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맛남] 서울 골목 여행, ‘용리단길’-두번째 이야기

삼각지역부터 신용산역까지 걸어서 20분. 오래된 다세대주택 골목 사이사이를 걷다 보면 수십 년 된 노포부터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해외 음식점들, 이제 막 공사를 끝낸 듯한 신상 다이닝까지 한데 뒤섞인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서울 골목 여행지는 ‘용리단길’이다.

 

 

2003년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결정된 이후 용산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용산의 교통 용이성에 다시금 주목하고 이전한 대기업들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2018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전신 ‘태평양화학’이 처음 자리한 용산에 신사옥을 지으며 돌아오고 2021년 엔터테인먼트 회사 빅히트가 하이브로 개명한 후 용산으로 이전하는 등 이 일대에 직장인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외식 업장들이 늘어났다.

특히 2019년 오픈한 베트남 음식점 <효뜨>를 시작으로 홍콩식 중식당 <꺼거>, 미국 가정식 다이닝 <쌤쌤쌤> 등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식당들이 속속 들어서며 ‘특별한 공간 경험’이 용리단길 상권의 키워드로 부상했다.


가성비와 퀄리티 모두 챙기는 한식 주점

삼각지 주식

 

2018년 오픈한 한식 주점. 김주식 오너 셰프는 인간문화재였던 외할머니와 전통주를 빚던 외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전통 한식 문화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한식 요리사의 길을 걸었다. 웨스틴 조선 부산의 메인 주방, 이종국 요리연구가의 곁에서 한식을 만들다 더 많은 손님에게 접근성 좋은 한식을 선보이고자 연 것이 지금의 <삼각지 주식>이다.

 

 

달달 볶아 감칠맛을 끌어낸 채소와 해산물에 수제비와 투움바 소스를 더해 끓이는 ‘투움바 수제비’, 들기름으로 한식 터치를 더한 ‘누룽지전가복’ 등 20여 개 메뉴는 두 달 단위로 리뉴얼하며 단골에게도 늘 새로움을 안겨준다. 푸근한 전통 한식, 살짝 비튼 새로운 한식을 두루 경험하기 좋다. 솔송주, 우렁이쌀 청주 등 전통주 위주의 주류 리스트 또한 요리와의 페어링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교체한다.

 

  • 삼각지 주식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52길 17-3 지하 1층

정성이라는 재료로 완성한 한국식 샤브샤브

미미옥 신용산점

 

식이요법으로 큰 병을 이겨낸 박재현 대표의 철학은 ‘먹는 게 곧 내가 된다’는 신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 신조를 바탕으로 건강한 미식 경험을 나누고자 한국식 ‘샤브샤브’를 선보인다. 육수는 대파를 검게 그을리는 것부터 시작해 약재와 닭, 소, 버섯을 진하게 고아 완성하는데,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키는 과정에서 맛을 향한 정성이 느껴진다. 풍성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채소 플레이팅은 윤초롱 셰프의 작품이다.

 

 

식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채소가 무르지 않도록 가지런히 세운 아이디어에는 손님을 위한 배려가 담겼다. 구황작물이 포함된 구성은 이곳만의 매력인데, 고구마는 모든 재료를 다 먹은 후 디저트로 데쳐 먹는 걸 권한다. 초록과 빨강의 대비가 눈길을 사로잡는 ‘미나리전’은 시그너처 안주다. 미나리 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식감을 강조하기 위해 튀기듯 부쳐낸다. 외국인 여행객에게도 인기 있는 메뉴다.

 

  • 미미옥 신용산점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5길 2

발효로 모두의 입맛을 포용하다

퍼멘츠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면 꼭 방문해볼 비건 와인 바. 비거니즘 철학을 중심으로 맛과 멋을 겸비한 상차림을 선보인다. 비건 요리의 과제 중 하나는 균형 잡힌 영양소를 담는 것인데, 김도훈 대표와 정지훈 셰프는 ‘발효’의 메커니즘에서 답을 찾았다. 발효 과정을 거치면 유익한 성분이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음식의 풍미가 극대화되는 것.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요리는 ‘발효 버섯 후무스’다.

 

 

단백질이 풍부한 후무스에 콤부차 드레싱과 짭짤하게 간한 송화버섯을 얹고, 통호밀 캉파뉴를 곁들인다. 채식의 편견을 깨는 직관적인 감칠맛으로 비건과 논비건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표 메뉴다. 시그너처 음료인 ‘페페’는 수제 콤부차로, 녹찻잎과 효모만으로 만들어 자극 없는 청량감이 특징이다. 한편, 리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한 패키지, 동물 친화적인 분위기 등 <퍼멘츠>의 모든 노력은 상생이라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 퍼멘츠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7길 22 1층

50년을 이어온 푸근한 인심

대원식당

 

과거 삼각지 시장이 있던 골목엔 오랜 역사를 지닌 노포가 모여 있다. 고등어구이 백반집 <대원 식당>도 그중 하나. 황해도 출신의 86세 이수보 대표가 자식들 먹일 밥을 하는 김에 식당을 운영 하자는 생각으로 1979년 열었다. 현재는 두 아들이 물려받아 각각 주방과 홀을 담당하지만, 이곳의 이름을 알린 고등어구이만큼은 이수보 대표의 친언니, 이수길 이모님이 굽는다. 88세의 나이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식당 앞 연탄불을 40년째 지키고 있는 동네 명물이다.

 

 

어묵볶음, 콩자반, 콩나물무침 등 밑반찬들 가운데 자리한 고등어는 전날 소금에 절여두고 주문 즉시 구워내 반지르르 기름기 흐르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간장을 넣은 달콤한 떡볶이, 요일마다 달라지는 찌개까지 두둑이 먹고 숭늉으로 마무리하면 세상 어느 집밥 부럽지 않다. 취재를 마치고 바삐 떠나려는 기자에게 음료수 하나라도 들려 보내려는 인심에서 자식 챙기는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 대원식당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62나길 16-1

47년 내공을 담은 라면 한 그릇

삼일포순이집

 

삼각지역 11번 출구 코앞에 위치한 가맥집. 빛바랜 커피 자판기가 지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삼일포순이집>은 1978년, 용산역을 오가는 행인들에게 담배와 음료를 팔던 작은 구멍가게였다. 당시 24세던 김제수 사장이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고, 어느덧 47년 차 베테랑 요리사가 되었다. 가게 뒤편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고, 밑반찬에 들어가는 새우젓을 담그는 등 무엇 하나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평범한 집밥 메뉴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손맛과 정감 있는 분위기가 추억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양은 냄비에 달걀 하나 톡 깨 넣고 끓인 매운 ‘라면’은 점심 장사의 효자 메뉴다. 미군 부대가 철수하면서 예전만큼 손님이 많지는 않지만, 단골 어르신과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젊은 손님들을 위해 여전히 새벽 6시면 문을 여는 꾸준함이 긴 세월을 지켜온 비결이다.

 

 

  • 삼일포순이집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198

가족과 함께 꾸려가는 노포의 미래

주사부

 

50년간 웍을 잡은 주쌍락 대표가 운영하는 중식당. 용산에 터를 잡은 지 16년이지만 맛만큼은 오래된 노포에 버금가는 이유다. 화교 1세대인 아버지에게 요리를 배운 주 대표는 70세 넘은 노장이 된 지금까지 가족과 함께 업장을 운영하며 매일 불 앞에 선다.


 

 

청주, 소금으로 간한 새우 속살을 튀겨낸 뒤 새우 껍질로 만든 새우 기름을 활용한 소스와 함께 볶은 ‘깐쇼새우’, 달걀흰자를 섞은 청주에 하루 동안 숙성한 돼지고기를 볶아낸 ‘특밥’ 등 여러 메뉴 중 대표는 단연 ‘탕수육’.

고구마 전분으로 수분을 뺀 뒤 갈아낸 두부, 삶아 으깬 단호박으로 감싸 12시간 숙성한 고기를 튀기고 연근, 피망, 목이버섯, 파프리카 등 각종 채소와 소스를 넣고 달달 볶아 낸다. 기본에 충실한 맛 덕에 혹자는 서울 3대 탕수육으로 꼽기도. 식어도 바삭함이 유지돼 포장해 가는 손님도 많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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