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사이트]구로를 상징하는 명소 '송림가', 송희순 대표

지역마다 그곳을 상징하는 식당이 있기 마련이다.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근처에 위치한 한정식식당 송림가는 명실상부한 지역 명소이다. 30년간 전통을 이어오며 품위 있는 음식과 분위기로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송림가를 이끌고 이는 송희순 대표이다. 결혼 후 젊은 나이에 외식산업에 뛰어들어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특유의 안목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또한, 송 대표는 법무부 교정위원중앙협의회 부회장, 구로 여성의용소방대장으로 일하며 식당을 하며 받은 사랑을 꾸준히 사회에 베풀어 왔다.

 

◆어린 새댁 갈비집을 차리다.

 

송 대표가 외식업에 발을 들인 건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이다. 당시 시댁 건물에 들어와 운영하는 갈비집이 있었는데 뛰어난 맛은 물론 늘 손님들로 줄을 섰다. 집안 식구 모두 반대했지만 200만 원을 들고 요리를 배우고자 가게를 무작정 찾아갔다. 당시 직장인 월급이 평균 60~80만 원인걸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 투자였다.

 

 

세 달 동안 사장을 따라다니며 시장 보는 법부터 야채 손질, 갈비 양념까지 주방일 전반을 익혔다. 기술을 전수 받은 후 음식에 자신이 생기자 86년 가을 개포동에 ‘마포갈비’로 첫 창업을 시작했다. 가게는 문을 열자마자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뛰어난 음식 맛과 푸짐한 양으로 고객이 끊이지 않았다.

 

분점을 내고 매장이 승승장구를 하니 건물주인이 재계약을 해주지 않았다. 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를 느껴 고척동 땅을 매입해 건물을 짓고 상호를 ‘송림가’로 변경했다. 얼마 안 있어 지역 사람들의 식문화를 한 단계 올리겠단 포부로 '송림가' 바로 옆에 ‘실크로드’라는 중식 요리전문점을 신축했다.

 

◆직원들과 함께 호흡 맞춰 ‘송림가’ 키워

 

‘송림가’가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직원의 역할이 컸다. 30년을 근무한 직원이 전체의 1/3를 차지하고 나머지 직원도 근무하지 20년이 넘었다. 직원의 근속 연수가 긴 만큼 매장 운영이 안정적이다. 송 대표는 개업 때부터 직원들 자녀 중·고등학교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금처럼 직원 복지라는 개념이 약했던 시기였지만 자신의 가게를 위해 고생하는 직원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했다. 동기 부여가 확실한 만큼 일을 대하는 직원들의 자세가 달랐다. 자연스레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이 향상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송 대표는 테이블마다 담당 직원을 두고 고객과의 스킨십을 중요하게 여겼다. 90년대 초반부터 영업이 끝나면 직원들과 모여 종이에 테이블을 그리고 누가 왔고, 무엇을 먹었는지 적으며 손님들 각각 얼굴을 익혔다. 손님 취향을 기억하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찌감치 관리 방법을 구축한 것이다.

 

특히 송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직원들과 주변 은행, 관공서, 학교를 돌아다녔다. 찾아온 고객을 메모해 두었다가 간식을 가지고 근무처를 방문했다. 귤, 술빵을 나눠주며 매장에 대한 피드백 받으며 유대감을 쌓아갔다. 사장이라고 뒷짐 지고 있지 않고 직원과 함께 똑같이 일하며 매장을 키웠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송림가는 매장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다.

 

◆어려운 시기를 지켜준 고객

 

어려움 없이 매장을 키워온 것 같으나 송 대표에게도 매장을 그만둬야 고민할 정도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 고척에 신축한 매장을 운영하며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다.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2월 말경 광우병 공포가 전국을 덮쳤다. 1~3층까지 꽉 차 있던 예약은 전부 취소되고 거짓말처럼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송림가와 함께 시작한 중식당 실크로드 역시 1년에 7억씩 적자를 보고 있었다. 손님은 많았으나 중식당 운영 경험이 없어 지출 비용이 너무 컸다. 식자재 매입을 어떻게 할지도 모르고, 인건비가 60~70%를 차지하니 절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 더 이상 이래선 안 된다 생각해 직접 2년 반정도 일하며 중식당 업무를 익혔다.

 

한때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힘들었지만 지역 주민들이 송림가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송 대표가 힘들다는 소식에 부녀회장, 통장 등이 모임이나 약속 장소로 송림가를 찾아줬다. 한번은 세무서에서 일하는 손님을 통해 징수 유예 제도를 이용해 어려운 시기를 넘긴 적도 있었다. 이후 송 대표는 국세청의 ‘아름다운 납세자’ 상을 받기도 했다.

 

송 대표는 미스터리쇼퍼가 외식업에 정착하기 이전부터 일찌감치 ‘암행손님’이란 제도를 운영했다. 학부모, 젊은 연인 등을 손님으로 가장해 매장을 평가하도록 부탁했다. 손님의 눈을 통해서 매장을 냉정하게 평가받고 개선이 필요한 점은 고쳐나간다.

 

지금도 바깥에 일이 없으면 테이블마다 다니며 직원들과 손님에게 인사를 한다. 생일을 맞은 가족이 오면 매장에서 직접 만든 백설기를 준다. 김장철에는 트럭으로 배추, 무를 실어와 지역 주민들과 나눈다.

 

 

송 대표는 “직원과 손님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 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송림가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 직원의 헌신과 지역 주민의 사랑 덕분이었다. 앞으로도 구로구를 상징하는 음식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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