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난립하는 미투 브랜드, 1+1 직영 의무화 가능한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미투 브랜드’의 난립은 심각한 문제다. 원조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 금세 유사한 이름, 메뉴, 인테리어를 가진 브랜드들이 독버섯처럼 피어난다. 이런 독버섯들은 제대로 된 직영 경험도 없이 원조 브랜드가 쌓은 인지도를 빨아먹으며 매장을 늘리고, 결국 제대로 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다.

 

문제는 미투 브랜드들의 행태로 인해 아무런 죄도 없는 원조 브랜드들과 미투 브랜드의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떠안는다는 것이다. 원조 브랜드들은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가맹점주들은 생계와 직결되는 매장을 폐업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이는 한국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좀먹는 암적인 상황으로 하루빨리 개선돼야한다.

 

미투 브랜드가 가져오는 부작용들

‘미투 브랜드’라는 말만 들어도 떠오르는 브랜드들이 있다. 2010년 이후 인기를 끌었던 스몰비어의 대명사인 ‘봉구비어’, 박리다매 전략을 내세웠던 ‘명랑핫도그’ 등의 브랜드다. 해당 브랜드들은 미투 브랜드의 무분별한 난립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 법적 분쟁에 휩싸이는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

 

 

상표권과 법적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미투 브랜드의 난립은 파이가 커지기도 전에 무분별한 경쟁이 벌어져 결국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심지어 이름과 모양은 비슷하나 맛과 재료 등에서 차이가 심해 원조 브랜드까지 함께 망해버리는 극단적인 상황도 벌어진다.

 

이 밖에도 미투 브랜드들은 급격히 유행했다 사라지는 아이템에도 몰려들고 있다. 대만 카스텔라, 흑당 밀크티, 마라탕 등 한순간 번화가를 가득히 매웠다가 사라지는 아이템에도 미투 브랜드가 난립한다. 미투 브랜드들은 제대로 된 직영 운영 경험도 없이 유행하는 아이템을 활용한 메뉴를 만들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맹점주들을 모집한다.

 

 

물론 제대로 된 시장조사 없이 ‘요새 이게 뜬다더라’ 라는 이야기만 믿고 계약한 자영업자들에게도 일부분 잘못이 있다. 하지만 한 때의 유행을 이용해 삶이 힘든 자영업자들의 고혈을 짜먹는 미투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영화 <기생충>에서 주인공 기택과 근세 역시 대만 카스테라 가게를 오픈했다가 망했다는 공통된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소재로 쓰일 만큼 미투 브랜드의 난립이 대한민국 외식 업계의 일상이 됐다는 증거다. 실제로 수많은 미투 브랜드의 가맹점주들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매장들에 고통 받다가 폐업을 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행에 따른 창업을 무조건 나쁘다고 폄하할 수 는 없다. 다만 직영을 운영해본 경험이나 역량이 없는 가맹본부가 유행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가맹점을 늘려가는 현재의 ‘방식’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적당한 매장들이 천천히 노하우를 쌓으면 오래 유지될 수도 있을 아이템들이 무분별한 미투 브랜드의 난립으로 더 빨리 매장 당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와 원조 브랜드가 받는다. 프랜차이즈의 폐업이 계속되면 ‘안정적 창업을 통한 사회 안전망 제공’이라는 프랜차이즈의 순기능마저 잃고 산업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미투 브랜드는 한국 외식 업계에 큰 타격을 주게 될 씁쓸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미투 브랜드의 난립, 해결방법은?

그렇다면 이런 미투 브랜드의 난립을 막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 해외의 사례에서 찾은 해결책의 핵심은 ‘가맹본부의 직영점 운영 경험’에 있다. 직영점은 가맹본부가 브랜드의 수익성을 검증하고 표준 상권을 설정해 점검할 수 있는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또한 직영점을 운영함으로써 가맹 시스템을 표준화하고,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 개발 및 서비스 역량을 갖출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때문에 가맹본부가 최소한의 역량을 가지도록 직영점, 또는 그에 준하는 운영 경력을 의무적으로 갖게 해야 한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1개 이상 지역에서 12개월 이상’ 직영점을 운영해야 하고, 프랑스는 ‘7년 이상 경력에 3개 이상 매장을 2년 이상 각각 운영할 것’을 프랜차이즈 사업 조건으로 삼고 있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가맹본부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해 갈 수 없고 가맹점을 유치할 수 없다. 이는 가맹본부가 최소한의 직영점 운영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방법을 숙지한 뒤 가맹점을 내도록 하는 유의미한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역량있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가맹점을 내기에 가맹점주들의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3,000여 개, 일본 1,300여 개 보다 월등히 많은 4,882개의 가맹본부가 운영 중에 있다. 그 중 생계형 창업 비중이 높고, 사업 기간이 짧은 외식업 가맹본부가 75%에 육박한다. 더욱 암울 한 것은 안정적 사업 운영의 토대인 직영점은 외식업에서는 0.05%인 6,000여 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한 거의 절반에 가까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직영점이 없이 가맹점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짧은 기간 가맹점을 폭발적으로 늘려 이득을 본 후 폐업해버리는 ‘미투 브랜드’들까지 난립하니 상황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맹본부의 직영점 운영 경험을 의무화하는 ‘1+1 제도’가 정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1+1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최소 1개 이상의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지칭한다. 앞서 소개한 해외의 사례에 비하면 굉장히 약한 기준이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이 정도의 장치라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분야 서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직영점 운영 경험이 있는 가맹본부는 조사 대상 200개 가맹본부 중 59.6%였다. 이들은 경험이 없는 가맹본부에 비해 가맹점 한 곳 매출이 연간 4,247만원, 14.5%나 더 많았다.

 

또한 직영점을 운영하는 가맹본부의 93.6%가 ‘직영점 운영 경험이 가맹사업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결국 이는 1+1 제도가 기업 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반대론자들의 의견과 달리, 가맹 사업의 안정적인 성공을 위해 1+1 제도가 더욱 필요함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1 직영 의무화, 도입 가능한가?

그렇다면 1+1 제도를 바탕으로 한 직영 의무화 도입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도입이 쉽지 않다.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 도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음에도, 지난해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개정하기로 했던 가맹사업법은 작년 10월 발의된 이후 지금까지도 국회 파행의 벽에 가로막힌 상태다.

 

현재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점주들을 대표하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학계를 대표하는 한국프랜차이즈 학회 등의 행위자들은 모두 ‘1+1 제도’ 도입 등 가맹사업법 개정에 찬성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1 제도와 직영 의무화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래의 취지로 돌아가 가맹본부와 점주들 모두에게 득이 되는 ‘당연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오랜 숙원사업인 만큼 개정이 절실하지만 20대 국회가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대로 시간이 더 지나면 법안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돼도 법안 통과가 쉽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운영 경험이 없다고 해도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자유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2017년부터 2년 이상 직영점 운영 경험을 필수로 하는 ‘2+1제도’ 등을 골자로 꾸준히 발의됐지만 매번 ‘불필요한 규제’라는 이유로 국회 벽을 넘지 못했다.

 

반대하는 이들의 의견도 일리는 있다. 유행하는 아이템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창업을 막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무분별한 창업과 비양심적인 영업 방식으로 생계를 걸고 창업하는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미투 브랜드에 대해서만큼은 좀 더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다.

 

더욱이 앞선 공정위의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어서 직영점 운영은 결국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성공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이다. 결국 미투 브랜드를 창업한 후, 가맹비와 수수료 등으로 이득을 보고 폐업하려는 사람이 아닌 이상. 1+1 제도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여러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입에 발린 공약들보다 중요한 것은 곪아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로 고통만 주는 미투 브랜드와 같은 문제들을 정책적으로 올바르게 해결해내는 모습이다. 1+1 제도 혹은 직영 의무화를 통해 ‘미투 창업’, ‘미투 브랜드’의 난립을 막고, 내실 있고 역량 있는 가맹본부들이 가맹점주들과 상생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길 바라본다.


푸드&라이프

더보기
잼라운지, 홍대에 신규 문화 라운지 오픈… 공연·F&B 결합 공간 운영 시작
음악·공연 기반 문화 라운지 ‘잼라운지(JAM LOUNGE)’가 홍대 지역에 신규 지점 ‘잼라운지 홍대점’을 정식 오픈했다. 잼라운지는 게임 사운드 전문기업 창조공작소가 운영하는 브랜드로, 2020년 선릉역 인근 1호점 개관 이후 게임·IT 업계 관계자들의 네트워킹 거점으로 자리 잡아왔다. 선릉점은 녹음실과 라이브 공연장을 결합한 구조로, 세미나, 발표회, 쇼케이스, 소규모 공연 등 다양한 목적의 행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러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 관람과 휴식이 가능한 라운지형 공간 모델을 구축했다. 잼라운지는 업계 교류를 위한 행사뿐 아니라 소규모 공연과 네트워크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홍대에 새로 문을 연 ‘잼라운지 홍대점’은 선릉점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을 확장한 지점으로, 스테이지 중심의 라운지 좌석 구성과 바(Bar) 공간을 갖춰 방문자가 음악을 감상하며 머무를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됐다. 내부는 공연 무대를 중심으로 한 라운지형 좌석과 휴식 공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식음(F&B)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공연 관람과 머무르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창조공작소의 사운드 장비 운용 및 공연 기획 노하우가

비즈니스 인사이트

더보기
거창, ‘거창韓맛집’ 추가 선정, ‘거창의 맛’ 넓힌다
거창군은 군을 대표하는 음식점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거창군 대표맛집 ‘거창韓맛집’ 추가 지정을 위한 접수를 진행한다. 거창군은 지난해 관내 외식업소 10개소를 ‘거창韓맛집’으로 처음 선정하고 인증 현판 부착과 맛지도 제작·배포 등 홍보를 추진해 왔다. 대표맛집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지역 관광 수요 증가에 대응해 올해 추가 지정을 추진한다. 이번 추가 선정 규모는 20개소이며, 2024년 선정 업소 10개소와 합하면 ‘거창韓맛집’은 총 30개소로 확대된다. 선정 결과는 2026년 4월 발표할 예정이다. 참여 신청은 거창군에서 영업신고 후 12개월 이상 영업 중인 일반음식점이 대상이며, 영업주가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신청서는 거창군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방문·우편·이메일로 접수 가능하다. 신청 기한은 2026년 1월 9일까지다. 선정 방법은 서류심사, 군민 모바일 투표, 전문가 현장심사를 거쳐 진행된다. 현장심사단은 음식의 맛, 식재료, 가격, 위생, 친절, 메뉴의 대표성 등 항목을 평가하고, 점수를 합산해 고득점 순으로 최종 선정한다. 선정된 곳은 인증 현판을 부착하고 맛지도 제작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 번의 선정’에 그치지 않도록

식품외식경영포럼

더보기
고성, 농산물가공 창업 실전 전략 아카데미 성료
고성군은 예비·초기 농산물가공 창업자의 실전 역량 강화를 위해 운영한'농산물가공 창업 실전 전략 아카데미'를 12월 18일 수료식을 끝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8월 25일부터 12월 8일까지 총 7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교육생 6명을 대상으로 브랜딩 전략 수립, 사업계획서 작성, 정부지원사업 대응 전략 등 농산물가공 창업 전반에 대한 실무 중심 교육과 1:1 맞춤형 컨설팅으로 구성됐다. 교육은 선배 창업자 특강을 시작으로 기업 진단 멘토링, 브랜딩·패키지 성공사례 분석, 로컬 브랜딩 전략 수립, 정부지원사업 이해 및 실전 사업계획서 작성, 기업별 사업계획 고도화 컨설팅, 대면평가 자료 전략 멘토링까지 단계적으로 운영되어 참여 농가의 사업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회차별로 농가당 최대 2시간 이상의 집중 멘토링을 제공하여 각 기업의 제품 특성과 사업 여건을 반영한 실질적인 사업 전략을 도출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단순 이론 교육이 아닌 ‘바로 적용 가능한 창업 전략 수립’에 높은 호응을 얻었다. 수료식에서는 교육 성과 공유와 함께 기업별 사업계획 추진 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교육생들은 “막연했던 창업 구상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으로

J-FOOD 비즈니스

더보기
[전수창업] 일본 현지 ‘장어덮밥’(히츠마부시)전문점 기술 전수
일본 나고야 현지 ‘장어덮밥’(히츠마부시)전문점의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 오는 12월 26일(금), 전문식당 조리비책 교육시설인 알지엠푸드아카데미에서 진행된다. 최고급 보양식으로 각광받는 ‘장어’요리. 최근 줄서는 맛집 등 유명 방송프로그램에 일본식 장어덮밥 전문점이 소개되면서 고급 스테미너 음식인 ‘히츠마부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고야 3대 명물인 장어타래 레시피 전 과정 공개 서울과 부산 유명 장어덮밥전문점 노하우 전수 “굽기가 첫 번째 관건이다. 또 깊은 풍미와 맛을 결정짓는 장어타래를 입혀내 윤기와 색감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히츠마부시가 탄생한다. 쫄깃한 첫입에 이어지는 부드러운 식감을 극대화하는 조리 방법을 전수, 최고에 가까운 장어구이의 맛을 이끌어 낸다.” 이번 ‘장어타래·나고야식 장어덮밥 상품화 기술전수’ 과정은 일선 요리학원에서 만날 수 없는 현장기술 전수 프로그램으로 김종우 원장이 핵심 노하우를 직접 전수, 시연한다. ‘김종우 원장’은 10년간 일본 동경에서 거주하며 한국과 일본의 유명 외식브랜드 메뉴컨설팅, 대형호텔의 총주방장으로도 근무, 레시피 개발 및 상품화에 정통한 전문가다. 일본의 히츠마부시 유명 맛집을 다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