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창업 2년 내 거의 절반 가까이 업종을 변경하거나 문을 닫는다.
자영업 폐업의 원인으로 대부분 ‘치열한 경쟁’을 꼽지만 ‘전문성 부족’도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다. 전문성을 갖추고 창업하는 방법 중 하나는 ‘직장에서 배운 노하우’를 기반으로 창업하는 것이다.
30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외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점포 운영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쌓고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몇 년간 가맹본사에서 근무한 후 신뢰를 바탕으로 창업을 했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통할 경우엔 좀 더 쉽게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본사 직영점 주방 막내에서 사장으로
"지난 2010년 안산에 위치한 한국호텔관광학교 졸업 후 ‘빈체로’ 주방 막내로 첫발을 내딛었다. 본점 근무를 포함해 5년 간, 근무를 한 셈인데 입사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지금 매장을 오픈하게 되었다.”
‘빈체로’ 창원점 곽승기 가맹점주는 이렇듯 ‘빈체로’ 브랜드 안에서 단계적인 과정을 거쳐 가맹점주로의 위치까지 올라섰다.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근무했을 때 겪었던 본사의 처우와 가맹점 지원 사항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따져보고 최종적으로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빈체로 직영점에서 일하며 느꼈던 사업 경쟁력과 가맹본사의 경영마인드가 창업을 결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하는 곽 씨.
“빈체로의 이문식 대표의 경우 다수이 특급호텔을 거치고 전문대학 겸임교수, 대기업 메뉴개발팀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실력자다. 주방 막내로 일하며 요리에 대한 열정과 소명의식을 배웠다.”
그가 전하는 신뢰 포인트는 요리에 대한 깐깐함이다.
음식에 관해서 고객들은 매우 인색하다. 딱 한 번 맛이 없어도 그 매장을 다시 방문하지 않겠다는 고객들이 많다. 그런데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들은 기초 교육만시키고 숙련되지 않은 상태로 가맹점을 개설해주기 때문에 갑자기 손님이 몰리는 상황에서는 맛의 표준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빈체로’는 매장 인력들이 충분히 숙련된 상태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장기 교육을 시키고 있다. 가맹점주들도 어렵고 복잡한 이태리 요리를 완벽히 조리할 수 있도록 4주에서 5주간의 교육을 받는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일주일가량 교육받는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교육 기간이 길다.
또 오픈 이후에도 맛이 흔들리지 않도록 가맹본사의 직원이 일주일 이상 머물면서 맛을 체크하고 매장 직원들을 현장 훈련시킨다. 덕분에 정확한 레시피에 의해 음식을 조리하고 음식의 양, 모양, 온도 등 항상 표준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는 가맹점주들이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자신이 직접 창업을 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고.
그가 창업을 결정하게 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운영의 편리성이다.
각종 소스와 피자도우를 직접 만드는 이태리 레스토랑의 경우 여러 조리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리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만큼 인건비를 지출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빈체로는 30평 기준 점주 포함 주방 1명, 서빙 인력 2명이면 하루 수백그릇의 파스타를 거뜬히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피자도우와 각종 파스타에 들어가는 소스가 원팩으로 포장되어 매장에 전달, 조리 공정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또한 파스타와 같은 양식의 경우 주방장의 역량에 따라 맛 차이가 발생하고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빈체로의 경우엔 본사가 직접 제조부터 유통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보유, 반가공 상태의 식자재가 본사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요리에 서툰 사람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곽 점주는 “가령 스파게티소스, 마늘크림소스, 크림소스베이직, 양송이스프, 발사믹 드레싱, 피자도우 등을 빈체로 파스타 대표와 쉐프출신들로 구성된 메뉴개발팀에서 직접 개발하고 본사에서 자체 생산하여 품질 및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했기 때문에 어느 매장에서 판매를 해도 균일화 된 빈체로만의 수준 높은 이탈리안 요리를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가심비 세트로 점심에만 90만원 매출 올려
곽승기 가맹점주는 보증금 제외, 인테리어 및 주방집기 등을 더해 1억 원이 조금 넘는 비용으로 20평대 파스타 매장을 오픈, 현재 월 평균 3천 8백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물론 그도 창업을 준비하면서 고민의 순간은 분명 있었다.
“매장 위치가 아무래도 지방권이기에 수도권의 경쟁력 있는 외식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과연 성공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 창업 전 고민이었다. 우선 21평이라는 비교적 적은 매장 규모에 만석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앞섰다. 매장 자체는 지방 권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창원 상남동이란 곳이 월세가 비싸서 그에 걸맞는 매출 달성 전략이 필요했다.”고 말하는 곽 점주.
그는 매장 자체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본사의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졌고, 이를 통해 매출 상승에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주로 모바일 SNS 홍보 활동에 주력했다. 가성비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적극 어필했다.
실제로 매장에선 7천원 선의 파스타 하나를 주문하면 20cm 크기의 바게트빵과 에이드 음료가 무료로 제공한다. 빈체로의 메뉴 소식과 매장 소식을 주기적으로 올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강한 상품력 기반으로 기본에 충실한 경영 정책이 핵심 비결
파스타 주문 시 푸짐한 곁가지 메뉴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대신 고객의 재방문과 높은 회전율이 받쳐주고 있다고 말하는 곽 점주.
점심 매출만 90만원 선으로 가심비 세트메뉴 구성으로 재방문율이 전체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식당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맛이고 그다음이 ‘상품구성’이다. 맛도 맛이지만, 기호성이 강하거나 상품이 너무 단순하면 단명할 우려가 높다.
빈체로는 ‘쉐프 메이크 빈체로’라는 슬로건 아래 이탈리아 전통의 맛을 살리면서도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파스타 메뉴 개발에서부터 수제피클까지, ‘강한상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곽 점주 역시 강한 상품력 기반으로 기본에 충실한 본사의 경영정책에 큰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실례로 빈체로만의 블랜딩 로제소스와 최상급 블랙타이거 새우를 곁들인 ‘통새우로제크림’, 진한 조개 육수 구운 마늘이 가미된 담백한 봉골레인 ‘링귀네 봉골레’가 시그니쳐 메뉴로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인 ‘페쉐’, 신선한 시금치를 피자에 싸서 각종 토핑과 함께 싸 먹는 건강식피자인 ‘시금치피자’ 등 빈체로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이색 피자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주방 막내로 출발해 창원점 매장 오너가 되기까지, 그 자신의 노력과 더불어 본사의 체계적인 지원 아래 성공사례를 열고 있는 곽승기 점주.
마지막으로 그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지금의 알토란 같은 매장을 가지게 되었다. 프랜차이즈 점주라는 의식을 버리고 요리부터 손님에 대한 서비스 지원까지 모든 부분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노력 없이 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