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인사이트] 하시바 슌지가 전통 속에서 나만의 스시를 빚어가는 방법

<스시 슌지>의 하시바 슌지 셰프는 가네사카 신지 셰프와 사이토 다카시 셰프, 일본을 대표하는 두 스시 장인에게 요리를 사사한 인물이다. 정통 에도마에 스시에 혁신을 더하는 젊은 스시 장인, 하시바 슌지를 일본의 칼럼니스트 시푸미 에토가 만났다.

 

전 세계 곳곳에서 독자적인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의 식문화 ‘스시 Sushi’.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일본 내에서조차 전통적인 스시와는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의 변화가 나타나는 추세다.

 

그런 흐름 속에서 오랜 기간 연마한 요리 기술을 토대로 전통에 더 깊이 파고든 ‘젊은 장인’의 존재는 빛나기 마련이다. 하시바 슌지 Hashiba Shunji 셰프가 그 주인공이다. 2020년 처음 문을 연 <스시 슌지>는 일본 스시의 본질을 성실히 지키며 전통 스시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바다로 둘러싸인 이즈제도의 고즈시마 Kouzushima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낚시를 즐겼고, 생일 선물로 생선용 식칼을 받기도 했다는 그. 핫토리 Hattori 영양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재학 시절 가네사카 신지 Kanesaka Shinji 셰프가 이끄는 <스시 가네사카>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 업장의 넘버 2였던 수셰프가 바로 현재 도쿄 <스시 사이토>의 사이토 다카시 Saito Takashi 셰프다.

 

두 장인에게서 요리를 배우며 성장한 슌지 셰프는 이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하시바 슌지 셰프는 무엇을 계승하고, 어떻게 진화해나갈 계획일까. 그 를 만나 <스시 슌지>가 나아가는 방향을 들어봤다.

 

가네사카와 사이토 셰프가 주방에서 함께하던 <스시 가네사카>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스시 가네사카>의 내부는 ‘ㄷ’자 형태의 카운터로 조성되어 있었다. 안쪽에 는 가네사카 셰프, 앞쪽에는 사이토 셰프가 서서 손님을 맞이했다. 주방이 한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신참인 저는 그야말로 두 분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웃 음). 당시엔 학생이라 잘 몰랐지만, 두 분은 업계에서 용과 호랑이 같은 최강 의 존재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축복받은 환경에서 요리 경력을 시작했구나’ 싶어 마음 깊이 고마움을 느낀다.

 

두 스승 아래서 오랜 경력을 쌓고, 독립한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소 문이 자자하다.

 

두 스승을 너무나 좋아하고 따랐다. 뭐든지 보고 배우려고 늘 붙어 있었다. 일 을 마치고 밥을 먹으러 갈 때도, 쉬는 날 외출할 때도, 때로는 단골손님까지 함 께 무리 지어 여행도 갔다. 셰프님 집에 놀러 가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적 도 있을 정도다(웃음). 일과 사생활 구분 않고 언제나 붙어 다녔다.

 

근무시간 외에 상사가 부르면 보통은 싫어하지 않나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 오히려 좋다고 나서서 따라다녔다. 업 무 외 시간에도 셰프와 함께하면서 많이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시 간이 무엇보다 즐거웠다.

 

<스시 가네사카>에서 사이토 셰프가 독립하면서 그를 따라 <스시 사이토>로 갔다.

 

두 분의 지향점에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당시 가네사카 셰프는 5성급 호텔과 해외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소규모 가게에서 가네사카 그룹으로 나아가는 단 계에 있었다. 한편, 사이토 셰프는 장인으로서 기술을 더 연마하고자 했다. 당시 저는 해외보다 도쿄에서 조금 더 기술을 연마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내가 독립한다면 어떤 가게를 열고 싶은가’를 생각했을 때, 사이토 셰프와 같은 요리 기술로 아담하고 따뜻한 곳에서 고객을 맞이하고 싶어 이직을 결 심하게 됐다.

 

셰프들에게 배운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

 

가장 의식하며 따르는 건 ‘스시를 만드는 동작의 아름다움’이다. 스시야에 온 고객은 셰프의 모든 작업 과정을 바로 눈앞에서 지켜본다. 사이토 셰프의 동 작은 지금 스시 업계에서도 단연 손에 꼽힌다. 가네사카 셰프는 일본 무용이 나 가부키에 조예가 깊어, 그 움직임을 도입해 자신만의 동작을 확립했다. 가 네사카 셰프의 동작을 긴 세월 보고 익힌 사이토 셰프는 그 동작을 다듬어 자 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냈다. 저 또한 배운 것을 나답게 발전시키는 것이 사 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작이라 함은 예를 들어 어떤 것인가.

 

일반적으로 스시를 만들 때는 오른손으로 샤리(식초밥)를 쥐고, 왼손에 든 네 타(생선 등의 스시 재료)와 함께 몇 차례 돌려가며 원하는 형태를 만든다. 이 단계에서 여러 번 반복해 마치 밥알을 반죽하는 듯한 동작을 취하는 사람도 있다. 사이토 셰프의 경우엔 샤리를 떠내는 단계에서 이미 완성도가 120%인 샤리를 손에 쥔다. 그것을 네타와 맞출 때, 샤리의 사이드를 조금 눌러주면 밥에 미세하게 공기가 들어가 스시를 입에 넣는 순간 밥알이 부드럽게 풀리게 된다. 그의 움직임에는 단 하나의 군더더기도 없다. 손님이 앉아 있는 위치에 서는 보이지 않지만 발놀림도 아름답다. <스시 가네사카> 시절부터 사이토 셰프의 움직임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웠다.

 

사이토 셰프 밑에서 독립하게 된 계기는 뭔가.

 

사이토 셰프는 신입 직원이 첫 출근하는 날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건 딱 10년 뿐”이라 말한다. 장래에 한 사람의 스시 장인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10년 안에 기술이나 접객법을 적극적으로 습득하라는 말이다. 저에게는 전 직장에서부 터 자신에게 배웠으니 5년 안에 독립하라고 말씀하셨다. 2020년 <스시 사 이토> 바로 옆에 <스시 슌지>를 오픈하기 전까지 가게의 수셰프로 별실을 담 당했다. 즐겁고 보람 있었지만, 제가 여기에 오래 있으면 다음 세대가 활약할 무대가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절한 시기에 독립하게 됐다.

 

2023년 업장을 이전했다. 이유가 있나.

 

사이토 셰프를 오랜 시간 가까이에서 지켜봐왔기에 화려한 모습뿐 아니라, 고생하는 부분까지 잘 알고 있다. 요리나 접객 등 손님에게 보이는 것뿐만 아 니라 대외적, 금전적 문제도 포함된다. 그 자신은 어렵게 가게를 일궜음에도 제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스시 사이토> 바로 옆에 가게를 차리도록 도와주 었고 손님도 소개해주었다. 문득 ‘이게 과연 바람직한 독립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머물면서 사이토 셰프의 복제가 아닌 나만의 요리관을 담은 <스시 슌지>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완전한 독립을 생각하던 와중에 소믈리에인 아내 아야코 Ayako를 만나 결혼하면서 도쿄 모토아자부 지역으 로 옮겨 2023년 새롭게 오픈하게 되었다.

 

완전한 독립을 이룬 것 같나. 셰프만의 요리관이 궁금하다.

 

독립하면서 전반적으로 재검토를 하고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변경해갔다. 요 리를 내는 동선부터 샤리의 배합이나 맛, 간장을 비롯한 조미료 등 세세하게 말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바꿨다. 하나 예를 들자면, 생선 구매처를 변경했다. 사이토 셰프 세대에는 당시 츠키지(지금의 도요스 Toyosu ) 시장 의 중간 상인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 질 높은 재료를 구입했다. 중간 상인에게 일임해 고품질 재료를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수급량 등 바다의 현황을 모른 채 가격을 매긴다는 문제도 있었다. 저는 전국 항구를 방문해 지속 가능한 어업을 실천하는 어부나, 바다 연구 학자 등 신뢰할 수 있 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배운다. 단지 고품질 재료를 구하는 것뿐 아니 라, 가능한 한 지속 가능 활동가에게 재료를 구입하려 한다.

 

스시 맛은 어떤가.

 

신선한 해산물을 알맞게 숙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시를 논할 땐 밥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다. 정통 스시 이론에서는 수분 함량이 적은 묵은 쌀이 식초 를 더 잘 흡수해 적합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몇 년 전부터 홋카이도의 질 좋은 햅쌀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맛 좋은 소금을 찾으러 규슈 연안의 외 딴 섬을 찾기도 한다. 소규모로 일본 전통 소금을 만드는 장인이 있다. 염분 이 적으면서 감칠맛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무엇보다 식재료의 단맛을 끌어 내준다.

 

앞으로 계획이 있나.

 

저의 요리 철학을 발신하게 된 지금,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 민하고 실천하면서 <스시 슌지>의 형태를 확립해나가고 싶다. 2026년 봄에 는 3개의 객실을 갖춘 오베르주 스타일의 스시야를 도야마현 이미즈시 신미 나토 지역에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의 미식가들도 새로운 미식 데스티네이션 의 오픈을 기대해주길 바란다.

 

시푸미 에토 Shifumi Eto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식 & 여행 저널리스트이자 인터뷰어. 프리랜서 기자로서 신문, 미식 월간지, 웹매거진 등 다양한 매체에 글을 남긴다. 본지에는 2021년부터 매월 도쿄 미식 최전선을 취재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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