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 간의 상품 혹은 메뉴의 콜래보레이션(협업) 차원을 넘어서 전혀 다른 사업 분야로 진출을 꾀하는 등 경계를 허무는 ‘영역 파괴’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일본에서는 회전스시집에서 햄버거와 스파게티를 파는 ‘보다리스(Borderless)’라고 하는 영역파괴 현상이 한국보다 빨리 시작되었다. 국내 또한 제약회사에서 선보인 신개념 레스토랑, 유가공 브랜드의 간편식 사업 진출 사례처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방안책으로 식품·외식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료시장 넘어 식품시장까지 블러전략 펼쳐
대표적인 기업이 유한양행이다. 지난해부터 식품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영역 확대에 나섰다. 전문 분야인 의약품 외에 본업 특성을 살려 건강기능식품 분야에 투자, 최근에는 새로운 컨셉의 레스토랑을 오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4월 여의도 IFC몰에 입점한 유한양행의 레스토랑 ‘뉴오리진’은 ‘엄선된 원료로 건강하게 조리하고, 가공하는 곳’을 지향한다. 고급스런 카페와 패밀리 레스토랑이 결합된 컨셉으로 레스토랑존, 오픈바와 키친, 스킨케어 판매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스토랑 존에는 뉴오리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천연 식재료와 친환경 과채류로 만든 다양한 브런치와 디저트 메뉴를 판매한다.
일반 식당과 달리 홍삼‧녹용‧프로바이오틱스 등 천연원료를 활용한 식품을 내놨으며, 콘셉트 스토어에서는 이 원료로 만든 음식을 판매한다. 또한 제약사 장점을 살려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는 ‘건강식품 컨설테이션존’이라는 공간도 마련, 문진표를 작성해 영양제를 처방해준다.
현재 여의도 IFC몰 지하 1층에 첫 매장을 시작으로, 서울을 넘어 부산에까지 7개월여 만에 6개 매장의 문을 열었다.
탄탄하게 쌓아 온 입지와 명성을 바탕으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 블러전략을 통해 신규 고객을 창출해내는 사례도 눈에 띈다.
‘남양유업’은 단순히 유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디저트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남양유업이 선보인 유기농 아이스크림 카페 ‘백미당 1964’은 유통 채널을 넘어 디저트 시장의 소비자층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1964백미당’은 이름처럼 100가지의 다양한 맛과 제철 식재료를 통한 건강한 식문화를 공유하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다. 고품질 우유 아이스크림으로 유명세를 탄 이 카페는 최근 초코 아이스크림과 함께 출시한 프리미엄 생초콜릿까지 100% 유기농 원료만 사용한 제품을 판매한다.
2014년 압구정에 첫 매장을 연 백미당은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울산, 부산, 대전, 원주 등 현재 전국 80호점까지 오픈하며 철저한 품질관리와 아낌없는 식재료 사용으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에도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한국의 디저트를 알리고 있다.
대치동 KT&G타워 1층에 있는 카페 ‘사푼사푼(CAFE SAPOON SAPOON)’ 또한 맥을 같이 한다.
‘사푼사푼’은 KGC인삼공사에서 운영하는 건강음료 카페이다. 인삼밭과 자연에서 얻은 모티브를 기반으로 자연 친화적인 인테리어와 휴식, 업무, 미팅 등 목적에 적합한 공간구성으로 휴식과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콜드브루는 소규모 농장에서 특별 관리하고 한정 생산한 마이크로랏 원두를 사용하며, 매일 하루 두 번씩 직접 설계한 시스템으로 추출함으로써 원두 최상의 맛과 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그밖에 다양한 커피와 음료, 홍삼이 디저트 등도 즐길 수 있다.

그중 시그니처 메뉴인 ‘진생치노’는 정관장의 자부심이 담긴 6년근 홍삼을 주원료로 하는 카푸치노로, 홍삼의 달콤쌉쌀한 향이 부드러운 우유 거품 속에서 은은하게 맴돌아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음료이다.
발효유 전문기업 한국야쿠르트는 일찍이 건강식품, 커피, 과채주스 등 다양한 항목으로 제품군을 넓혀왔다.
특히 직장맘, 혼밥족을 겨냥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잇츠온’을 통해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서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뒤 반찬 외에도 샐러드, 밀키트 등 품목을 특화해 일반 반찬몰과 차별화 했다. 최근에는 샐러드·밀키트 제품군에 익일 배송 시스템을 적용, ‘신선’ 콘셉트를 더욱 강화했다. 지난 1년 간 240여억원(올 7월 기준)의 매출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