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는 어디로 놀러 갈까? 신사동 가로수길, 성수동 카페거리, 연트럴파크 일대, 한남동 카페거리 등의 번화가만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이제 점차 전통시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늘고 있다. 옛것에서 새로운 매력을 느끼는 ‘뉴트로’ 열풍이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부는 덕분이기도 하지만, 전통시장 주변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맛깔스러운 길거리 음식과 멋스러운 구제 옷, 조금 더 얹어 주는 ‘덤’ 문화 등 기존 요소들이 매력으로 다가오면서도, 시장의 신선한 재료들로 독특한 메뉴를 개발하며 상인들과의 상생을 추구하는 다이닝 플레이스도 곳곳에 등장했다.
시장 토박이가 만든 루프톱 와인 바부터 시장에서 사온 고기를 품격 있게 구워주는 비스트로, 상인들과 함께 칵테일을 개발하는 바, 시장 음식을 내추럴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이런 다양한 시도 덕분에 전통시장은 신구의 조화가 있는 ‘힙’한 곳으로 변모 중이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더욱 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5월, 전통시장과 상생하는 핫 플레이스를 돌아봤다.
광장시장은 1905년부터 이어온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시장이다.
육회, 빈대떡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이곳에 젊은이들의 발길을 이끄는 이색 공간이 생겼다. 정육점과 분식 가판대 사이에서 녹색 네온사인으로 반짝이는 ‘365일장’은 자체 개발한 수제 맥주 ‘광장시장 1905’을 포함한 각종 주류와 이색 식료품, 시장 상인들과 협업한 굿즈 등을 파는 그로서리 숍이다. 매장 옆 좁은 계단을 따라 4층으로 올라가면 의외의 공간이 나타난다. 바로 루프톱 와인 바 <히든아워>다.
이곳은 광장시장 56년 노포 <박가네 빈대떡>을 3대째 운영하는 추상미 대표가 ‘321플랫폼’을 창업하며 작년 11월 마련한 공간이다.
“어릴 때부터 광장시장을 보며 자랐는데 방문객들의 패턴이 비슷한 거예요. 육회나 빈대떡 맛집을 돌아보는 정도죠.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까 의문이 들어 나부터 새로운 걸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와인 바는 올라가는 계단을 찾기 쉽지 않을 만큼 은밀하게 만들었는데, 남다른 의도가 있다.
“광장시장 방문객은 1층만 보거든요. 아케이드로 가려져 위층이 있다는 걸 몰라요. 이곳에선 시장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홍콩, 나폴리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뒷골목 식당과 같은 숨은 공간을 광장시장에도 만들고 싶었죠.”
메뉴에도 시장의 정체성이 녹아 있다.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고 와인 바 <마인어스> 등을 거친 윤두석 셰프가 메뉴를 개발했다. 돼지 부속 부위를 시장에서 수급받아 만든 샤퀴테리와 피자가 메인이다. 특히 쫄깃쫄깃한 오소리감투를 얹은 ‘히든피자’는 이곳만의 이색 메뉴. 컨벤셔널 와인과 내추럴 와인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추 대표는 “특히 외국인들에게 재밌는 요소가 많은 시장이 되도록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히든아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32길 21 4층 히든아워 hidden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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