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의 맛과 식감을 그대로 재현해낸 ‘실험실 고기’가 세계 식품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육류시장이 인구 증가와 환경 오염이라는 한계에 봉착하자, 고기를 대체할 가짜 고기가 미래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험실 고기를 포함한 대체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등장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식품 기업까지 실험실 고기·유제품, 식물성 고기, 식용 곤충 등 대체 식량 개발에 한창이다.
도축 안거친 ‘와규’ ‘실험실 고기’ 주목
'와규'(和牛)는 일본의 재래종 소를 말한다. 마블링(지방층)이 풍부해서 육질이 부드럽고 풍부한 감칠맛을 지녀서 세계적으로 고급 소고기 대접을 받고 있다. 지금은 호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와규종을 키우고 있다.
![저스트가 배양육으로 생산하겠다고 밝힌 와규 소고기. [사진제공=저스트]](http://www.foodnews.news/data/photos/20190101/art_15465842531732_1a0a5a.jpg)
미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저스트(JUST)가 최근 ‘도축하지 않아도 되는’ 와규를 만들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스트는 식품업계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끄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마요네즈나 샐러드 드레싱, 스크램블 에그 등 100% 식물성 식품을 만들고 있다.
저스트가 시도하려는 건 이른바 ‘실험실 고기’로 알려진 ‘배양육’이다. 동물의 근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일련의 배양 과정을 거쳐 먹을 수는 살코기로 만드는 것이다.
전통적인 축산 방식으로 고기를 생산하는 것과 견줘 토지 사용량은 99%, 메탄가스 배출량은 96%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배양육이 ‘미래 식품’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저스트는 이를 위해 일본의 육류 생산업체인 ‘토리야마’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토리야마(Toriyama)는 최상급 일본산 와규에서 세포를 추출하고 저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실험실에서 배양 과정을 진행한다.
저스트의 1차 목표는 와규를 분쇄육 형태로 만드는 것. 이후 스테이크 형태의 와규까지 만들어낼 계획이다.
조슈아 테트릭 저스트 CEO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일본산 와규로 만든 햄버거와 똑같은 맛을 내는 버거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저스트는 와규(소고기)를 시작으로 돼지고기와 해산물까지 ‘도축없이’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 업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저스트가 와규 배양육 생산에 성공하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육류 유통업체 ‘아와노 푸드 그룹’(Awano Food Group)이 이 제품을 시장에 유통하게 된다.
아와노 푸드는 이미 저스트가 생산하는 제품들을 아시아 시장에 유통하고 있다.
아와노 푸드의 임원인 로드 마틴은 “저스트가 현재 생각하는 식품의 미래는 앞으로 20년 안에 세계 소비자들이 단백질을 소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배양육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많은 식품업체들과 연구팀이 배양육 연구에 매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량 생산-저비용을 실현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이정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난 10월 펴낸 ‘대체 축산물 개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미 성공한 배양육은 기존 육류보다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며 “배양육 기술의 상용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