환자식 개발을 위한 요청을 받았다. 최서형 이사장님이 출간한 책을 읽고, 몇 차례 미팅을 하면서 음식의 가치를 중요시 한다는 것을 알고 흔쾌히 참여하기로 했다.

 

30년간 생명의 가치에 우선 순위를 두고 약선 요리를 해온 저의 삶과도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시간을 내서 부산에서 충주를 오가는 일이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지만 생명의 살리는 일에 동참하는 보람과는 비교할 수 없다.

 

병원 회진 시에도 동행해 환자 개별 상태에 따라 어떤 음식을 줄지 항상 고민하고 연구한다. 장류를 특화시켜 당뇨 환자들이 먹을 수 있는 된장, 위에 좋은 된장 같은 식품도 구상 중에 있다.

 

약선 요리 명인이 되고자 결심한 계기

특별한 계기보다는 자란 환경이 자연스럽게 약선의 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에는 낙동강 물을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수질이 맑았고, 과일은 씻지 않고 먹을 정도로 신선했다. 부모님 덕분에 다양한 약선 음식을 많이 먹어 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사회생활은 음식과는 거리가 먼 은행원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열정만은 그대로였다. 일하는 중간중간 직원들에게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자 행복이었다.

 

그 뒤로 회사를 나와 약선 공부에 매진해 강의를 다니기 시작했다. 강의로는 아쉬움을 느껴 현장을 직접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부산에 약선요리를 중심으로 한 한식당 ‘정림’을 열게 됐다. 단순히 허기진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사람들의 건강과 삶을 위한 생명밥상을 차리는 것이 정림이 추구하는 가치다.

 

 

음식을 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마음가짐이다. 음식 솜씨는 배우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마음씨는 따라할 수 없다. 30년을 함께한 직원들에게도 마음과 음식이 함께 따라가도록 교육한다. 엄마 손은 약손이라 하지 않나. 자신보다 자식을 더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지 못하면 약이 되는 음식이라 할 수 없다.

 

구하기 어렵거나 좋은 식재료를 써서 약선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재료에 가치를 더 담으려고 한다. 항상 직원들에게 ‘귀한 것에 집착하지 말자’고 강조한다.

 

정림에서 선보이는 음식의 특징은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정성이 담겨있는 음식이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된장, 간장, 고추장은 5년 이상 숙성된 것을 사용한다. 또한, 적어도 3년 이상 묵은 산야초 효소, 식초 등 자연 조미료로 맛을 낸다. 시간이 만들어낸 가치는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다.

 

부산, 김해에서 여러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1년에 김치만 8000포기를 담군다.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한국벤처농업대학에 교수로 재직하며 연을 맺은 농가에서 직접 재료를 다 공수받고 있다.

 

3년 이상 묵은 약된장으로 만든 보양효소양념수육, 20여가지의 약재로 달여 오곡조청으로 감미한 버섯모듬강정, 콩으로 만든 고기와 버섯, 채소가 들어간 채식약선 콩불고기 등 수십가지의 약선 요리가 준비돼 있다. 몸이 원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고민하며 메뉴를 개발한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활동도 꾸준히 해왔는데

케이팝 등 한류 문화의 세계로 퍼져나갈 때 한식도 같이 알려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한식은 맛과 문화가 함께 전해져야 한다. 우리 선조의 문화, 지혜가 담긴 음식의 과학적 근거, 왜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음식을 먹는지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존해야 할 것과 보급해야 할 것의 구분이 절실하다. 궁중음식으로는 전시 효과밖에 되지 않는다. 언제까지 과거에 잡혀 있을 것인가 되묻고 싶다. 보존할 껀 보존하고 지금부터 한식 세계화를 위한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뉴욕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인들의 요청으로 건너갔을 때가 기억이 난다. 한국의 맛을 제대로 전해주고자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일주일간 머물기로 했다. 밖에 한 번도 나가지 못할 정도로 밤새도록 저를 놔주지 않았다.

 

그분들의 그러한 열정에 마음이 움직였다. 한식 요리 매뉴얼, 맛, 문화를 전수하며 했던 말이 “저를 두 번 보려고 생각하지 마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임해라”였다. 하나하나 열과 성을 다해서 알려주었고 잘 따라와줬다.

 

원래 일주일만 있을 예정이었지만 모든 것을 후회없이 전달해주고 싶어 결국 보름간 머물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모두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그 정도로 서로가 한식 전수에 진심이었고 정도 많이 들었다.

 

 

비빔밥 행사도 다수 진행한 걸로 알고 있다.

한식 축제하면 빠지지 않는 요리가 비빔밥이다. 여러 가지 재료를 비빈다는 행위에는 이질적이라 여겼던 존재들이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화합의 뜻이 담겨있다. 2011년 중국 심양에서 한중수교 20주년 기념 행사를 할 때 2011명분의 비빔밥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타국이기에 쉽지 않는 도전이었다. 미리 가서 식재료 답사를 하고 부족한 재료들은 한국에서 직접 공수했다. 당시 항공료 비용만 몇백만원을 개인적으로 들였지만 한국을 알리기 위한 일이기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비빔밤을 할때면 항상 나물을 33가지로 준비한다.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33인을 잊지 말자는 의미이다.

 

비빔밥을 담을 대형 그릇은 중국 교포에게 요청해 가로 4.5m 높이 28cm로 제작했다. 그래야 사람이 서서 긴 주걱으로 섞을 때 딱 맞는 높이가 된다. 재료는 항상 넉넉히 준비하는 편이라 그날 총 4천 명이 한국의 비빔밥을 맛봤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찾아와 우리의 전통 문화와 한식을 체험하는 ‘항아리동산’을 만드는 것이다. 음식을 외국으로 가져가서 세계화하려 하지 말고 관광객을 유치해서 장문화를 알리면 새로운 한식 콘텐츠 사업이 될 수 있다.

 

김치, 된장 등이 면역력 증진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 발효음식의 가치에 주목하는 세계인이 늘고 있다. 직접 한국을 찾아와 발효되는 과정, 장맛의 변천사를 들은 후 직접 장을 담그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낯설던 한식의 맛이 그들에게 친근하게 전달될 것이다.

 

맛이라는건 전해지지 않으면 언젠가는 사라진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이루려 하지 않고 내가 떠나도 계속 한식 문화가 계승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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