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은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서울의 외식생활의 변화를 이야기하는'서울 외식 이야기 - 오늘 뭐 먹지?'기획전시를 내년 3월 31일까지 서울생활사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외식은 단순한 끼니 해결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언제, 누구와 먹는가’라는 사회적 관계 형성, 유지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오늘 뭘 먹을지’를 고르고 소비하는 활동까지 포함한 하나의 문화가 됐다. 잔치도 집에서 치르던 경제 성장기 이전에 1년에 한두 번 정도의 외식이 지금은 일상이 될 정도로 급변한 외식문화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2022년 서울생활사조사연구'외식문화로 본 서울시민의 식생활'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기획됐으며, '1부, 채우는 식탁 –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 중반', '2부, 나누는 식탁 -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3부, 즐기는 식탁 -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의 시대 순으로 외식 생활의 변화를 보여준다.
'1부, 채우는 식탁'에서는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국밥 음식점 이야기와 혼분식 장려 운동 때문에 인기 외식메뉴로 자리잡은 중국집과 떡볶이집을 재현하여 관련 유물, 영상을 통해 소개한다.
‘하동관(1939)’의 공간을 재현하고 영상으로 조리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국과 밥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간편함과 오랜 시간 삶은 고기로 국물을 내는 든든함을 함께 선사하는 ‘국밥’ 이야기를 소개한다.
지금의 식생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혼분식 장려 운동을 살펴보면서 밀가루 음식이 주식과 인기 외식메뉴로 자리 잡았던 시절을 돌아보고, 동대문구 전농동 한자리에서 1965년부터 이어온 ‘신락원’을 통해 중국집과 짜장면 이야기를 소개한다.
'2부, 나누는 식탁'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전개된 서울 영역의 확장과 소비 생활의 증가에 따라 외식이 하나의 여가가 된 시절을 소개한다. 고기 음식점이 호황을 누렸던 때였던 만큼, 배밭에 있는 평상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듯한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태릉 갈빗집 공간을 재현했다.
태릉 지역의 가든형 숯불갈비 음식점들은 1980년대 중반에 자리잡았는데, 1990년대 도시 재개발로 태릉지역에서 불암동이나 남양주 별내로 옮기게 됐으며, 그 중 ‘태능배밭갈비’는 중화역 인근으로 옮겼다.
'3부, 즐기는 식탁'에서는 전세계의 메뉴가 서울에 들어오면서 취향이 다양해진 외식문화를 이야기한다. 삼성동 음식문화특화거리, 건대 양꼬치거리 등의 음식점과 메뉴를 통해서 다채로운 음식 소비의 시대를 보여준다.
우리는 밥상을 공유하면 식구 이상의 공동체적 유대감을 느끼는, 즉 음식을 함께 먹음으로써 공동체의 마음을 나누고 소통의 매개가 되기도 하며, 이제는 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 이후의 변화 등으로 혼밥, 혼술, 나만의 음식과 분위기를 향유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은 외식문화가 됐다.
전시는 옛 추억의 음식점으로 시작해, 외식 생활의 변화를 유물과 공간의 재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설렁탕과 떡볶이 음식 모형, 영상으로 재현된 음식들을 통해 ‘맛있는 전시’를 선물한다.
기봉호 서울역사박물관장 직무대리는 “서울의 명물 설렁탕집부터 영원한 인기 외식 장소 중국집, 가족 외식의 상징이 된 갈비구이집 등을 살펴보며 서울의 외식 변천사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10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며,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생활사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