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맛] 한강을 따라 발견한 서울 외곽의 맛

 

코로나19 로 원거리 이동이 어려워진 가운데,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근교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에서 한강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는 강변도로는 자연을 찾아 훌쩍 나설 만한 드라이브 코스다.

 

그중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인근의 경기 양평, 하남, 남양주 일대는 다양한 음식점이 하나둘 자리하며 어느새 새로운 먹거리촌이 형성되었다. 교외 지역 하면 시골 밥상을 떠올렸는가?

 

이제 로맨틱한 식사에 어울리는 숨은 고수의 요리를 맛볼 차례다. 작은 마을에서 쉼표를 찾은 부부와 요리하는 성악가, 독일에서 온 요리사 등 면면도 다양하다. 강이 흐르는 풍경과 도심 밖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을 상상하며 지금 떠나보자.

 

 

작은 마을에서 찾은 여유 ‘비스트로 브리사’

바람도 잠시 쉬어간다는 한적한 마을, 양평 1서종면. 이곳에는 김영호, 김주연 부부가 차분하게 고객을 맞이하는 <비스트로 브리사>가 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두 사람이 2017년 문을 연 공간으로, 일상에 여유가 깃들기를 바라며 스페인어로 ‘산들바람’을 뜻하는 ‘브리사BRISA’를 상호로 붙였다.

 

 

각각 마케터와 디자이너로 일하던 두 사람은 드라이브 삼아 북한강과 가까운 서종면 일대를 즐겨 찾았고, 막연히 ‘여기에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희미한 바람은 점차 구체화되었다. 1층은 비스트로, 2층은 부부의 집인 건물이 이곳에 자리 잡았고,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요리를 익힌 남편 김영호 대표가 주방을, 아내 김주연 대표가 서비스를 도맡고 있다.

 

 

평소 바비큐와 스테이크 요리를 즐겼기에 다른 요리보다 자신 있던 ‘고기’에서 출발했다. 이곳의 메인 요리는 3종류의 스테이크로, 그 중 미국산 프라임 등급 채끝 등심을 구운 ‘자이언트 채끝 스테이크’가 대표 메뉴다.

자이언트라는 이름처럼 두툼하고 중량이 높아 푸짐한 것이 특징. 스테이크는 웻 에이징을 거친 뒤 무쇠 팬에 구워내며 겉면을 충분히 시어링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을 머금어 부드러운 식감을 살렸다.

마당에서 기른 로즈메리를 태워 향을 입히는 것으로 마무리한 스테이크는 구운 채소와 함께 철판에 담아 서비스 한다. 여기에 홀그레인 머스터드와 직접 만든 치미추리 소스를 곁들이는데, 신선한 고수 향이 육 향과 조화를 이룬다.

 

프라임 채끝 스테이크와 안심 스테이크 역시 다양한 식감을 표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두껍게 손질하고 있다.

산들바람의 여유를 추구하는 만큼 이곳 요리에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깃든다. 7시간 이상 끓인 라구 소스를 활용한 라구 볼로네제 파스타와 캐러멜라이징한 양파를 올린 어니언 피자가 대표적이다.

 

 

라구 소스는 스테이크를 손질하고 남은 채끝과 안심,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혼합해 되직하게 완성하는데 된장처럼 구수한 맛을 내는 소스가 넓은 페투치니 면에 착 달라붙는다. 어니언 피자는 오래 볶아 단 맛이 나는 양파를 곡물 도우 위에 올려 어니언 수프 느낌으로 완성했다.

 

이 밖에 와인은 물론 가평에 위치한 ‘크래머리 브루어리’의 수제 맥주도 준비되어 있다. 건물 구조와 인테리어까지 두 사람이 함께 구상한 공간은, 주방을 가운데 두고 ‘ㄷ’자로 구획해 문 앞에서 고객을 맞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어느 자리에서나 프라이빗하게 머무르도록 구성했다.

 

앉았을 때 눈높이에 맞게 낸 파노라마 창 너머의 풍경은 자연으로 둘러싸인 교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선물이다. 느긋한 생활 리듬에 맞춰 주 4일만 운영하는 이곳에서 부부가 바라는 건 지금처럼 반가운 얼굴을 맞이하며 찬찬히 흘러가는 일상이라고.

 

  • 브리사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중미산로 439

 

내공 깊은 독일 가정식 ‘엘레판트’

맥주와 소시지 그리고 빵. ‘독일’ 하면 몇 안 되는 소박한 음식들을 떠올리게 되지만, 견고한 레시피의 정석을 지켜 만들면 물리지 않는 맛을 뽐내는 것이 독일 음식의 숨은 매력이다.

 

 

푸근하고 평화로운 코끼리의 이미지가 좋아서 지었다는 <엘레판트>는 한국인에게 아직 친숙하지 않은 오리지널에 가까운 독일 가정식을 선보이고 있다.

고향인 독일을 비롯해 런던, 상하이 등 유명 호텔 레스토랑을 거치며 27년이 넘는 요리 경력을 가진 베커 디어크 셰프가 한국인 부인과 함께 문을 연 공간이다. 신도시로 떠오르는 하남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부부가 한국에 처음 정착한 곳인 만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국에 전통 독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적어서 아쉬웠던 만큼, 메뉴는 시그너처인 슈니첼과 학세를 비롯해서 독일식 피자인 플람, 독일식 수제비 슈패츨까지 다양한 전통 음식들로 구성했다.

 

 

슈니첼은 돼지 등심을 얇게 편 후 돈가스처럼 튀겨내 상큼한 크랜베리 소스를 잼처럼 발라먹는 메뉴. 슈바이너 학세는 돼지 정강이 부위를 바삭하게 구워 자우어크라우트와 덤플링 브레드, 비어 그레이비 소스와 야채 피클을 곁들여 낸다.

 

크리스마스 스페셜 메뉴로 선보인 룰라덴은 특별한 날에만 즐길 수 있는 독일 가정식 요리로 야채 피클과 당근, 베이컨을 잘게 썬 소고기 우둔살 위에 올리고 김밥처럼 돌돌 말아 구운 요리다. 내용물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끈으로 묶어 구워내는데 2시간 정도 오븐에 조리한 후 토마토 페이스트와 레드 와인을 곁들인 소스로 마무리한다.

 

​비프 스테이크는 미국산 블랙 앵거스 초이스 등급의 앞다리살을 활용해 후추와 소금, 말린 마늘로 가볍게 시즈닝해 풍미를 극대화했다. 두툼한 고기 위에 특제 머스터드 크림 소스를 올려 부드러움을 더했고 함께 내는 삭한 감자 크로켓도 이곳의 별미다.

 

셰프의 요리 철학이 ‘균형’인 만큼 메뉴에 들어가는 기본 재료부터 모든 소스를 직접 준비하고 맥주와 커피까지 독일산으로 구성해 전체적인 조화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메뉴에 활용하는 소스와 사이드 메뉴는 물론이고 식전 빵으로 나오는 프레첼과 디저트 베이커리까지 직접 만든 홈메이드로 특별함을 더했다. 허브와 향신료 같은 기본 재료부터 정성 가득한 조리 과정까지, 셰프의 숙련된 내공이 느껴진다. 자극적인 맛은 최대한 빼고 멋 부리지 않은 정직한 맛의 독일 가정식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곳을 찾으면 된다.

 

  • 엘레판트
  •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중앙로111번길 22 1층

 

정겨움을 더한 이탤리언 식탁 ‘오스테리아 308’

서른 살, 성악가의 꿈을 다하기 위해 떠난 이탈리아에서 10년 가까이 머물렀다는 전준한 셰프.

10여 개의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을 하며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인생의 물결에 따라 가이드 일과 민박집을 운영하며 이탈리아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직접 경험한 이탈리아 현지 문화와 음식에 대한 애정이 자산이 되어, 2015년 부인과 함께 특별한 레스토랑을열게 되었다. 동료 성악가들과 함께 오페라 콘서트를 여는 레스토랑을 오픈한 것.

 

 

이탈리아골목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선술집 ‘오스테리아’ 처럼 편안한 요리와 노래를 함께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덕분에 ‘요리하는 성악가’라는 별칭도 얻게 되었다.

그렇게 처음 식당을 시작한 하남대로 308번지에서 좀 더 번화한 망월천과 미사역 근처로 새롭게 이전한 <오스테리아 308>은 지금은 젊은 커플의 데이트 장소로 자리 잡았다.

 

여행지에서 만나듯 편안하고 따뜻한 이탤리언 가정식을 차려 내는데 나폴리, 소렌토, 로마 등 이탈리아 대표 도시명을 붙인 코스 메뉴들은 각 지역의 이미지를 반영해서 구성했다. 서민적인 이미지가 강한 ‘나폴리’ 세트의 경우, 브루스케타와 신선한 카프레제 샐러드를 시작으로 파스타, 토시살 스테이크로 구성된다.

3만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셈. 토시살 스테이크는 미국산 초이스 등급의 소고기를 일주일 정도 웻 에이징과 2차 숙성을 거친 후 구워내는데 육즙 손실을 막기 위해 높은 화력에서 짧은 시간 조리해낸다.

 

 

마무리 단계에서 토치로 지져 육 향과 불 향을 함께 살린 것이 특징. 직접 제작한 발사믹 소스로 마무리해 담백한 고기에 상큼한 맛을 더했다.

겨울 시즌 메뉴로 선보인 ‘소 볼살찜 파스타’ 는 이탈리아 전통 보양식을 응용한 요리로, 지방을 제거한 고기를 푹 익힌 후 토마토소스를 얹어내는데 부들부들한 고기의 식감과 두툼한 파케리 면이 조화를 이룬다.

 

파스타, 라비올리, 피자와 같은 친숙한 메뉴들과 더불어 말고기, 양고기, 소 곱창 등을 활용한 다양한 고기 메뉴도 주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피렌체의 오래된 레스토랑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황토빛 벽돌과 아치 형태의 인테리어. 편안하고 정겨운 경험을 하고 가길 바란다는 셰프의 마음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한쪽 벽면엔 로마에서 공수한 벽화를 걸어 현지의 느낌을 가득 살렸다.

 

※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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