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사이트] 50년간 복요리 대중화 이끈 ‘싱글벙글복어’ 김송자 대표

복어 요리는 특유의 담백한 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진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신경독소 계열인 테트로도톡신을 제거해야 먹을 수 있어 대중들이 쉽사리 접할 수 있던 요리는 아니었다.

 

경상북도 구미역 앞에 위치한 ‘싱글벙글복어’는 김송자 대표가 1970년 창업해 50년간 복매운탕, 복지리탕, 복불고기, 복껍질무침회, 복튀김 등 다양한 메뉴를 저렴하게 선보이며 복요리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8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어김없이 새벽부터 매장을 지키는 복요리계 대모(大母) 김송자 대표를 만났다.

 

1·4 후퇴 때 내려와 먹고 살려 시작한 음식장사

김송자 대표는 이북에서 태어나 8살이던 1951년 1·4 후퇴 때 피란민으로 내려와 경기도 부평 인근에 정착했다. 스무 살을 갓 넘겼을 무렵 남편을 만나 결혼 생활을 꾸려나갔지만, 사업이 잘 되지 않으며 친척들이 있던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부산으로 내려가던 중 대구에서 한동안 머물게 됐다. 당시 이웃 아주머니가 "새댁 보이소~돈 벌려면 부산말고 구미로 가이소"라는 말에 무작정 구미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고 지금 싱글벙글본점 자리에서 내렸다. 먹고 살려면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해야 되는 절박함이 컸다.”

 

 

70년대 초는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며 전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모이던 시기였다. 장사를 하려고 주변 가게를 돌아보니 막걸리 한잔에 안주로 왕소금을 팔아도 손님이 북적였다. 뭘 해도 될 것 같아 월세 20만 원에 보증금을 걸고 가게를 계약했다.

 

“가게는 얻었지만 장사할 밑천이 없어서 당시 갖고 있던 반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1500만원을 빌렸다. 그 돈을 들고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250cc 생맥주잔 50개를 사왔다. 술과 함께 큰 솥에 우거지탕을 끓여 주던 것이 첫 장사였다.”

 

구미에서 복요리 대중화 이끌다

구미 일대가 개발을 거듭하며 음식점의 경쟁도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매장에 수족관을 설치한 횟집이 생겨나며 김 대표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장사는 잘됐지만 계속 빚을 갚고 있던 터라 다른 곳처럼 횟집 수족관을 살 돈이 없어 탕요리로 메뉴를 정했다.

 

“기왕이면 남들과 다른 독특한 것을 하고 싶어 전국 복어집을 다 돌아다니며 조리법을 하나씩 연구해 나만의 양념장을 개발했다. 서울·인천 등 다른 지역보다 싸게 복어탕을 600원에 팔았더니 아침부터 밤까지 손님으로 매장이 가득 찼다. 행주치마에 담겨있던 돈을 세지 못하고 지쳐 잠들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좋은 복어를 구하려고 기차를 타고 부산 자갈치 시장을 오가며 서러운 일도 많이 당했다. 200kg에 가까운 복어를 가져오는 것도 일었지만 어떤 날은 역무원이 냄새가 난다며 기차에 타지 못하게 발로 밀어내는 일도 겪었다. 그렇게 5년을 넘게 일하다 보니 몸이 성할 리가 없었다.

 

“싱글벙글은 처음 장사할 때부터 사용하던 상호였다. 손님들이 들으면 웃으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으면 하는 의미로 짓게 됐다. 당시 상호 등록에 필요한 서류 접수를 해주던 말단 직원이 국장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수십 년간 변함없이 싱글벙글복어를 찾은 고마운 손님이기도 하다.”

 

돈이 아닌 정(情)으로 움직이는 싱글벙글복어

싱글벙글복어가 가맹사업을 시작한 건 1997년 IMF가 터지고 나서다. 단골로 오던 손님들이 일자리를 잃고 한숨 쉬는 모습이 안타까워 한두 사람 전수를 해주던 것이 점차 늘어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했다.

 

“매장에서 직접 한 달 동안 매운탕 양념 레시피, 밥 짓기, 깍두기 담그기 등 싱글벙글복어의 장사 노하우를 알려줬다. 장사가 잘되니까 가맹사업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 자연스럽게 싱글벙글복어 간판을 걸은 매장이 많이 생겨났다.”

 

 

사람에 대한 정이 많은 김 대표는 직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온 직원들을 위해 월급은 무조건 적금을 들게 하고 생활비를 지원했다. 덕분에 목돈을 마련한 직원들이 결혼을 하고 이제는 자녀들과 가게를 찾아오기도 한다. 지금도 싱글벙글복어 본점의 직원 평균 근무연수는 15~20년 사이다.

 

김송자 대표의 50년 노하우가 담긴 복요리

싱글벙글복어에 가면 복어로 만들 수 있는 웬만한 요리는 다 맛볼 수 있다. 김 대표가 손수 연구해 완성한 50년 비법의 양념장은 물론 신선한 식재료를 엄선해 사용한다. 복매운탕, 복지리탕 등 탕요리의 경우 국물이 끓으면 콩나물, 미나리 등 야채를 접시에 꺼내 양념장, 참기름과 함께 무쳐주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매장에서 만든 특제 육수가 들어간 복껍질간장무침, 복껍질무침회는 시간이 지나도 쫄깃함 식감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외에도 복죽, 복튀김, 복전골, 복불고기 등 10여 가지 복요리가 준비돼 있다. 매장에서 직접 손질한 복어를 배송해주는 밀키트 상품도 인터넷으로 주문이 가능하다.

 

이곳은 복요리와 함께 밥과 깍두기 맛이 좋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쌀을 씻어 소쿠리에 건져 일정 시간 보관하며 밥을 짓는데 공을 들인다. 식품제조기업에서 즉석밥을 개발하며 자문을 얻기 위해 찾아왔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또한, 써는 결을 달리해 깍두기와 매운탕에 들어간 무의 아삭아삭한 식감이 오래도록 살아있다. 복불고기를 먹고 깍두기, 밥을 함께 넣은 볶음밥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인기 메뉴다. 복요리부터 반찬 하나까지 수백 번의 연습을 거친 김 대표의 열정이 담겨 있다. 

 

손님이 맛있게 먹고 웃고 돌아갈 때 가장 행복해

이제는 좀 쉬엄쉬엄 해도 될 텐데도 김 대표는 여전히 새벽 4시까지 매장으로 출근한다. 아침 일찍 찾아와 식사를 하는 오랜 단골손님들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장사 잘되는 날은 혼자서도 50만 원씩 매출을 올린다. 10시가 돼서 직원이 출근하면 그제서야 매장 한켠에 누워 쪽잠을 청한다.

 

 

“지난 세월 고생을 많이 해서 내 식구로 있는 사람들은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 사업이 성공하기까지 굴곡도 많았지만 그들도 다 살기 위해 발버둥쳤다 생각해 미워하지 않는다. 기왕 시작한 거 1등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배고픈 사람들이 와서 맛있게 먹고 웃으며 돌아갈 수 있는 음식점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김송자 대표의 바람은 싱글벙글복어의 가치를 이어받아 운영할 후계자를 찾는 것이다. 50년간 쌓아온 브랜드 철학과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선뜻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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