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엿보기]본사는 망했지만, 종로 맛집 터줏대감 된 '삼삼국밥' 김석규 사장

프랜차이즈 창업은 사업을 준비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식자재 유통, 음식조리 매뉴얼, 매장관리 등 모든 것을 본사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특히 오픈 후 본사가 원활한 지원을 해주지 않거나 망해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작년 12월에만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 등록취소를 한 본사가 343개에 이른다. 매장 운영에 중심이 되어야 할 본사가 흔들리면 가맹점 역시 존폐의 위기에 서게 된다.

 

 

종로3가에 본사는 8년 전에 사라졌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밥집이 있다.

삼삼국밥의 김석규(39세) 사장은 이모가 13년 동안 운영하던 가게에서 일을 배우다 얼마 전 이곳을 인수했다.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삼삼국밥은 종로3가점이 유일하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자생력을 키워라

김 사장이 외식업계 들어온 것은 8년 전이다. 그전까진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했다. 친구와 함께 동업으로 장사를 해오다가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 적성에 맞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삼국밥을 맡기 전까진 프랜차이즈 호프 브랜드와 주점 두 군데를 운영해왔다. 경기가 어려워지며 주류매출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성비 있는 밥집이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다.

 

물류를 공급해주는 본사가 없기 때문에 김 사장은 유통구조부터 손을 봤다.

그동안 매장을 운영하며 알던 유통 업체를 통해 식자재 가격을 더 낮춰 공급받을 수 있었다. 24시간 영업을 하다보니 삼삼국밥 매장에 들어가는 물건 양이 상당해 대량 구입으로 가격을 내렸다.

 

콩비지 5천원, 초가성비 메뉴로 어필 

삼삼국밥의 브랜드 컨셉은 초가성비 밥집이다. 인기 메뉴인 콩비지, 따로국밥부터 뚝배기 불고기까지 5~6000원대 가격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삼삼국밥의 콩비지는 얼큰함보다 순한 맛을 살린 게 특징으로 주문하면 바로 조리를 시작한다.

 

매운 맛을 줄여 속에 부담이 없어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점심식사 메뉴로 자주 찾는다. 반찬은 김치, 깍두기와 매일 상황에 맞게 1가지를 더해 총 3가지가 나간다. 단체 손님이 와도 각각 한상 차림으로 제공해 만족감을 높였다.

 

메인 메뉴 단가를 낮춘 한식당은 만두 등 추가 메뉴를 넣어 객단가를 높이지만 김 사장은 그러지 않았다.

객단가가 올라가는 순간 초가성비 밥집이라는 삼삼국밥의 정체성을 잃는다 판단했다.

 

 

어르신과 외국인이 함께 오는 밥집

삼삼국밥 매장은 종로 3가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아래로 조금만 걸어가면 어르신들의 오랜 쉼터인 탑골공원이 있다. 그만큼 혼자 오는 어르신들이 단골 손님의 절반을 차지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메뉴가 다양해 아침 식사를 하고 저녁에 재방문을 하는 어르신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삼삼국밥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찾은 분들이 대부분이다.

 

김 사장은 외로운 어르신들의 따뜻한 말벗이다. 식사를 마치면 손수 커피를 뽑아주며 말 한마디를 건넨다. 삼삼국밥이 종로의 사랑방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신경 쓰고 있다.

 

또한,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인사동과도 거리가 가깝다. 메뉴판도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함께 표기해 두었다. 종로 길에서 여러 가지 한국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어 검색을 통해 찾는 이들이 많다. 주말에는 50% 이상이 외국인 손님이다.

 

 

13년을 함께 일한 든든한 직원

삼삼국밥은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30여 가지에 달한다. 메뉴가 많으면 고객의 선택 폭은 넓어지나 주방 업무가 그만큼 올라간다. 숙련된 직원이 없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곳은 주방직원 4명 모두 10년 넘게 함께 일해왔다.

 

손발이 척척 맞아 한 번에 손님이 몰려도 문제없이 소화한다. 25평 매장에 테이블은 12개가 있으며 점심시간에 3회전이 가능하다.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이다 보니 손님이 없는 새벽 시간에는 위생관리에 중점을 둔다.

 

끝으로 김 사장은 “처음 매장을 맡았을 때는 업무량이 많아 힘들었다. 하지만 운영을 도와줄 프랜차이즈 본사가 없어 사소한 것 하나 신경 쓰지 않으면 매장을 운영하기 쉽지 않다. 처음 매장을 열었을 때의 가맹 본사는 망했지만 오랫동안 종로에서 사람들이 부담없이 먹고 갈 수 있는 밥집으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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