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은] 도쿄, 한식의 물결

가까운 도시이기 때문일까. 서울의 유행을 그대로 흡수하며 도쿄의 한인타운이라 불리는 신오쿠보를 중심으로 삼겹살집과 매운 요리를 내세운 가게들이 걸음마다 발견된다.

 

 

왁자지껄한 골목을 벗어나면 한식의또 다른 면을 비추는 전통 한식당들의 존재도 조용하지만 선명하게 반짝거리고 있다.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한식,<하수오>

<하수오>는 「동의보감」에 나오는 약초의 이름이기도 하다. 하씨 성을 가진 이가 먹고 흰머리가 검게 변했다는 설화도 전한다. 그 이름처럼 한식의 건강한 맛을 현대의 언어로 전달하고 있다. 각각 홀과 주방을 맡고 있는 권은실 대표와 이정준 셰프 부부는 본래 이곳의 단골이었다.

 

 

오랜 일본 생활로 늘 한식다운 한식에 목말라 있던 중 찾아낸 입에 꼭 맞는 식당이 문닫을 위기에 처하자 직장 생활을 단숨에 정리하고 2022년 인수했다. 전통 한식의 맛, 마음까지 위로받는 듯한 건강한 한식의 맛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반찬이 있다. 때에 따라 코스 메뉴를 다르게 구성 하면서도 반찬만큼은 늘 고수한다. 김치와 나물, 장아찌, 마른 반찬 등손품 마다 않고 매일 10가지가 넘는 반찬을 테이블에 올린다.

 

 

육수를 줄레(젤리) 형태로 만든 물회, 누룽지를 넣어 끓인 잔치 국밥, 장조림과 감자전을 결합해 하나의 요리로 완성하는 등 형태를 비틀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한식이 가진 맛의 근간은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새롭다’는 평보다는 이미 한식을 어느 정도 경험한 손님이 건네는 ‘맛있다’는 한마디가 더 기쁘다고. 부부에게 그 기쁨을 전하는 효자 메뉴인 간장게장도 손에 꼽힌다.

 

저녁 시간이 되면 권 대표는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전통주 설명에도 열심이다. 같은 쌀 술 문화권이지만 다른 특색을 지닌 전통주에 손님들은 흥미로운 시선을 보낸다. 수급이 녹록지 않음에도 약주와 증류주를 두루 갖추고자 노력하는 이유다. 점점 저도주를 즐기는 흐름에 따라 증류주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모색 중이다.

 

도쿄 명품 거리에서 한식의 품격을 전하다, <윤가>

 

긴자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건 일본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을 의미 한다. 평소보다 조금 더 차려입고 나서는 곳. 번화가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초호화 명품 거리에 무려 11년 전, <윤가>가 겁 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문헌을 해석하고 재현한 한식의 격조를 알리는 데 긴자의 높은 콧대가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 전역에서 날아와 맛보는 한식 레스토랑이 됐다.

 

 

<윤가>의 코스 메뉴는 궁중 요리, 사찰 요리 등 한식의 다채로움을 구석구석 보여준다. 전식으로 생나물은 참기름에, 말린 나물은 들기름에 무쳐 샐러드의 역할을 대신한다. 색색의 채소와 소고기, 달걀지단을 밀전병에 싸 먹는 구절판으로 화사함을 드러내는가 하면, 한약재를 우려 만든 육수를 더한 한방 전복찜으로 약식동원의 면모를 보여준다.

 

윤미월 대표는 한식의 힘은 양념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소금과 숙성 간장, 고추장과 된장 등 양념이 더해져 비로소 한식이 된다고. 다만, 조리 과정에서 재료의 맛이 중심이 된다. 한국의 강원도부터 경상도, 전라도까지 직접 찾아 나선 좋은 재료와 만난 양념이나 육수는 존재감을 분명하게 발휘하되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

 

 

요리만큼 공간과 기물에도 힘을 줬다. 8개의 룸에는 기성 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 채워 넣었고, 요리는 색채나 먹는 방식에 따라 방짜유기, 조선백자, 고려청자에 멋스럽게 담아낸다. 한국의 ‘맛’을 음미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한국의 ‘멋’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전통의 맛을 보여주는 도쿄의 한식당

 

일본에 익히 알려진 대중적인 한식의 모습이 아닌 또 다른 맛과 의미를 전하는 곳들이 있다. 한인타운 밖에서 만난, 한식 그대로의 모습이라 더욱 귀한 도쿄의 한식당이다.


비스트로 종지

 

제철 식재료, 유기농 채소, 직접 만든 발효 조미료를 활용한 무첨가 건강 한식을 모토로 한다. 츠지요리학교를 졸업한 후 한복려 선생에게 배움을 얻은 김수진 셰프가 오픈한 곳으로, 엄선한 잡곡으로 밥을 지어 만든 김밥 등의 캐주얼한 음식부터 사태찜 등의 궁중 요리 방식을 따른 전통 한식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한국스탠드@

 

비빔밥 등의 식사 메뉴, 삼겹살과 보쌈, 곱창구이 등필연적으로 여럿이 즐겨야 하는 한식 메뉴를 작은 양으로 준비해 술안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곳에서는 나물도 ‘찬’이 아닌 어엿한 하나의 요리가 된다. 술집에서 일어선 채 먹는 일본의 다치구이 콘셉트를 접목해 현지인에게 특히 사랑받고 있다.


한국식당 이루

 

삼계탕을 메인으로 한 한 상 차림 요리를 선보인다.

가격에 따라 11품, 12품, 14품 등으로 잡채를 비롯한 다양한 나물 요리, 김치, 게장, 김밥 등을 푸짐하게 차려 한국의 어느 한정식집 테이블을 연상하게 한다. 삼계탕을 먹고 국물에 밥을 넣어 죽으로 끓여 먹는 방식까지 한식 그대로의 모습을 전달하고 있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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