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맛남] 온기 충만 장작 구이 바(1)

 

거센 불똥이 활활 피어오르는 장작불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와 해산물들. 상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원초적인 다이닝 신이다.

인류가 불을 다루기 시작한 태곳적부터 이어져온 우드 파이어 그릴은 우리의 본능을 깨우는 가장 익숙한 맛이기에 거부할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장작 구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녹여낸 요리를 선보이는 다이닝 바들이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불 향 가득 머금은 메뉴에 잘 어울리는 와인이나 위스키 리스트도 탄탄하게 챙겨 식사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따스한 온기와 나무 향, 그리고 특유의 불 맛으로 겨울철 잠자는 오감을 깨워줄 장작 구이 다이닝 바. 최근 1년 내 오픈한 곳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3곳을 소개한다.

 

불에 올려 아름답게 담는다, ‘불래’

 

'좋은 것을 불에 올려 아름답게 담는다.’ 우드 파이어 그릴 다이닝 바 <불래>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서울다이닝>의 김진래 셰프는 2012년 런던에서 현재 싱가포르의 <번트 엔즈 BURNT ENDS >를 운영하는 데이브 핀트 셰프의 우드 파이어 그릴 팝업을 경험하고 원초적인 불 맛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누구에게나 친숙한 불 맛에 자신의 색깔을 더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싶었던 셰프는 지난해 10월 한남동에 <불래>를 오픈하기에 이른다.

 

 

공간은 램스턴 아사도 그릴과 매장에 맞게 주문 제작한 화덕이 잘 보이는 ‘ㄷ’자 형태의 바로 이뤄졌다. 어느 곳에 앉아도 불로 조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게 설계한 것. 테이블은 나무 소재와 대비되는 대리석 등의 돌 소재를 사용해 차분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테이스팅 코스와 단품으로 구성된 메뉴들은 모두 불의 터치가 가미된 창작 요리로 꾸려졌다. 이번 겨울 시즌 코스는 갖가지 재료를 굽거나 훈연한 스몰 디시들로 시작하고, 얇게 말린 감자로 표면을 덮은 뒤 토치로 열을 가해 겉은 바삭하고, 속재료는 훈연시킨 ‘계란 커스타드, 문어’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릴에 구운 계절 생선 요리와 고기 요리 두 가지, 화덕에 구운 시즈널 피자가 제공된다. 코스의 대미는 ‘불에 태우다’는 뜻의 프랑스어이자, 업장명의 모티프인 ‘크렘브륄레’로 장식된다. “불 맛이 들어간 요리는 와인과 함께 즐겨야 그 맛이 배가된다”고 강조하는 셰프는 와인 리스트에도 신경을 썼다.

 

업장 입구에는 통유리로 제작해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는 와인 셀러가 비치됐는데, 구대륙과 신대륙, 컨벤셔널부터 내추럴까지 선택의 폭이 넓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셰프는 이곳이 편안하게 와인을 즐기는 ‘한남동의 놀이터’가 되길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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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화로

식사의 마무리까지 불과 관련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디저트 후에는 손님 앞에 작은 화로와 함께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마시멜로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코스 메뉴에 미니 화로의 활용을 늘려갈 예정.

  • 불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대로18길 28 2층

 

광화문광장에 옮겨온 스페인 시장, ‘메르깟’

 

광화문광장 부근, 스페인 동부 지중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식문화 공간 <메르깟>이 등장했다.

 

스페인 카탈루냐어로 ‘시장’을 의미하는 업장명으로, 지하 1층에는 4백여 종의 리스트를 갖춘 와인 숍, 1층은 유럽식 빵과 치즈, 올리브오일 등의 식재료를 파는 베이커리 겸 그로서리 숍, 2층은 타파스와 와인을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다이닝 바가 있다. 이곳을 이끄는 스패니시 파인 다이닝 <떼레노>의 신승환 셰프는 오래전부터 이런 공간을 꿈꿔왔다고.

 

 

“쇼핑을 하고 타파스도 여유롭게 즐기는 스페인 지중해 연안의 시장 같은 그로서란트를 만들고 싶었죠.”

올 상반기에는 7층에 싱글 몰트위스키를 다루는 루프톱 바를 오픈하고, 임시 휴업 중인 <떼레노>도 이곳으로 옮겨올 계획. 2층 타파스 바에서는 우드 파이어 그릴과 차콜 오븐을 활용해 나무와 숯의 풍미가 가득한 메뉴들을 만날 수 있다. 참나무와 졸가시나무 비장탄을 활용해 그릴에서 초벌로 구운 후, 차콜 오븐으로 옮겨 속까지 익히면서 짙은 숯 향을 식재료에 입힌다.

 

 

셰프는 본인의 다른 타파스 업장인 <엘초코 데떼레노>에선 차콜만을 활용하는 바스크 지역 요리를 선보이는 반면, 이곳은 장작도 쓰는 카탈루냐 지역 요리를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토마토소스 미트볼인 알본디가, 레드와인에 푹 졸인 소 볼살 요리 등이 대표적인 카탈루냐풍의 메뉴다.

 

여기서 그릴에 구울 때 셰프의 킥은 레몬, 마늘 베이스로 발효시킨 산미 높은 소스를 바르며 굽는 것. 산미가 마이아르 반응을 일으키면 식재료의 표면이 더 바삭해지면서 독특한 감칠맛이 난다고. 이곳은 앞으로 시장 상인과의 협업을 늘려가며 스페인 시장의 활기와 여유를 재현할 예정. 올봄에는 농부 시장 마르쉐와 협업해 다양한 식재료들을 판매하면서 한편에서 타파스 메뉴도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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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탑

스페인 지중해 연안에 있는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광장에서 꼭 시계탑을 만나게 된다. 그 모습을 본떠 건물 외벽에 거대한 시계를 만들었는데 벌써부터 방문객들의 인기 촬영 스폿으로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 메르깟(MERCAT)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69 (세종로, 국호빌딩)

 

불 맛으로 녹인 여행의 영감, ‘로기’

 

로기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불의 신이다. 장난의 신 로키와 ‘먹방 대결’을 벌였는데 음식들을 통째로 불태워 없애버리는 바람에 이겼다는 재미난 신화가 남아 있다. 이 ‘불 신’의 이름을 딴 한남동 <로기>는 우드 파이어 그릴 메뉴와 와인의 마리아주를 선보이는 다이닝 바다.

 

호주 등지에서 경험을 쌓고 한우 파인 다이닝 <라이프> 등을 거친 박준승 셰프가 자신만의 창작 그릴 요리를 보여주고자 지난해 가을 정식 오픈했다.

 

키친의 일자형 그릴은 바 좌석에서도 불꽃을 볼 수 있는 높이로, 셰프가 직접 고안해 제작했다. 장작은 식재료에 좋은 향을 입혀주는 마른 참나무를, 숯은 <라이프>에서 쓰던 최고급 비장탄을 고집한다.

 

 

요리에 스모크한 풍미를 섬세하게 입히기 위해 포도나무 칩에 훈연한 말돈 소금, 브라운 버터와 함께, 타임을 태워 향을 입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쓴다. 셰프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받은 영감을 녹인 메뉴들도 재미있다.

 

일본 포장마차에서 소스로 흔히 쓰는 양조간장과 와사비, 시치미를 섞어 퓌레로 만들거나, 태국 여행 때 먹은 똠얌꿍의 핵심 재료들을 재해석해 양식 스타일로 풀어내는 등그만의 재기 발랄한 접근이 돋보인다. 블랙 앤 레드를 키 컬러로 꾸민 바 테이블과 파이프 안에 붉은색 LED등을 넣어 셰프가 직접 제작한 조형물 등 오너 셰프로서의 첫 업장인 만큼, 인테리어 하나하나에 녹아 있는 세심함이 돋보인다.

 

 

여유 시간에는 스태프들과 함께 소믈리에 수업을 들을 정도로 와인에 진심인 셰프답게 와인 리스트도 탄탄하다. 그릴 요리와 잘 어울리는 부르고뉴 샤르도네 중에서도 코트 드 본(COTE DE BEAUNE)지역의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와인과 요즘 뜨는 핫한 내추럴 와인 리스트도 다채로워 셰프에게 자신의 취향을 알려주며 와인을 추천받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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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나무 통창

업장 한쪽에 마련된 룸에는 목련나무가 바로 앞에서 보이는 통창이 있다. 꽃피고 잎이 돋아나는 목련나무의 변화를 통해 계절의 흐름을 보여주고자 하는 셰프의 의도가 담겼다.

 


 

온기 충만 장작 구이 바-2편으로 이어집니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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