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진짜 회사 그만둔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가져봤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지만 불안한 현실에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일본 신주쿠에 있는 카레가게 ‘Curry 草枕(쿠사마쿠라)’의 마오하라 사장은 샐러리맨에서 사장님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장사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개업 2년이면 절반 넘게 문을 닫는 냉정한 외식 업계에서 초보 사장님이 살아남은 원동력은 무엇일까? 시작은 대학 시절의 카레 부 마오하라 사장은 일본 간토지방 이바라키현 출신이다.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라 카레라고는 어머니와 급식으로 먹어본 것이 전부였다. 특별히 카레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대학교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카레에 빠졌다. 마오하라 사장이 진학한 홋카이도 대학 기숙사에는 식당이 따로 없었다. 기숙사생들이 당번제로 돌아가며 요리를 했다. 향신료를 제대로 갖추고 카레 요리를 하는 친구를 옆에서 보며 배우기 시작했다. “기숙사는 반년마다 방이 바뀌었다. 각 방 마다 ‘기숙사 신문 제작’ 등 컨셉이 있었고 학생이 뜻에 맞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그 중 ‘선택한 게 카레부’다. 진심으로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매일
도교 시부야구 요요기공원 근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빵집 ‘365日’은 가게 이름처럼 매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2013년 문을 열어 올해로 7년 차를 맞았으며 일본을 넘어 한국, 중국, 유럽 등 각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번성점으로 성장했다. 짧은 시간에 빵집 ‘365日’을 도쿄의 핫플레이스로 만든 주인공은 '아키마사 스기쿠보' 대표다. ‘365日’라는 가게명에는 매끼 식사가 쌓여 사람의 몸과 마음을 만든다는 스기쿠보 대표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빵을 만들 때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무농약·저농약 국산 재료만을 사용한다. 또한, 빵에 들어가는 베이컨도 직접 만들어 넣는다. 연애 초기 마음으로 빵 대해 365日의 빵은 잡지나 매체에서 관련 특집을 다루면 반드시 게재될 정도로 맛으로 정평이 났다. 사실 스기쿠보 대표가 쉐프로서 빵을 배운 것은 1년밖에 되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가게에서 일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의 빵과 과자를 공부했다. 스기쿠보 대표는 소재가 각각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고, 그들을 옮길 때 어떤 화학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우선 익혔다.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지 않고 근거 있는 이론을 토대로 그 위에 자신
순대국밥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고기를 먹으며 배를 채울 수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메뉴다. 인천에는 1968년에 개업해 지역을 대표하는 순대국밥집이 한 곳있다. 바로 해늘찹쌀순대(구 이화찹쌀순대)가 그 주인공이다. 1987년 청와대 만찬음식으로 선정될 정도로 맛으론 확실한 인정을 받았다. 초대 창업주는 장동자 여사이다. 지금은 어머니에게서 바톤을 전달 받은 오진호 대표가 가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고풍스러운 한옥 인테리어와 조경이 어우러진 해늘찹쌀순대 인천 만수본점에서 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화(二化)에서 해늘로...변화의 시작 오진호 대표가 외식업을 시작한 건 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진 이후다. 이전에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숙녀복을 디자인해 전국에 있는 매장에 납품하는 사업을 해왔다. 잘나가던 사업이 IMF 여파로 휘청거리며 사업을 접게 됐다. 당시 해늘찹쌀순대(구 이화찹쌀순대)의 창업주인 어머니가 연로하셔 운영에 힘을 부쳐하던 때라 매장으로 들어와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2년 동안은 꼬박 주방과 홀을 오가며 어머니에게 기술을 전수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언젠가는 어머니 사업을 이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工夫)란 중국어로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는 의미다. 차(茶)만큼 공부(工夫)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말은 또 없는 듯하다. 조용히 홀로 차를 내리는 시간은 고단한 하루를 보낸 이들의 삶에 쉼표와도 같다.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차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전통차 브랜드 ‘공부차’를 운영하는 박성채 대표는 중국 유학시절 맛본 차의 매력에 빠져 사업을 하게 된지 벌써 18년이 넘었다. 품질 좋은 차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박 대표는 차를 재배하는 현지 차산(茶山)부터 철저히 관리한다. 가장 가성비 좋은 차를 테스팅해 한국으로 들여와 숙성, 발효 등 2차 가공을 거친다. 차 문화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박 대표와 압구정에 위치한 ‘공부차’ 청담점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학시절 처음 접한 전통차 박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가 전통차를 접했다. 그전까지 알던 차는 보리차, 녹차 티백이 전부였다. 처음 맛본 전통차는 그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 왜 한국에서는 이런 차를 마셔보지 못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차의 깊은 향에 취해 그 뒤로는 북경 차 도매시장을 돌아다니며 차에 대해 공부하기 시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 무턱대고 프랜차이즈 업장을 차린다면 대박을 칠 수 있을까? 혹은 그 동안 업계에서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원하는 자리에 가게를 차리면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분들께서는 장사를 준비하고 시작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좋은 아이템과 입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이하 BM)이다. BM이란 단순하게 수익 창출을 잘 할 수 있도록 모델을 계획하는 것이 아닌 고객가치를 중심에 두고 수익 창출을 계획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고객의 니즈(Needs)에 맞는 상품을 준비하게 되면 당연히 타 경쟁업체와는 완전 차별화된 가치를 확보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창업을 앞둔 B사장님의 고민] 퇴직을 앞둔 B사장님은 외식 사업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종목을 정하진 못했다. 오늘도 족발 사업을 준비해야할지 치킨 사업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지만 이렇다 할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다. B사장님은 많은 고민을 하다 자신이 치킨을 조금 더 좋아하기에 무작정치킨으로 사업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유명 프랜차이즈에 로열티를 내고 장사하는 것은 왠지
파인 다이닝(Fine Dining)의 사전적 의미는 ‘고급 식당’이다. 단순히 가격만 비싼 식당이 아니다. 귀한 식재료, 코스 메뉴들의 맛과 모양, 식당의 분위기와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품격 있는 식당을 뜻한다. 제대로 된 파인 다이닝이라면 코스 자체로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 된다. 또한 각각의 음식에는 이를 만든 셰프의 철학과 솜씨가 녹아 있어야 한다. 즉, 일반적인 맛집이 상업예술과 같다면, 파인 다이닝은 순수예술인 셈이다. 진정으로 파인 다이닝을 갈구하는 셰프들은 자신의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식재료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음식의 기교, 스토리, 직원들의 서비스까지 관리해 고객들의 모든 감각을 만족시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의 파인 다이닝은 ‘파인(fine)’하지 않다. 파인 다이닝의 시작과 변질 대한민국에 파인 다이닝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2016년부터다. 당시 파인 다이닝은 당장이라도 외식업계의 메인 트렌드가 될 기세로 퍼져나갔다. 하루가 멀다 하고 청담동과 한남동 일대에 파인 다이닝 식당들이 생겨났다. 여기에 한식을 재창조해 한식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는 식당들이 이슈가 끌며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201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미투 브랜드’의 난립은 심각한 문제다. 원조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 금세 유사한 이름, 메뉴, 인테리어를 가진 브랜드들이 독버섯처럼 피어난다. 이런 독버섯들은 제대로 된 직영 경험도 없이 원조 브랜드가 쌓은 인지도를 빨아먹으며 매장을 늘리고, 결국 제대로 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다. 문제는 미투 브랜드들의 행태로 인해 아무런 죄도 없는 원조 브랜드들과 미투 브랜드의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떠안는다는 것이다. 원조 브랜드들은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가맹점주들은 생계와 직결되는 매장을 폐업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이는 한국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좀먹는 암적인 상황으로 하루빨리 개선돼야한다. 미투 브랜드가 가져오는 부작용들 ‘미투 브랜드’라는 말만 들어도 떠오르는 브랜드들이 있다. 2010년 이후 인기를 끌었던 스몰비어의 대명사인 ‘봉구비어’, 박리다매 전략을 내세웠던 ‘명랑핫도그’ 등의 브랜드다. 해당 브랜드들은 미투 브랜드의 무분별한 난립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 법적 분쟁에 휩싸이는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 상표권과 법적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미투 브랜드의 난립은 파이가 커지기도 전에
젊은 청년 아키 노리히로 사장은 26살때 유럽 일주 경험을 살려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Pinchos y Whisky’ 매장에는 그가 유럽을 누비며 경험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산다'가 인생의 철학인 아키 사장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인생 전환점 맞아 아키 노리히로 사장은 교토의 리쓰메이칸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했다. 졸업 후 CM이나 프로그램 제작 등 미디어 분야에 취업을 하고 싶어 광고 대행사에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인생의 변화가 온 건 3학년 때 친구와 교토의 식당 ‘코코데노메’를 방문하면서 부터다. 마치 게스트하우스 분위기의 선술집에서 직원, 손님의 경계없이 편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묶어주는 장소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 그는 다음날 바로 찾아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을 하던 중 광고 대행사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광고사 직원은 “무엇을 목적으로 CM이나 프로그램 제작하고 싶은지 명확히 해야 한다. 그 안에 메시지를 담지 못하면 공허할 뿐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는게 영상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조언을 했다. 진로를 고
[A 키즈카페 이야기] 경기도에 위차하고 있는 A 키즈카페는 월세와 관리비 그리고 직원의 급여를 더하면 월평균 1000만 원 이상 지출되는 업장이다. 업장 유지비가 꽤나 큰 금액이지만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친절한 서비스로 동네에서는 잘나가는 업장으로 손꼽혔고 매출도 잘나왔다. 오픈 후 쭉 승승장구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해당 지역에 확진자가 생겼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에서 약 100M밖에 떨어지지 않았던 A 키즈카페는 하루아침에 손님이 뚝 끊기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을 겪게 되었다. ‘사장님! 아무리 그래도 가게를 닫으시면 절대 안돼요!’ A 키즈카페 사장님은 망연자실하며 한 달 동안 문을 닫을 거라 말했다. 오지도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1000만원이 넘는 업장 유지비를 낼 순 없다는 것이었다. 확진자가 왔다간 업장은 직원들의 건강과 추가 감염, 업장 재정비를 위해서라도 일정기간 문을 닫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해당 지역에서 나왔다고 무턱대고 문을 닫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하여 A 키즈카페 뿐만이 아니라 나라가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2020년 2월 20일을 기준으로 하여 확진자가 104명으로 대거 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은 또 한 번의 쾌거에 세계 각국에서 <기생충>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영화와 함께 많은 외국인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영화에서 등장한 ‘짜파구리 (짜파게티+너구리)’다. 짜파구리는 영화 내에서 빈부 격차를 상징하는 중요한 소재로 활용됐다. 영화 내에서는 짜파구리를 모르는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라면과 우동을 합친 ‘Ram-don’으로 번역됐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 이후 짜파구리를 만들어 먹는 유튜브 영상들이 유행했었는데, 이번 수상으로 짜파구리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게 됐다. 사실 짜파구리는 2009년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레시피다. 너구리의 스프와 짜파게티의 짜장 소스를 섞어 짜장면에 고춧가루를 뿌려 먹는 맛을 살려 인기를 끌었다. 그런 짜파구리가 오랜 시간이 지나 영화를 통해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다. 농심에서는 이번 기회를 살려 11개국의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을 소개하는 홍보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배포하고 있다. 또한 대형마트에서도 짜파게티와 너구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