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쿄토에서 외식사업을 상식을 뒤엎고 화제가 되는 음식점이 있다.
스테이크덮밥 전문점 ‘햐쿠쇼쿠야(佰食屋)’는 30분~2시간은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성황이다.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1천엔 초반대에 쇠고기가 푸짐하게 올려진 스케이크덥밥뿐만 아니라 나카무라 아케미 대표의 새로운 경영전략 때문이다. 나카무라 대표는 ‘매출을 줄인다’는 상식을 뒤엎는 전략으로 외식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식품낭비, 인력부족를 해결했다.
육아와 식당 경영을 동시에 하는 슈퍼맘 나카무라 대표의 성공비결을 알아본다.
두 아이를 둔 34세 젊은 어머니
‘햐쿠쇼쿠야(佰食屋)’는 일본의 음식점 평가 사이트 ‘타베로그(食べログ)’에서 3.59(2019/8/9 시점)로 고평가를 받고 있다. 가성비 있는 스테이크덮밥이 단연 인기 메뉴이다.
물론 음식점에서 맛과 가격은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햐쿠쇼쿠야(佰食屋)’는 외식업계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특히 저임금의 노동환경을 개선한 것을 넘어 ‘파격적인 화이트기업(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는 말한 정도로 평이 좋다.
나카무라 대표는 현재 햐쿠쇼쿠야를 포함해 4곳의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그녀는 회사 대표 이전에 두 아이를 키우는 34세의 젊은 어머니이다. 평범한 워킹맘으로 고학력이거나 특수한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외식업을 시작하고 나카무라 대표의 경력은 화려하다. ‘JVA2018 워크라이프밸런스 추진 특별상’, ‘新 다이버시티 경영기업 100선’, ‘닛케이우먼 올해의 여성 2019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방송, 강연회에서도 단골손님으로 출연한다. 올해 6월 발간된 저서는 큰 인기를 얻어 증쇄가 결정됐다.
포화 상태 속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외식업계
일본 외식업 점포는 후계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점원 수는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일본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의 ‘외식산업 마케팅 편람 2018’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증가 및 테이크아웃, 패스트푸드, 회전 초밥 등이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및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요인 탓에 전체적으로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한편 외식업계 노동자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인력 부족과 임대료 상승이 한창인 일본에서도 요식업계는 특히 장시간 및 심야 노동, 저임금 등으로 환경이 열악하다. 따라서 현재 구인난을 겪는 외식업체가 많으며 이직률도 30%에 달한다.
또한, 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은 후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파격적인 근무 조건과 환경으로 성공한 햐쿠쇼쿠야에 자연스레 이목이 쏠리게 됐다.
100그릇 한정 판매! 매출을 줄이자 나타난 긍정적인 효과
햐쿠쇼쿠야의 사업 모델은 ‘점심에만 영업, 1일 100그릇 한정으로 완판 시 영업종료’이다. 즉 100그릇 한정해 메뉴를 미리 정해두므로 대량매입이 가능하다. 가격과 품질이 안정된 재료를 구매할 수 있고 음식 낭비도 줄여준다.
보통 음식점의 원가율은 약 30%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햐쿠쇼쿠야의 원가율은 이를 크게 상회하는 48%이다. 철저하게 낭비되는 것을 줄여 고품질 음식을 저가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메뉴를 한정해 조리와 배식 등 관리의 단순화를 통해 업무 효율 상승효과도 얻었다. 이로써 장애인, 노인, 싱글맘 등 채용의 폭을 넓혔다.
‘100그릇을 전부 팔면 영업종료’라는 명확한 목표 덕분에 직원들의 근무 집중력도 올릴 수 있었다. 직원의 출근 시간은 아침 9시이며, 매일 저녁 6시 전에 퇴근한다. 물론 잔업도 없다. 동종업계 타사 혹은 여타 직종, 직업과 비교해도 충분히 좋은 근무환경이다.
영업시간 고정을 통해 지연되는 일 없이 단시간 집중해 접객의 질이 높아지므로 고객만족도 역시 향상됐다. 이를 통해 잠재 고객 증가 및 개점시간 단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생겨나고 있다.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사실에 만족
원래 햐쿠쇼쿠야 1호점은 나카무라 대표 남편이 개발한 스테이크덮밥을 메뉴로 2012년에 개점했다. 처음 목적은 부부가 함께 지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전문학교에서 홍보를 담당했으나 잔업이 늘어나며 창업을 결심했다. 현재 회사의 상징인 ‘100그릇’이란 수치도 이 정도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리라 생각해 이 당시 정한 것이다.
점차 가게가 인기를 얻자 주변에서 더 많이 팔면 좋겠다는 의견을 들었지만 나카무라 대표는 이익의 극대화보다 직원이 편하게 일하는 쪽을 선택했다. 실제 매출액은 보통 하루 13만 엔(한화 약 140만 원)정도이다. 이 가운데 약 30%가 인건비로 충당돼 종업원의 급여는 일반적인 음식점과 동일하다.
나카무라 대표는 “100그릇 완판 시 가게는 종업원이 평범하게 생활할 수 있는 소득을 얻는다. 점심시간만 운영하기에 종업원은 가정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고소득은 아니지만 해볼 만한 수치”라고 전했다.
‘점포’가 아닌 ‘일하는 방식’의 프랜차이즈화
지금 나카무라 대표는 ‘50그릇 한정’의 프랜차이즈 전개에 주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이지만 기존 점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데 초점을 두었다.
나카무라 대표는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가정에서 자랐기에, 두 아이가 있는 집에 빨리 돌아가고픈 내 마음이 잔업 없는 근무환경을 만들었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채용한 결과 다양한 사람이 모였다. 그들이 쉬어갈 수 있는 직장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시대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햐쿠쇼쿠야의 이러한 방식은 시장점유율 확대가 목적인 예전의 매출지상주의와 정반대이다. ‘매출을 줄인다’는 사업 모델의 기본 전제는 철저한 효율성 추구와 낭비의 배제이다. 경영자, 종업원, 고객 중 누구 하나 손해 보지 않는 사업 모델인 것이다.
이데루미(井出留美) 식품 저널리스트 겸 영양학 박사는 “모든 음식점이 햐쿠쇼쿠야와 같다면 일하는 사람은 정말 행복할 것이다. 또한,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면 식품업 중 외식에서 발생하는 식품 낭비가 크게 해결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