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이 낮아 폐기될 재료로 새로운 제품을 만든 '업사이클링 푸드'가 식품업계의 신(新)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환경변화와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친환경 식품들이 주목받으면서다.
'업사이클링'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 (Recycling)의 합성어로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부가하여 판매 가능한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용어를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이라는 의미와 용어가 생소하여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영역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시장 또한 빠른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례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세계 업사이클링푸드 산업의 규모는 2022년 기준 530억달러(약 70조원)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4.6%로 2032년에는 833억달러(11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년 생산된 식품의 30%이상이 낭비돼 식량 불안정, 재정적 손실 및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업사이클링 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다.
이에 국내 식품기업들도 다양한 업사이클링 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착한 빵식 통밀 식빵'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원료 '밀기울'와 '리너지 가루'를 접목했다. '밀기울'은 밀가루를 가공할 때 얻을 수 있는 밀의 속껍질로,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리너지 가루'는 맥주박을 가공한 친환경 재료다. 두 재료 모두 밀가루 대비 열량은 낮은 편이다.
CJ제일제당은 업사이클링 푸드 사업의 전문브랜드인 '익사이클'을 론칭해 깨진 조각 쌀과 콩 비지가 60% 함유된 고단백 영양스낵 '익사이클 바삭칩'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식품 부산물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지속 가능성 차원에서 기획된 제품으로 포장재는 쓰고 버린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적 가치를 더 높였다.
상품성이 낮은 못난이 농산물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못난이 농산물이 몸에 좋고 맛있는 무농약 농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해 이를 소비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2020년 론칭한 국내 최초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 구독 서비스 플랫폼이다. 지난해 어글리어스는 농가로부터 직접 조달한 못난이 농산물을 소량포장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7-9종의 친환경 채소를 매주 혹은 격주로 소량 정기 배송한다. 박스 크기는 1-2인, 3-4인 가구용으로 구분되며, 먹지 않는 채소를 선택하면 꾸러미에서 제외할 수 있다. 채소를 활용한 간단 레시피도 동봉해 보다 알찬 채소 활용이 가능하다.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소비자의 새로운 구매 기준으로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윤리적 소비가 강화되면서, 폐기물을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흠마켓’은 흠이 있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채소가 주인공인 그로서리 마켓 겸 카페다.
전국 각지의 못난이 농산물을 진열해 판매하고, 동시에 채소 요리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모양과 품종이 다채로운 채소는 원하는 만큼 구입할 수 있어 1인 가구에게 유용하다.
다만 업사이클링 푸드는 식품 부산물 및 상품가치가 낮은 농산물을 활용하므로 버려지는 재료 공정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식품시장에서 업사이클링 푸드가 일반식품의 대체재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투자 및 식품 부산물과 이를 활용한 최종 제품의 식품 안전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