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반려동물'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팻코노미(Petconomy)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약 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대형 시장임에도 눈에 띄는 리딩 업체가 없는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더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591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2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반려동물 산업은 성장 중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산업은 지난 3년간 연평균 14% 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허청은 애견 및 애묘 등 '반려동물 상품'과 관련된 상표 출원이 2014년 7,546건에서 2019년 13,256건으로 증가했으며, 지난 5년간 반려상품 상표 출원 증가율이 연평균 12%이상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려견=가족’ 생물학적 특성 살린 음식 인기
미국의 경우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하며, 사람의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개의 생물학적 특성을 분석, 적합한 영양 성분을 반영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곡물과 같은 음식을 소화하기 힘들고 육류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하는 반려견의 특성을 고려한 음식이 인기를 끈다. 개의 품종, 나이, 활동 수준 등에 맞춰 영양 성분을 고려한 제품이 등장했다.

미국의 펫 푸드 업체 힐스펫뉴트리션(Hill's Pet Nutrition)은 바이오액티브 레시피를 통한 개의 생물학적 특성과 조화를 이루는 영양소가 함유된 제품을 만들었다. 또한, 반려동물 사료를 제조·공급하는 다국적 브랜드 로얄캐닌(Royal Canin)은 2002년 견종별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25견종에 대한 45가지 영양맞춤 솔루션 제품을 출시해왔다.
수입 펫푸드 점유율 65% 속
국내 식품업계들의 펫푸드 시장 진출 눈에 띄어
수입 펫푸드 브랜드의 높은 점유율 속에서도 동원F&B, 하림, 풀무원 등 국내 식품 기업들은 ‘펫 푸드’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판단, 관련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국내, 수입 브랜드의 비중 격차가 처음으로 10% 이하로 줄어들면서 국내 기업들 역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먼저 동원F&B는 ‘뉴트리플랜’을 론칭하며 국내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30년간 일본에 고양이 사료 수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참치로 만든 제품을 출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브랜드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기존의 고양이 사료에 이어 애견 사료, 병원용 사료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고, 동원몰에서 분리한 펫 전문몰 '츄츄닷컴'까지 오픈했다.

하림그룹 또한 지난 2017년 하림펫푸드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펫푸드 시장을 겨냥했다. 5년간 400억원을 들여 '해피댄스 스튜디오'를 짓고 휴먼그레이드 사료 브랜드 '더 리얼'을 론칭했다.
한국야쿠르트와 KGC인삼공사도 각각 '잇츠온펫츠', '지니펫' 등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를 론칭하고 펫팸족(Pet+Family) 공략에 나섰다. 최근에는 굽네치킨도 반려견 자연식 브랜드 '듀먼'으로 반려동물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눈에 띄는 점은 식품업체들이 자사의 노하우를 살린 사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닭고기 가공이 주업인 하림과 굽네치킨은 닭고기를 이용한 제품을 대표 제품으로 내놨고 한국야쿠르트는 유산균을, KGC인삼공사는 홍삼을 넣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양한 등급의 사료가 나오는 수입 업체들에 비해 프리미엄 사료인 '휴먼그레이드(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로만 만든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도 국내 브랜드들의 특징이다.
가격 경쟁력과 노하우에서 격차가 있는 중저가 사료 시장보다는 향후 성장성이 크고 식품기업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휴먼그레이드 사료로 고급화하는 펫팸족들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마땅한 주도 업체 없이 수입산 고급 사료들이 이끌고 있는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흐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산 원재료, 강점을 가진 식재료의 활용 등으로 수입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이루고 성장 중인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매출 규모가 미미하더라도 반려동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사료를 찾는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국내업체 역시 사료 제품 개발, 생산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해외 브랜드 발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국내 브랜드와 맞춤형 다품종 수입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