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하지만 100년이면 세대가 변한다. 우리나라에선 자영업을 한 지 5년 넘으면 장수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명이 짧다. 반면에 일본은 노포(老舖,しにせ)라 불리는 가게가 유달리 많다. 교툐의 히가시야마 거리는 세계에서 가장 노포가 많은 거리로도 유명하다. 현 사회 분위기를 읽는 트렌드는 물론 중요하나 5년이 아닌 10년, 20년 이상 가게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싶다면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100년, 일본의 연호가 4번이나 바뀌는 긴 역사 속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하는 노포 3곳을 알아본다. 일본식 돈가스의 시초, 긴자 렌가테이(煉瓦亭) 돈가스와 오므라이스로 유명한 긴자의 렌가테이는 1895년 창업했다. 현재 양식당의 단골 메뉴를 처음으로 정립한 가게로 알려져 있다. 포크 커틀릿은 프랑스 요리의 코트렛을 바탕으로 한 요리로 원래 야채를 곁들인 데미글라스 소스를 뿌려 먹는 서양 음식이다. 렌가테이 초대 창업자는 포크커틀릿에 양배추 소스 등을 추가해 지금의 일본식 돈가스를 만들어냈다. 또한, 현재 제공되는 인기 메뉴 대부분이 당시 직원들끼리 먹던 마카나이 요리(まかない料理, 메뉴로 나오지 않고, 식당 직원끼리 식사로 먹는
일본 도쿄에는 1884년 창업해 136년이 넘은 디저트 가게 ‘쿠야’가 있다. 이곳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인기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하기도 했다. 1949년 긴자로 이전해 지금의 도쿄 명물 디저트가게로 자리 잡았다. 쿠야의 대표 디저트인 ‘쿠야 모나카’는 도쿄 명물 선물 목록에 항상 올라와 있으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사기 힘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가게를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도 바삭한 모나카 빵의 비밀 쿠야는 도쿄 우네노 공원의 연못 근처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하지만 가게가 화재로 인해 소실되며 현재의 긴자 6초메 가로수 길로 이전했다. 시대가 변하며 사용하는 재료에는 약간의 차이가 생겼지만 변함없는 맛을 자랑한다. ‘모나카’ 빵은 하루에 8000개만 만들어 판매한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구매가 어려울 정도로 순식간에 동이 나 버린다. 쿠야의 5대 사장인 야마구치 히코유키씨는“새벽부터 준비한 팥으로 앙금을 만든다. 현대에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일지라도 당일 제작, 당일 판매 원칙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앙금으로 들어가는 팥은 홋카이도 도카치 지청에 위치한 농가에서 재배한
1인 가구의 증가세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총조사 기록을 보면 2018년 우리나라 1인가구 비중은 29.3%(584만 명)에 달했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식품·외식 문화도 바뀌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오히토리사마’(お一人様, 혼자 온 손님)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식당, 술집 등에는 ‘오히토리사마’를 위한 1인 좌석이 마련돼 있으며, 1인용 조리기기가 인기를 끈다. 마케팅 전문가 아라카와 가즈히사는 책 ‘초솔로사회’ 통해 2035년이면 일본 인구 약 50%가 독신으로 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은 2017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35%를 기록했다. 주류 문화로 커진 ‘혼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단주의 문화 성향이 짙은 우리나라에선 혼자 밥을 먹는 일은 기피했다. 일본도 벤조메시(便所飯,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일)라 해서 ‘혼밥’을 숨기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성장하며 이제는 당당히 ‘혼밥’, ‘혼고기’, ‘혼술’을 즐긴다. 일본에서 1인 고깃집으로 가장 유명한 건 ‘야키니쿠라이크’이다. 2018년 도쿄 신바시에 1호점을 오픈해 인기를 끌며 빠르게 점포 수를 확
젊은 청년 아키 노리히로 사장은 26살때 유럽 일주 경험을 살려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Pinchos y Whisky’ 매장에는 그가 유럽을 누비며 경험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산다'가 인생의 철학인 아키 사장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인생 전환점 맞아 아키 노리히로 사장은 교토의 리쓰메이칸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했다. 졸업 후 CM이나 프로그램 제작 등 미디어 분야에 취업을 하고 싶어 광고 대행사에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인생의 변화가 온 건 3학년 때 친구와 교토의 식당 ‘코코데노메’를 방문하면서 부터다. 마치 게스트하우스 분위기의 선술집에서 직원, 손님의 경계없이 편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묶어주는 장소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 그는 다음날 바로 찾아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을 하던 중 광고 대행사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광고사 직원은 “무엇을 목적으로 CM이나 프로그램 제작하고 싶은지 명확히 해야 한다. 그 안에 메시지를 담지 못하면 공허할 뿐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는게 영상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조언을 했다. 진로를 고
일본에 78년 동안 식빵 하나만으로 장수하는 빵집 ‘Pelican’이 있다. ‘식빵 전문점’은 소규모·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이점덕분에 국내에서도 붐을 이룬 외식창업 아이템이다. ‘Pelican’은 전통 상점이 늘어서 있는 일본 도쿄의 ‘아사쿠사’ 거리에서 1942년 처음 문을 열었다. 판매하는 제품은 식빵과 같은 반죽을 쓰는 롤빵 단 2종류뿐이다.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유명한 ‘Pelican’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78년간 변함없는 식빵의 맛 ‘Pelican’ 빵집의 하루는 이른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개점 시간인 8시에 맞춰 식빵 장인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문을 열 시간이 다가올수록 갓 구운 그날의 첫 식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다. 가까이 사는 단골 손님들은 하나같이 “아침밥으로는 ‘Pelican’의 빵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며 입을 모은다.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아침부터 찾아오는 여행객들도 많다. 식빵과 롤빵 외에 카레빵, 팥빵 등 인기 있는 빵을 추가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Pelican’이 개업할 당시 아사쿠사 지역에는 빵집이 하나 둘씩 늘어 경쟁점이 많아지던 시기였다. 차별성 없는 빵 종류를 늘리는
일본 도쿄의 비즈니스 거리로 알려진 다이몬·하마마쓰초 지역의 골목에서 연일 만석인 번성점이 있다. 2018년 7월에 오픈한 ‘Bistro Qualite Prix’는 프랑스어로 ‘품질도 좋고 가격도 좋은’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가게 이름처럼 맛 좋은 음식을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해 도쿄의 직장인들에게 열열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골목 상권에 위치한 14평의 자그만 매장에서 한 달에 600만엔(약 6천 4백만 원)의 매출을 올린 비결은 무엇일까. 도쿄 골목에서 먹는 프랑스 고급 요리 음식 가격은 280엔부터 시작하며, 메인 요리도 1000엔 내외로 저렴하다. 고급 재료를 사용한 ‘푸아그라 캐러멜’은 999엔, 송로버섯, 성게 알은 넣은 진한 크림소스 파스타의 가격은 1,399엔밖에 하지 않는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도쿄 직장인들의 퇴근 후 힐링 장소로 각광 받는다. 음식과 곁들여 먹는 와인도 한잔에 380엔으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디너 코스는 2명부터 예약 가능하며, 스파클링 와인을 포함한 총 5종의 코스를 평일 한정 3,000엔에 판매한다. 코스 요리와 생맥주, 스파클링 와인 등 다양한 음료를 120분간 즐기는 코스의 가격은 3,
지난해 10월 8→10%로 소비세율이 올라간 후 일본 전국슈퍼마켓협회 조사결과, 업계의 43%가 소비동향에 대해 ‘예상보다 나쁘다’고 답했다. 앞으로 소비동향에 대해서도 61%가 ‘한동안 회복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에 소비세 인상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고자 일본 식품업계에서 재미와 놀이를 더한 제품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즐거움 주는 ‘가잼비’ 상품 일본 식품회사에 불황 극복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소비 활동을 통해 재미를 주는 일명 ‘가잼비’ 상품이다. 일본의 제과회사 가루비(Calbee)는 국민 감자스낵인 쟈가리코에 뜨거운 물을 뜻하는 ‘湯’(유)을 상품명에 넣은 쟈가유리코(じゃが湯りこ)를 지난달 출시했다. 쟈가유리코는 소비자가 직접 감자스낵을 활용해 샐러드를 만드는 제품이다. 기존 제품에 뜨거운 물을 부어 감자샐러드로 만드는 사진,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자 가루비측에서 감자샐러드 전용 스낵을 개발했다. 감자스낵이 들어있는 내열 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3분 정도 기다리면 볶음 감자 샐러드가 완성된다. 베이컨, 옥수수, 당근, 파슬리, 양파가루가 들어가 그럴싸한 샐러드 맛이 난다. 작년에는 1995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판매한 133가지 쟈가
건강과 간편함을 더한 일본 가정용 조미료·향신료 시장이 10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9년 11월 기준, 일본의 가정용 조미료·향신료 시장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했다. 시장규모는 590억 엔(약 6,352억 원)으로 2008년과 비교해서 17.4% 상승했으며, 금액으로는 약 87억 엔(약 936억 원)이상 성장했다. 일본 조미료 시장 동향 지금까지 일본 조미료·향신료 시장은 메뉴용 양념 조미료와 분말 조미료가 시장을 점유해왔다. 메뉴용 양념 조미료란 나물, 로스트비프, 샐러드 등과 같은 요리·반찬을 가정에서 재료만 추가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조미료를 뜻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자소(꿀풀과 식물)파 소금과 같은 조미료 상품군의 다양화, 튜브형 상품 및 서양식 양념의 수요 확대를 통해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1년간 일본 조미료·향신료 시장을 살펴보면, 서양식 양념이 전년 대비 2.3% 증가, 후추, 시치미(고춧가루를 베이스로 일곱 가지 맛과 향이 나는 일본의 향신료)와 같은 분말 양념이 0.3% 감소, 튜브형과 액체 양념이 각각 3.7%와 3.4% 증가했다. 메뉴용 양념 조미료는 같은 기간 1.1% 증가에 그쳐 성장이 다소 둔화되
지난 2월 12일~14일까지 3일간 진행된 2020년 첫 ‘사누키우동 마스터 과정’이 성공리에 끝났다. ‘사누키우동 마스터 과정’은 일본 3대 우동으로 꼽히는 가가와현의 사누키 우동 기술을 전수받는 교육이다. 위 과정을 주최한 외식컨설팅기업 알지엠컨설팅(대표 강태봉)은 2018년 일본 가가와현 공인 ‘사누키우동 기술연수 센터’을 운영하는 ㈜사누키멘키(대표 오카하라 유지)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5가 과정 또한 교육 기간 가가와현 현지 명인이 직접 한국을 찾아 교육생들에게 가수율 등 사누키 우동 제조에 필요한 이론부터 실습까지 핵심 노하우를 전해줬다. 첫날에는 사누키 우동에 핵심인 탄력 있는 우동 면을 만드는 비법에 대해 배웠다. 우동에 최적화된 소금, 밀가루와 물 비율 등을 설명하고 일본 명인이 먼저 수타면 뽑기 과정을 선보였다. 이후 교육생들이 차례로 생지 반죽, 아시부미(반죽 밟기), 숙성 등을 실습했다. 둘째 날에는 우동 실습과 함께 튀김 만드는 법을 추가로 익혔다. 새우, 호박, 가지, 어묵 등 우동에 올리기 좋은 다양한 튀김을 만들었다. 상품력 있는 튀김을 만들려면 어떻게 모양을 만들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은 우
몇 년 전부터 외식업계에서 수제 맥주, 막걸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부터 출고량을 기준으로 과세를 하는 종량세로 주세법이 변경되며 지역주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일찍 지역 술이 발달된 나라이다. 작년 10월 도쿄 신주쿠에 문을 연 ‘Sake Bar Doron’은 지역 양조장의 명주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콘셉트의 매장이다. 캐주얼 바 형태로 현지인은 물론 여행을 온 해외 관광객에게 일본 지역 술 문화를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푸드 투어 사업으로 외식업 입문 ‘Sake Bar Doron’을 운영하는 와다 유마 대표가 외식업계에 처음 발을 들은 건 푸드 투어 사업을 하면서이다. 그전까지 와다 사장은 도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했다. 미국으로 전근을 떠나 6년 정도 일하다 퇴사 후 도쿄로 돌아왔다. 그리고 일본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푸드 투어 비즈니스 회사를 창업했다. 일본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음식점을 함께 돌아다니며 식도락 여행을 즐기는 일종의 컨셉투어이다. 사업을 시작한지 3년째를 맞은 지금도 인기가 여전하다. 라멘, 선술집, 꼬치구이 등 외국인에게도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