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호부터 2019년 11월호까지 흥미로운 새 얼굴들을 주목해온 본지 ‘저스트 런치드(JUST LAUNCHED)’ 기사를 통해 소개된 곳 중 장르의 다양성을 고려해 2020년이 더욱 기대되는 ‘BEST NEW’를 뽑았다.
설렘 가득, 걱정도 살짝, 솔직한 표정들로 자신이 어떤 씨앗을 심었는지 그 의미를 전해주던 사람들. 시간이 지나 제법 싹을 틔운 이들은 2020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차를 베이스로 하다
바 티센트(BAR TEA SCENT)
차(茶)와 술의 이색적인 조화를 경험할 수 있는 바로, 과학 실험실에서나 볼 법한 증류기, 초음파 분산기 등으로 직접 술을 증류하고 숙성하기 때문에 표현하는 맛의 스펙트럼이 넓다.
백호오룡을 사용해 제조한 코냑, 철관음이 들어간 럼, 랍상소총으로 만든 스카치 위스키 등 술과 차를 블렌딩해 직접 만든 티 스피릿으로 칵테일을 제조하는 식. 그외 고급 차의 대명사인 교쿠로 녹차나 말차 자체를 베이스로 사용하기도 한다.
일본식 정원, 개량 한복 스타일의 유니폼, 피아노로 재해석한 K팝 BGM 등 동양적인 느낌의 공간은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Editor's noteⅠ‘티 플레이버’가 다이닝 트렌드로 꼽히며 스낵, 디저트, 술 등 전방위적 으로 등장한 가운데 가장 진취적으로 차의 풍미를 표현하고 담아낸 곳. <찰스 H> 출신의 권용진 바텐더와 <마크 다모르>의 앤디 윤 바텐더가 오픈한 곳답게 안정적인 메이킹과 창의성으로 바 신을 자극하길!
- Bar Tea Scent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62길 16 엘리자벳빌딩 1층
스승의 이름을 걸고 만든 소시지
세스크 멘슬(XESC MENZL)
양식 필드에서 경력을 쌓던 중 육가공의 매력에 빠진 김정현 셰프가 스페인의 나바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각국의 명성 있는 육가공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제대로’ 배운 노하우를 풀어내고 있다.
배움의 과정에서 만난 두 스승의 이름을 합쳐 업장명을 지었다고. 매콤한 소시지 ‘치스토라’, 와규 우둔과 돈육을 갈고 에멘탈 치즈를 넣은 ‘캐제크라이너’, 파프리카 파우더와 향신료를 첨가해 훈연한 ‘데브라지너’ 등 직접 만든 정통 유럽 소시지와 햄과 함께 보기 드문 수입 식재료도 구매할 수 있다.
또, <슈퍼막셰>, <페스타 바이 민구> 등 일찍이 그 맛을 알아본 셰프들이 이곳의 소시지와 콜드 컷을 메뉴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이곳의 육가공품을 만나볼 수 있다.
Editor's noteⅠ어설픈 변칙보다 정공법을 택한 김정현 셰프의 손맛이 통했다. 세스크와 멘슬, 두 스승의 이름을 업장명으로 내건 만큼 앞으로도 자신감 있는 맛, 책임감 있는 맛을 기대해본다.
- 세스크 멘슬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이로14길 7 1층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 식재료
에빗(EVETT)
호주 태생의 조셉 리저우드 셰프가 <레드버리>, <프렌치 런드리> 등 유수의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고 정착한 곳은 다름 아닌 한국 서울.
팝업 레스토랑을 열며 전 세계를 투어 하던 중 철마다, 빠르게는 일주일 마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한국 식재료에 반한 것이 계기다. 산사나무 열매, 야생 버섯 등 채집한 야생 식재료, 우렁이, 오골계 등 한국 토종 식재료, 직접 빚은 메주나 쌀 식초 등의 한식적인 요소를 세계 각지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테크닉으로 해석해 선보인다.
오픈 1년 만에 2020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에서 1스타를 획득했다.
Editor's noteⅠ한국의 식재료를 호기심 있게 바라본 외국인 셰프, 그리고 그 시선으로 해석한 요리는 다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계절마다 또 어떤 흥미로운 식재료를 접시에 올릴지 함께 탐구 해나가고 싶은 곳.
- 에빗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곡로23길 33
형제의 파워를 입증하다
있을 재(在)
<뚜또베네>, <팔레드고몽>의 이재훈 셰프와 <로칸다 몽로>의 이재호 매니저, 두 형제가 각자 필드에서 20여 년 넘게 쌓아온 공력을 풀어내고 있는 곳이다.
베테랑답게 힘을 줄 곳은 주고 뺄 곳은 빼며 나눠 먹기 좋은 음식, 가격대가 넓은 와인 리스트와 함께 편안하고 숙련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프렌들리 비스트로’를 지향한다.
고수를 듬뿍 올린 양고기 늑간살 미트볼 등 한국 사람들이 먹는 모든 재료를 활용해 거침없는 플레이버를 담아낸 요리들로 이탤리언 그 이상의 장르를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이에 걸맞은 식전술, 메인, 디저트 술까지 두루 갖춰 술맛 좀 아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ditor's noteⅠ‘올 것이 왔다’는 세간의 이목 속에 오픈해 여전히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년간 쌓아온 이야기의 제1막을 이제 연 것일 터, 인터뷰 당시 ‘보여줄 게 많다’는 두 형제 오너의 자신감을 근거로 2020년도 기대해본다.
- 있을 재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68길 19 1층
궁극의 불 맛을 보여주다
숯(SOOT)
「바앤다이닝」 포토그래퍼 출신인 이재훈 대표의 美적 감각과 최효의 오너 셰프의 味적 감각이 합을 이룬 우드 파이어 비스트로.
일체의 가스 시설 없이 오직 장작과 숯을 활용해 궁극의 불 맛을 전한다. 지리산 갈참나무와 굴참나무를 기본으로 편백나무를 섞어 독특한 향을 입히거나 직화, 그릴, 훈연 등 불과 연기로 구현 가능한 조리 기법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 맛’이라는 비슷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는 한계는 보리 리소토, 바질 아이올리, 삼발 소스, 표고버섯 퓌레 등 다채로운 사이드와 소스로 극복했다. 거친 표면의 벽돌, 짚을 활용한 토속적인 느낌의 소품 등 우드 파이어 콘셉트에 걸맞게 꾸린 실내 공간이 맛을 더한다.
Editor's noteⅠ꿈틀꿈틀 싹을 틔우기 시작한 국내 우드 파이어 다이닝 신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곳이다. 장작은 불이 붙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오래 지속되는 법. 끈기 있는 화력을 기대해본다.
- SOOT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23길 7 1층
파인 다이닝 셰프의 투박한 손맛
정식 카페(JUNSIK CAFE)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정식바>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턱 낮은 카페로 탈바꿈하면서 치즈 스파게티, 치킨 리조또, 브런치 플레이트 등 공간에 걸맞은 캐주얼한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 특히 눈에 띄는 건 베이커리와 디저트 섹션. 뉴욕 <정식>을 거쳐 현재 서울에서 페이스트리 헤드를 맡고 있는 손연화 셰프가 책임지며 손님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그간 섬세한 파인 디저트를 선보여온 셰프는 이곳에서만큼은 스콘과 쿠키, 무스 케이크처럼 보다 단순하고 투박한 손맛으로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정식>의 플레이트 디저트를 단순화한 특별한 메뉴도 맛볼 수 있다.
Editor's noteⅠ어쩌다 맛보는 파인 다이닝 디저트도 좋지만, 매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더욱 어려운 법. 게다가 디저트를 요리처럼 접근하는 손연화 셰프의 숨은 한 수가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 정식카페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58길 11 1F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바앤다이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barndi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