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엔 뭘 먹을까?” 스마트 냉장고의 전면 스크린에 현재 냉장고에 남아 있는 식재료로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가 뜬다.
추천 메뉴는 샐러드. 재료들을 꺼내 스마트 쿠킹 머신에 넣으니 입력된 레시피에 따라 채소들을 다듬고, 자르고, 섞어준다.
“발사믹 드레싱 부탁해.” 로봇 셰프가 찬장에서 병을 꺼내 샐러드에 드레싱을 뿌린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모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공개된 기술이다.
주방이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신선한 재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스마트 기기부터 가정용 조리 로봇까지 우리 생활을 바꿀 가전 기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스마트 냉장고’다. AI 기술을 탑재하여 효율적인 식재료 구매와 관리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여 꼭 맞춘 식단까지 제안한다.

삼성이 올 4월에 선보일 ‘패밀리허브’는 이러한 푸드 AI 기술을 적용했다. 냉장고 내부를 확인하는 ‘뷰인사이드’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현재 가지고 있는 식재료로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를 제안하고, 필요한 식재료가 냉장고에 없다면 ‘쇼핑 리스트’에 올리며, 온라인 주문까지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사전에 등록한 선호 음식을 기반으로 평소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가 무엇인지 분석해 각자의 식성에 맞는 맞춤형 식단과 레시피를 추천하기까지 한다.
LG 또한 AI기술로 요리법과 식재료 주문을 제안하는 냉장고 ‘LG 인스타뷰 씽큐’를 CES에서 선보였다.

자동화된 레스토랑에서나 도입됐던 조리 보조 기기나 로봇이 가정용으로 도입된 점도 흥미롭다.
미국의 가전회사 웨버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스마트 그릴링 허브’는 제품에 유선 온도계가 포함되어 고기 굽기에 최적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고기를 뒤집어야 할 적절한 타이밍에 알람을 울리는 식이다. ‘CES 2020’에서 혁신상을 받은 홍콩 업체 쿠킹팔의 스마트 키친 쿠킹 머신 ‘줄리아’는 AI 음식 인식 기능이 탑재된 제품이다.
다지기, 섞기, 찌기, 반죽하기, 에멀션하기, 무게 재기 등의 기능을 갖춰, 사용자가 조리하기 쉽도록 재료들을 알맞은 상태로 다듬어준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가정용 조리 보조 로봇 ‘삼성봇 셰프’는 음성 인식 기능을 갖춰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소스를 붓거나 재료들을 섞는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가정용 프리미엄 식물 재배기도 등장해 가까운 미래에 ‘팜투테이블’이 가정에서도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식물재배기는 외형은 와인셀러처럼 생겼다. 문을 열면 4개의 선반이 보이는데, 여기에 상추, 케일, 새싹채소 등 24종의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직접 물을 주거나 온도를 조절해줄 필요도 없다. 식물재배기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만 닫으면 알아서 채소가 쑥쑥 자란다.
2주가 지나면 새싹채소를 재배할 수 있고, 6주 후에는 허브를 수확할 수 있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도 새싹 재배 기능을 갖춘 냉장고를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