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한국향토음식문화연구원 김정미 원장

새롭고 오래된 도시, 요리로 잇다
 

2020년 3월 기준 인구의 평균 연령 37세, 세종은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그러나 신흥 도시 세종이 건설되기 전부터 이곳에서 태어나 오랜 세월을 머문 어르신들은 37년을 훌쩍 넘는 긴 역사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한국향토음식문화연구원의 김정미 원장은 이곳의 활력 넘치는 젊은이와 연륜과 지혜를 축적한 어르신들 사이를 ‘요리’로 잇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대한민국 전통음식총연합회 세종시지회장이기도 한 그에게 세종시 식문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향토 음식 문화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어머니께서 요리를 정갈하게 잘하셨다. 정월장을 담그는 건 물론 절기를 놓치지 않고 매번 고사를 챙기셨다. 약과와 제철 재료를 사용한 부각까지 만들곤 하셨다. 우리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어머니 영향이 크다. 어머니는 요리의 맛과 모양새를 모두 중요하게 여기셨는데, 봄이면 소풍날 먹었던 어머니의 김밥이 더욱 떠오른다.

김밥에도 고기를 꾹꾹 다진 후 볶아 넣어주셨고, 실고추를 잘게 썰어 고명으로 올려주셨다. 체계적으로 요리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8년 동안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교수님께 배웠다.

 

전통 음식의 어떤 매력에 빠져들었나?

한식세계화연구원이 되어 전 세계 10여 개국을 다니며 요리를 탐방했다. 그렇게 여러 음식을 알면 알수록 한식이 더욱 자랑스러웠다.

한식의 우수성으로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꼽고 싶다. 선조들은 콩자반 하나를 만들어도 아이가 먹는지 어르신이 먹는지에 따라 조리법을 다르게 했는데, 이런 작지만 섬세한 배려를 느낄 때마다 탄복한다. 과학적 토대에 정성과 배려가 모두 담겨 있는 것이다.

 

세종시의 전통 음식 연구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다. 이 지역 요리엔 어떤 특징이 있나?

한반도 중간에 자리 잡은 지리적 위치처럼, 예로부터 전해지는 이 지역 식문화는 무엇이든 튀지 않고 중도를 지킨다는 게 특징이다. 아래 지방처럼 간을 세게 하거나 맛이 진하지도 않고, 위 지방처럼 화려하고 예쁘게 장식하지도 않는다.

소박하지만 기본을 지키는 요리가 많은데, 이 지역에서 많이 나는 호박을 사용한 호박범벅이나 호박죽, 금강에서 잡은 물고기로 만든 어죽 등이 그 예다.

 

세종시의 특산물은?

1백 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조치원 복숭아, 해외로 수출되는 부강면 배, 연동면의 수박이 유명하다. 그뿐 아니라 넓은 들에는 사계절 싱싱한 채소가 자란다. 이 때문에 세종시에는 로컬 푸드 매장이 잘 갖춰져 있다.

 

 

특산물을 요리할 때 즐겨 쓰는지?

복숭아와 배는 요리와 잘 어울려 다양하게 사용한다. 흠집 난 복숭아에 설탕을 넣고 청을 담근 후 2-3년 보관하면 정말 훌륭한 효소가 되는데, 고기 요리를 할 때 두루 쓰기 좋다. 또한 고기를 양념할 때 복숭아를 갈아 넣으면 자연스러운 단맛과 풍부한 향을 더할 수 있다. 복숭아로 말랭이를 만들어 수육에 곁들여보라. 쫀득한 말랭이 식감이 부드러운 수육과 근사한 조화를 이룬다.

 

배는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

과즙이 풍부하고 단 부강면의 배는 배숙이나 깍두기, 장아찌로 먹어도 좋지만 소고기와도 아주 잘 어울린다. 배 말랭이 소불고기 요리를 만들어 먹어보길 추천한다.

배 씨앗과 껍질 제거 후 설탕물에 담갔다가 건조기에 넣어 말리면 배 말랭이가 된다. 등심, 채끝, 부채살 등 선호하는 소고기를 배즙, 간장, 꿀, 다진 채소 등을 넣어 만든 양념장으로 재운 뒤 볶아내고 배 말랭이로 마무리하면 된다. 배 자체가 달아 설탕 섭취량을 줄일 수 있고, 식감도 아주 좋다.

 

어디든 숨은 보석 같은 식품 장인이 있기 마련이다. 세종시에는 어떤 분들이 있나?

세종시는 새로 유입된 사람들과 원래 이 땅에서 태어난 주민이 더불어 사는 곳이다. 특히 세종시 외곽에는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살아온 어르신이 많다.

 

예양리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 지역 어르신들은 신도시의 젊은이를 초대해 집집마다 전해 내려오는 전통 음식을 알려주신다. 그들이 함께 어울리며 동동주를 빚거나 고추장을 담그고 두부를 만드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정확한 계량법은 모르실지 몰라도, 세월만이 만들어주는 지혜를 나누는 어르신들은 그 자체로 장인이다. 그 어르신들과 젊은이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세종시 고기 식문화는 어떠한가?

예로부터 축산업이 크게 발달한 지역은 아니지만, 현재 세종시 인구의 평균 연령은 40세 이하로 매우 낮은 편이므로 육류 소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신도시 중심으로 스테이크를 내놓는 젊은 레스토랑이나 질 좋은 소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구이 식당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요리연구가로서 나는 세종시의 특산물인 복숭아, 배, 수박 등을 활용한 고기 요리를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젊은 레스토랑 유입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외식 시장에 대한 소감도 궁금하다.

세종시는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다. 젊은 셰프들이 자리 잡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변화가 있어야 발전도 있는 법이기에 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여러 분야의 외식 업장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세종시의 식문화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젊은 셰프들이 로컬 식자재에 관심을 갖고 여러모로 활용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올해 가장 주력하려는 일은?

세종시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다. 외국에서 살다가 이곳에 새롭게 자리 잡은 이들과 함께 요리를 매개체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다.

이미 그들과 함께 세종시의 여러 마을을 방문해 각 나라 음식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젊은이와 어르신이 더불어 사는 지역인 만큼, 서로 요리를 전하며 다양한 세대가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특산물을 활용해 세종시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개발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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