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맛] 요즘 대구의 스트릿푸드 그리고 '뉴 웨이브'

대구는 골목길 따라 숨은 맛집들을 돌아보며 미식 여행을 하기에 좋은 도시다. ‘음식이 맵고 짜다’는 고정관념은 오랜 옛말이다.

 

골목을 들여다보라. 대구의 골목에서 이룬 성공을 발판으로 수도권으로 진출한 음식 브랜드가 수두룩하고, 특정 음식을 테마로 한 맛집 골목이 즐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구 미식의 DNA는 오랜 세월 영남권 중심도시로서 세력이 집중돼온 대구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조선 중기, 지금의 도청 역할을 했던 경상감영이 생겨나면서 전국적인 도시가 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전국 2,3대 도시로 개발됐다.

 

이후 산업화 시대에는 섬유를 포함한 근대산업의 인프라가 대구에 몰려 한때는 서울 다음으로 돈이 가장 많이 유통되던 부자의 고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 풍요로운 경제 위에 성업을 이룬 식당들은 지금도 뚝심 있게 지역의 맛을 지켜가고 있다.

 

STREET FOOD

 

대구 서문시장은 조선 후기부터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세 지방을 통틀어 가장 큰 시장으로 꼽혀왔다. 오늘날에도 주단이나 포목 등의 섬유 제품과 다채로운 먹거리가 넘쳐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대구의명물 납작만두부터 갓 끓여낸 칼국수까지, 가판에 앉아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풍경이 정겹다. 서문시장의별미로 꼽히는 길거리 고기 음식 두 가지.

 

 

쫄깃한 특수 부위의 매력 ‘순대와 암뽕’

 

암뽕은 돼지의 자궁에 해당하는 특수 부위다. 서문시장 곳곳에는 순대와 암뽕을 함께 파는 가판을 쉽게 만날수 있다. 그중 ‘충청도’는 40년 구력 주인장의 노하우가 스며든 순대와 암뽕을 따끈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갓 쪄낸 것들을 주문 즉시 꺼내고 손질해서 얇게 썬 양파, 고추와 함께 두둑하게 얹어준다.

 

 

찹쌀순대는 잡내없이 촉촉하고, 암뽕은 쫄깃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라 처음 맛보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게 된다. 무엇보다약간의 새콤한 맛이 감도는 된장을 곁들여주는 것이 독특한데, 순대와 암뽕을 찍어 먹으면 생각보다 잘 어우러져 앞으로 순대 먹을 때 소금 대신 된장을 찾을지도.

 

  • 서문시장
  • 대구광역시 중구 달성로 50 서문시장

 

한입에 쏙 들어가는 든든 먹거리 ‘꼬마김밥’

 

서문시장에서 꼬마김밥집을 물어보면 대부분 이곳을 알려줄 정도로 시장의 명물로 통하는 집이다. 시장에 두 개의 지점이 있는데, 1호점은 주인장 김민경 대표가 운영하고, 2호점은 딸과 사위가 돕고 있다.

 

 

긴 가판대에 먹음직스러운 떡볶이와 함께 12가지의 꼬마김밥들이 길게 진열되어 있어 출출한 이라면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모든 메뉴에는 매일 새벽 시장에서 공수해온 신선한 재료들만 사용하고 고추장, 물엿부터 돈가스 소스까지 기성품을 쓰지 않고 직접 만드는 정성을 들인다. 추천 메뉴는 달짝지근한 간장 양념에 볶은 불고기 김밥과 바삭한 돈가스가 통째로 들어 있는 돈가스 김밥이다.

 

NEW WAVE

 

 

골목 안 아늑한 오스테리아 ‘오스테리아 밀즈’

 

고층 빌딩이 빼곡하게 들어선 대구의 오피스 타운 범어네거리, 그 뒤편 골목에 자리한 <오스테리아 밀즈>는작지만 끊임없이 사람을 불러들이고 있다.

부부인 김도영, 박미애 대표가 2019년 4월 문을 연 이곳은 오스테리아라는 이름처럼 편안하게 유러피언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한다.

 

호주의 호텔 주방에서 경력을 쌓은 김도영 대표는 요리를, 일식당을 운영했던 박미애 대표는 경영을 맡고 있다. ‘식사’를 의미하는 ‘밀즈MEALS’와 발음이 닮아서 붙인 이름 ‘밀즈MILLS’는 김 대표가 호주에서 지냈던 거리에서 따온 것이다.

 

 

다양한 파스타와 스테이크, 스몰 플레이트 가운데 대표 메뉴로는 미국산 프라임 등급의 블랙앵거스로 구운살치살 스테이크를 꼽을 수 있다. 등심, 안심을 비롯해 여러 부위를 테스트한 끝에 지방이 적절하고 풍미가 뛰어난 살치살을 스테이크 부위로 낙점했다.

 

또한 맛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프라임 등급을 선택했다고.원육은 오픈 30분 전 상온에서 숙성한 뒤 굽기 전 소금으로 간을 하고, 허브 오일을 두른 팬에 강한 불로 시어링한다.

겉이 익으면 버터를 녹여 향을 입히고 마저 구운 뒤 3분간 레스팅을 거치면 완성. 먹기 좋은 크기로썰어 플레이트에 담고 구운 브로콜리니와 고구마 무스, 트러플 오일 타페나드를 곁들여 서비스한다.

 

 

깊은 풍미와 감칠맛이 두드러지는 볼로네제 탈리아텔레 역시 프라임 등급 살치살로 맛을 냈다. 먼저 양파, 당근, 표고버섯, 다진 마늘을 캐러멜라이징한 뒤 살치살과 함께 볶다 레드 와인, 토마토소스, 파슬리를 더해 2시간 동안 뭉근하게 끓여 소스를 만든다.

 

삶은 면과 소스를 볶아 이태리 파슬리, 올리브오일, 후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로 마무리한다. 이 밖에 콜드 카펠리니는 다른 요리와도 산뜻하게 어우러져 테이블마다빼놓지 않고 주문하는 시그너처 메뉴다.

 

카프레제 샐러드에서 착안한 콜드 파스타로, 발사믹 베이스의 소스와 직접 만든 바질 페스토, 토마토 절임, 그리고 부라타 치즈가 카펠리니 면과 어우러지며 상큼하게 입맛을 돋운다. 여기에 새콤하고 아삭한 수제 열무 피클을 곁들여 특색을 더했다.

 

기분 전환을 위한 약속 장소로, 아늑한 와인 다이닝으로 사랑받는 <오스테리아 밀즈>는 올해 대구를 넘어 경주에 지점을 오픈했고, 연말에는부산 해운대 인근에 문을 열 예정이다. 세 지역을 오가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두 사람. 하지만 <오스테리아 밀즈>만의 무드를 유지하기 위해 한 지역에 하나씩, 동네에서 편하게 들를 만한 아지트로 완성하리라는 결정에는 흔들림이 없다.

 

  • 오스테리아밀즈
  • 대구광역시 수성구 동원로1길 26 1층

 

 

경상도의 계절이 담긴 국수 ‘동아식당’

 

 

국수와 볶음밥은 한국인이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한 그릇 음식이다.

어쩌면 너무 익숙한 나머지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아이템일 수 있다. 그런데 밀양의 깻잎, 통영의 고등어, 군위에서 짠 들기름 등경상도 곳곳의 로컬 식재료를 색다르게 담은 국수와 볶음밥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곳이 있다.

 

바로 대구 교동의 <동아식당>이다. ‘익숙함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슬로건으로 삼은 이곳은 로컬 문화의 부흥을 꿈꾸는 대구의 20-30대 젊은이들이 만든 기업 ‘피키차일드컴퍼니’에서 운영한다. 올해로 5주년을 맞은 대구 봉산동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피키차일드다이닝>이 첫 발걸음이었고, 2019년엔 두번째 브랜드 <동아식당>을 오픈하기에 이른다.

 

이곳은 입구에 걸린 ‘동아 목공’이라는 낡은 간판부터 범상치않다. 지역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동아 목공소’의 옛 건물과 간판을 유지한 채 식당으로 리뉴얼한 것. 천장에 남은 한옥 대들보가 그 흔적을 보여준다. 박동균 대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한 동네에서 수익성만 내세워 한순간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콘텐츠로 롱런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옛 향수가 물씬 풍기는 공간에 차려지는 국수와 볶음밥은 무척이나 익숙한 메뉴들이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새로움이 가득하다.

‘봄, 여름’과 ‘가을, 겨울’ 두 가지 시즌으로 구분해서 계절감을 메뉴에 담아내는데, 대부분 경상도 식재료를 쓰고 있다. 지난 봄, 여름 메뉴로 인기 높았던 '차돌깻잎국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닭 육수 베이스의 진한 국물에 경남 밀양의 깻잎을 가득 찢어 넣어 향긋함을 더하고, 면 위에는 노릇노릇하게 볶은 차돌박이와 파채를 듬뿍 얹었다.

 

 

깻잎과 차돌박이의 조화가 절묘하면서도 색다르다. 불 향을 입힌제육볶음과 고슬고슬한 신동진쌀을 결합한 ‘제육볶음밥’도 자꾸만 숟가락이 가는 마성의 메뉴다.

 

9월부터는 하반기 시즌 메뉴가 시작됐는데, 가을 제철을 맞아 통통해진 통영산 고등어를 구워서 얹은 ‘고등어소면’과 된장, 고추기름 베이스의 매콤한 양념에 다진 돼지고기의 식감이 매력적인 ‘된장비빔면’ 등을 선보이고 있다. 손님과의 소통을 위해 바 테이블로만 구성된 13석 규모의 식당은 항상 대기 줄이 길게 생길 정도로 지역민의사랑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세계적으로 ‘로컬’이 강세를 얻는 가운데, 경상도만의 맛을 담은 메뉴들로 서울에 진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 동아식당
  •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125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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